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에서 4박 5일간 다녀온 식당들
2014년, 조인성, 공효진 주연의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두 주인공이 급 여행으로 떠났던 오키나와. 그 둘의 여행 장면이 오키나와에 대한 관심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 이번에 운 좋게 비행기 티켓을 저렴하게 구하게 되어 오키나와로 급 여행. 비록 조인성과 함께 떠나진 못하였지만, 그래도 "괜찮아~ 여행이야~"ㅎㅎ
떠나기 전 여러 블로그, 카페를 좀 뒤적거리다 보니 리뷰가 많은 (한국인들이 많이 가는) 식당들이 몇 개 추려졌다. 그중에서 평이 좋았던 곳들 + 그리고 오키나와를 먼저 다녀온 지인들의 추천해 준 곳들을 더해 4박 5일 동안 야무지게 먹고 왔다. 워낙 주변에도 오키나와를 가는 사람이 많다 보니 언젠가 이곳으로 떠날 지인들을 위해 다녀온 식당들을 정리해두면 좋겠다 싶었다. 그때를 대비하야 남겨두는 오키나와 맛집 리스트! 두둥!!
사실 이 식당 소개에는 엄청나게 특별한 맛집도, 꼭! 가봐야 할 곳도 없다. 일반 여행객들이 많이 가는, 본인의 취향에 맞았던 평범한 식당들을 리뷰해보려 한다.
- 메뉴 : 수제버거
- 위치 : 국제거리 부근
- 평점 : 나의 평점(4/5), 구글 평점(4.3/5)
- 가격 : 약 3만 원(2인 기준)
- 주차장 없음. 인근 유료 주차장 이용
오키나와에 도착한 첫째 날 저녁 장소로 선택한 버거집. 오키나와에 먼저 다녀온 회사 동료가 아보카도 치즈 버거가 유명하다고 추천한 곳이다. 일본까지 가서 무슨 버거냐 싶겠냐만은 오키나와는 미군 영향을 많이 받아 오히려 일식보다 미국 음식이 더 맛있다는 썰도 있으니, 미국의 대표음식인 햄버거 하나쯤이야-!
우선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미국에 와있나 싶을 정도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폴폴 풍긴다. 한국인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는지 블로그 후기가 많지 않았는데 구글 평점은 꽤 높은 편이었다. 아보카도 치즈버거가 유명하다고는 익히 들었음에도 쓸데없는 모험심에 칠리버거도 함께 주문하였으나 역시나 소문대로 아보카도 치즈버거 한판 승.
버거의 맛은 느끼한 미국식이라기 보단 깔끔한 클래식 버거 느낌? 자극적인 맛은 아니었지만 속 불편하지 않게 먹기 좋지 않나 싶다. 시내 중심부인 국제거리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으므로 숙소가 근방에 있다면 요기하기 좋은 곳.
+ 햄버거를 좋아한다면 북부에 있는 '캡틴캥거루'를 고민해 봐도 좋을 듯. 현지인이 쌍 따봉을 들며 추천해준 곳인데 아쉽게도 일정이 맞지 않아 가보진 못했다.
- 메뉴 : 스테이크
- 위치 : 오키나와 북부(나고시)
- 영업시간 : 11:30~22:00(마지막 주문 21:00), 수요일 휴무
- 평점 : 나의 평점(5/5), 구글 평점(4.3/5)
- 가격 : 약 4만 5천 원 정도(2인 기준)
- 주차장 있음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오키나와 맛집이라고 소개된 것을 보고 체크해 두었던 곳. 오키나와 여행에서 가본 식당 중 감히 최고로 꼽고 싶은 식당이다. 물론 이보다 더 훌륭한 스테이크도 많겠지만, 무엇보다 이 곳은 장점은 가성비가 아닐까 싶다. 스테이크는 안심&등심 중에 고를 수 있는데, 안심이 더 맛있다는 후기를 본 지라 고민 없이 안심으로 주문.
가격은 점보 사이즈(300g)가 2,600엔(약 27,000원), 작은 사이즈(180g)는 1,900엔(약 2만 원). 점심 세트는 1,100엔으로 저렴한 편이었다.
메뉴를 주문하면 마치 한국의 아웃백처럼 수프와 샐러드가 나오고, 메뉴 하나당 밥과 빵 중에 결정할 수 있다. 밥과 빵 하나씩 시켜봤는데, 생각보다 빵이 보들보들하니 맛있어서 반전.
