Artificial Intelligence of Things
Artificial Intelligence of Things 혹은 줄여서 AIoT라 불리는 지능형 사물인터넷은 말 그대로 AI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하나로 결합한 것이다. 즉, AIoT = AI + IoT라 말할 수 있다. 기존의 사물인터넷에서는 인터넷에 연결된 디바이스들이 생성한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보내 그곳에서 원하는 연산 및 처리를 한 후 해당 디바이스 혹은 다른 디바이스로 전송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프라이버시, 지연, 시스템 불안정성, 추가 비용 등의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개별 디바이스 혹은 에지 허브에 인공지능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로컬하게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원래 AIoT라는 말은 일본의 샤프(Sharp)가 만든 신조어다. 가전이나 모바일 기기가 인터넷에 연결되면서 단순히 데이터를 주고받는 것을 뛰어넘어 인공지능에 의해 학습하고 성장하는 시스템을 목표로 하는 개념이었다. 하지만, 이 개념이 다양한 분야에 확대 적용되고 있다.
지능형 사물인터넷의 개념은 일본의 가전기업인 샤프(Sharp)가 2015년에 처음으로 사용한 용어입니다. 스마트한 가전에 인공지능 기술이 접목되어 보다 사용자 친화적인 가전제품을 만듦으로써 가전시장의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말이었죠. 샤프는 AIoT 기술을 이용해서 최종적으로 스마트한 삶(Smart Life)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가전제품들을 AIoT에 대응하도록 만들고 COCORO+라는 브랜드 하에 AIoT 서비스를 확대하며 이들을 AIoT 플랫폼으로 통합하겠다는 전략을 세웁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AIoT의 개념은 샤프가 생각한 AIoT의 개념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된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따라서, 집에서의 스마트한 삶뿐만 아니라 사무실에서의 스마트한 업무 방식, 공장에서의 스마트한 작업 등으로 확대 해석할 수 있을 것입니다.
AIoT는 기본적으로 AI와 IoT가 결합된 기술이지만, AI의 처리를 위해서는 Cloud Computing 및 Edge Computing 기술도 함께 사용된다. 연결성과 지능성 관점에서 이들을 정리해 보면 아래 그림처럼 나타낼 수 있다. 즉, AIoT는 다양한 디지털 기술들이 함께 사용되는 개념이다.
그러나 다른 디지털 기술을 사용할 때와 마찬가지로 사물인터넷이 기반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 기존에 개별적으로 사용되던 제품들을 인터넷에 연결함으로써 제품의 상태나 동작 혹은 제품 주변의 환경 정보를 수집해야만 빅데이터나 인공지능 기술들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기술이 개발되고 있는데 반해, 커넥티드 디바이스의 보급이 다소 느린 것이 아쉬운 부분이다.
AIoT가 주목을 받으면서 함께 주목받는 것이 에지 컴퓨팅과 On-Device AI입니다. AIoT에서는 인공지능 엔진을 클라우드가 아닌 에지 장치나 종단 장치(End Terminal)에 두어야 하기 때문이죠. On-Device AI는 말 그대로 디바이스에 AI 엔진이 탑재되는 것을 말하는데요, 스마트폰이나 자동차 등 컴퓨팅 파워가 여유로운 경우에 주로 사용됩니다. 물론, TinyML처럼 아주 제한적인 기능이 일반 스마트 디바이스에도 탑재되기도 합니다. 예전에 제가 쓴 <사물인터넷> 책에서는 On-Device AI를 듀 컴퓨팅(Dew Computing)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에지 컴퓨팅은 에지 컴퓨팅 장치가 어디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에지 컴퓨팅과 포그 컴퓨팅(Fog Computing)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에지는 사용자 구내(premises) 혹은 댁내에 위치하는 컴퓨팅 장치를 말하는 것으로 홈 허브가 대표적입니다. 하지만, 사용자에게서 조금 떨어진 기지국이나 전화국에 네트워크 장치와 함께 컴퓨팅 서버가 위치할 수도 있는데요, 이런 경우를 포그 컴퓨팅이라고 합니다. 클라우드보다 낮은 위치, 사용자와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는 의미겠죠.
AIoT는 클라우드에서 수행하던 기능들은 에지나 디바이스에서 직접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신속하고 안전한 서비스 환경을 제공하게 된다. 그리고, 특정한 산업현장이나 개인의 상황에 특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 즉, 동일한 디바이스들을 이용하더라도 이용하는 사람이나 환경에 따라 향후 디바이스의 동작 방식은 달라지게 된다. 이를 개인화 단계라 할 수 있다.