고기 굽기는 어차피 돌판에서 한 번 더 구워질 거라 미디엄으로 주문했는데 딱 좋았다. 고기 위에 올려진 버터와 간 마늘을 야무지게 발라서, 한 입 먹으면 캬-! 천국이 따로 없다. 전혀 질기지 않고 몇 번 씹으면 입 안에서 사라지는 신기한 매직 ㅎㅎ 여러 메뉴가 섞여서 나오는 점심 세트는 음... 이 글을 보았다면 굳이 도전하지 않아도 괜찮을 듯.
아무튼 다시 오키나와를 방문한다면 꼭 다시 들릴 것 같은 곳. 재방문 의사 200%
+ 이 가게의 매력 중 하나인 해변산책로. 가게 뒤편으로 바다가 펼쳐져 있어서, 배도 꺼뜨릴 겸 산책하기도 참 좋다. 워낙 인기 맛집이라 점심시간에 딱 맞춰가면 웨이팅 있음.
- 메뉴 : 초밥
- 위치 : 오키나와 중부(아메리칸 빌리지 쪽)
- 영업시간 : 11:30~23:00
- 평점 : 나의 평점(3.5/5), 구글 평점(3.6/5)
- 가격 : 한 접시에 천 원
- 주차장 있음
오키나와 여행을 준비해본 사람이라면 공감하겠지만, 오키나와 초밥집을 검색하면 가장 많이 보이는 식당이 바로 구르메 스시와 하마스시이다. 구루메스시는 워낙 SNS에서도 많이 소개가 된 터라 알고 있었고, 하마스시도 구르메스시에 비해 늦게 생겼지만 요즘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같았다. 두 개의 스시집을 고민하고 있던 찰나 숙소 주인이 하마스시로 단박에 결정해준 탓에 어렵지 않게 고민 해결!!
우선 이곳은 주문 방식이 특이하다. 일본 여행을 자주 다니는 사람에게 이 시스템은 익숙하겠지만, 주문법을 모르는 초보자는 근 5분 여간을 남이 먹는 것만 열심히 지켜볼 수밖에... ㅋㅋㅋ 1분이 1년 같았던 5분 동안 열심히 남을 관찰하면서, 이것저것 눌러보면서 깨달은 이치는 다음과 같다.
1. 앞에서 돌아가는 회전초밥을 먹거나 모니터로 원하는 스시를 주문하면 된다. 단, 다른 사람이 주문한 스시(파란 접시 위에 올라가있음)은 절대로 먹지 말 것!!
2. 원하는 메뉴가 있을 경우, 모니터로 주문. 주문한 스시가 나오면 신기하게도 내 앞을 지날 때 삐용삐용 소리를 내며 알려준다. 찾아본 후기에서는 회전 레일에서 돌아가고 있는 스시들은 싱싱하지 않을 수도 있으니 바로바로 원하는 메뉴를 주문하는 방법을 추천
한 접시에 천 원이라니!!! 천 원이라니!!! 혜자로운 가격에 잠시 이성의 끈을 놓고 흡입했다. 대부분의 스시가 천 원인데, 특별한 스시들은 가격이 좀 더 나갔던 걸로 기억한다. 스시 외에도 우동, 튀김, 타코야끼, 케이크 등 다양한 메뉴들이 있어서 스시에 질릴 때쯤 하나씩 먹어주면 딱!! 의외의 발견은 타코야끼가 생각보다 맛있다는 것
아무튼 맛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정직하게 가격만큼 하는 맛. 엄청나게 싱싱한 회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이 가격에 이 정도의 맛이라면 개인적으로는 만족. 엄청난 맛일 거라는 기대는 고이 접어 나빌 레라...
- 메뉴 : 갈릭 새우
- 위치 : 코우리 대교 주변
- 평점 : 나의 평점(2/5), 구글 평점(3.9/5)
- 가격 : 1000~1400엔
- 공터에 주차 가능하나 꽉 차있어서 유료 주차장 이용
코우리 대교를 지나면 바로 보이는 푸드트럭. 메인 메뉴는 갈릭 새우. 이 곳도 워낙 sns에서 언급되는 곳 중 하나인데 굳이 찾아서 갈 정도는 아니고 코우리 대교를 지나고 있는데 마침 배가 고프다는 신호를 보내오면 갈 만한 정도? 바다를 보며 간단히 요기하기엔 좋을 것 같은데, 굳이 이 곳을 가려고 동선을 꼬이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유명세 때문인지 대기시간이 꽤 되는데, 코우리 대교 주변에서 놀고 있으면 됨.