개인화 단계를 넘어서면 AI 기술은 특정한 개인이나 환경의 변화에 대한 추론을 할 수 있게 된다. 기존에 학습한 결과를 바탕으로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측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개인의 건강 관련 데이터를 바탕으로 위급 상황의 발생 여부를 예측할 수 있으며, 공장의 기계장치에서 수집되는 진동 데이터나 온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장 여부를 예측하는 것도 가능해지게 된다. 이를 추론 단계라 한다.
시장조사기관인 Markets and Markets의 조사에 따르면, 2019년 51억 달러였던 AIoT 시장은 2024년 162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평균 26%의 성장률로 매우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분야다. 또한 가트너에 따르면, 2022년까지 기업 IoT 프로젝트의 80% 이상에 AI 요소를 포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AIoT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네스트(Nest)의 학습형 온도조절기(Learning Thermostat)은 AIoT 개념을 일찍부터 적용한 제품일 것이다. 사용자가 온도조절기를 조절하는 패턴을 일정 기간동안 학습한 후 사용자가 원하는 상태로 온도를 알아서 조절해 주는 제품이었다. 구글은 네스트의 이런 인공지능 기술을 확보하고자 2014년 1월에 네스트를 비싼 가격에 인수하기도 했고, 그때 확보한 기술들을 바탕으로 다양한 인공지능 서비스 및 스마트홈 서비스를 개발해서 제공하고 있다.
기존에 다양한 스마트홈 디바이스들을 한데 묶어서 모니터링 및 제어 서비스, 그리고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 자동화 서비스를 제공하던 스마트홈 서비스 사업자들이 최근에는 AIoT 기술을 활용한 지능형 스마트홈에 주목하고 있다. 내가 Creative Director로 자문을 했던 삼성물산 래미안의 경우만 하더라도 래미안에 AIoT 기술을 접목한 RAI 브랜드를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다.
스마트홈에서 AIoT 기술이 사용되는 사례는 다양한 것들이 있겠지만, 욕실의 습도 정보를 바탕으로 환품기 스위치를 끄더라도 습도가 너무 높으면 환풍기를 더 가동한 후 적정한 수준 이하기 됐을 때 꺼지게 할 수 있다. 또한, 습도의 변화, 악취 상태 등을 바탕으로 스스로 자외선 살균을 하도록 할 수 있다. 이 외에 가족들이 모두 외출한 경우 가스밸브의 상태를 확인하여 자동으로 잠그는 것도 AIoT를 활용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된다.
2019년 샤오미의 레이쥔 회장은 향후 5~10년 동안 AIoT는 샤오미의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며, 향후 5년간 약 94억 위안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매머드급의 AIoT 전략위원회를 출범시켜 AIoT 플랫폼, AI 기술, 생태계, 스마트 하드웨어, 모바일, TV 등의 분야에 집중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독일의 부품업체인 보쉬는 자동차 부품용 공장 및 반도체 기판을 생산하는 웨이퍼 팹 공장에 AIoT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제품의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오류를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내고, 필요에 따라서는 그 원인을 찾아내서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것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를 위해 보쉬는 드레스덴 공장에 10억 유로를 투자해 첫번째 AIoT 공장을 구축하였으며, 9월 본격적인 제품 생산을 앞두고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 중에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주로 프리미엄급 가전제품에 AIoT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네스트의 학습형 온도조절기처럼 사용자의 디바이스 이용 패턴을 학습해 개인 맞춤형으로 동작하도록 하며, 세탁기와 건조기가 연동되어 동작하는 등의 기능들을 제공하고 있다. 그랑데(Grande)라는 브랜드로 AI가 탑재된 가전제품을 출시하던 삼성전자는 2021년부터는 뉴 그랑데라는 브랜드로 AI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AIoT 기술이 스마트팩토리에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GS25는 ESG 경영 차원에서 투명 페트병 수거함을 개발해서 테스트 중에 있다. 사용자가 기기에 페트병의 바코드를 인식시키면, 해당 제품이 투명 페트병인지 아닌지를 판단해 투입구를 열거나 차단하게 된다. 실제로 이런 유형의 제품은 학생들이 캡스톤 디자인 프로젝트에서도 몇 차례 개발한 것이었는데, 상용화가 되는 모습을 보니 신기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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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2 추가
간만에 시간이 되어 지능형 사물인터넷에 대한 유튜브 영상을 찍어봤습니다. 10분 정도 영상인데요, 지능형 사물인터넷의 개념 및 등장에 대한 이야기, AIoT의 응용 분야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실제로 사물인터넷의 어떤 부분에 적용되는지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