- 메뉴 : 함박스테이크
- 위치 : 아메리칸 빌리지 주변
- 평점 : 나의 평점(4/5), 구글 평점(4.5/5)
- 가격 : 약 2만 엔
- 영업시간 : 11:30~21:00, 휴무 월요일
- 주차장 없으나, 가게 앞 도로에 주차 가능
이 곳도 역시 지인 추천으로 다녀온 곳. 가이드북에도 소개되어 한국인들에게도 꽤 유명한 것 같았다.
요즘 유행하는 세련된 분위기는 아니지만 아기자기한 소품부터 손으로 그린 메뉴판까지 구석구석 주인의 정성과 애정이 느껴졌다. 오히려 요즘 어딜 가든 보이는 일률적인 인테리어가 아니라서 더 좋았을지도. 자칫 지저분해 보일 수도 있지만 나름 히피 같은 분위기로 커버!!
이곳의 가장 인기 메뉴라는 치즈 함박스테이크와 카레를 주문. 가격은 1800엔, 2만 원 정도이다. 메인이 나오기 전에 따듯한 수프를 먼저 내어준다. 따끈따끈한 치즈 함박스테이크를 칼로 가르니 치즈가 줄줄 흘러내리는 것이 제대로 시선 강탈이다. 함박스테이크도 나름 맛있었지만 의외로 카레가 맛있어서 반전!! 그리 저렴한 가격은 아니었지만 기분 좋은 저녁식사를 했던 곳.
- 메뉴 : 돈코츠라멘
- 위치 : 국제거리 주변
- 평점 : 나의 평점(3.5/5), 구글 평점(4.4/5)
- 가격 : 1인 7,000원~ 10,000원
- 영업시간 : 11:00~05:00
- 주차장 없음. 주변 유료 주차장 이용
이곳도 역시나 회사 동료 추천으로 오게 된 곳. 자판기의 나라답게 입구에 들어서면 자판기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자판기로 주문하고 자리에 앉아 종업원에게 종이를 건네면 자신의 취향에 맞춰서 조절해서 먹을 수 있도록 또 주문서를 내어준다. 처음엔 일본어 메뉴만 주어서 망부석처럼 주문 못하고 앉아있으니 종업원이 한국어 주문표를 가져다주었다 ㅋㅋㅋㅋㅋㅋ 한국어 주문표를 참고하여 자신의 취향에 따라 토핑을 고르고, 면의 굵기, 소스 등을 고르면 주문은 끝!
개인적으로 후쿠오카에서 유명한 이치란 라멘보다 맛있었다. 무엇보다 많이 짜지 않아서 합격.(그래도 짜긴 짜다) 자판기에서 가장 첫 번째에 있는 메뉴와 참깨라면처럼 보이는 라멘 두 개를 주문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참깨라면이 고소하니 더 맛있었다. 한 그릇에 8천 원 정도니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게 한 끼 먹은 듯. 영업시간도 새벽까지 하는 것을 보니, 늦은 저녁 허기질 때 찾기 좋을 듯싶다.
- 메뉴 : 스테이크
- 위치 : 국제거리 주변
- 평점 : 나의 평점(4/5), 구글 평점(4.4/5)
- 가격 : 1인만 원~
- 영업시간 : 11:00~05:00
- 주차장 없음. 주변 유료 주차장 이용
워낙 미군이 많아서인지 오키나와에는 유독 스테이크 집이 많이 보인다. 오키나와 스테이크 맛집을 검색하면 샘스 스테이크, 스테이크88하우스, 잭스 스테이크 등이 많이 보이는데, 평이 워낙 갈려서 고민하던 중 어떤 후기에서 최고의 가성비라 칭한 얏빠리 스테이크에 현혹되어 가게 되었다. 사실 무엇보다 늦은 저녁인지라 문을 연 곳이 많이 없었어 반 강제적으로 선택! 국제거리에 얏빠리 스테이크는 5호점까지 있다고 하는데 3호점만 새벽 늦게까지 영업하는 것 같았다. 각 호 점마다 운영시간이 다르므로 늦은 시간 방문 예정이라면 미리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늦은 시간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꽤 많았다. 관광객보다는 오히려 일본 현지인들이 더 많은 느낌. 입구부터 서있는 줄 때문에 대기가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국제 거리에서 30분 정도 배회하다 들어가니 기다리지 않고 입장 성공
역시 이곳도 자판기 주문 시스템. 예상치 못한 일어 공격에 잠시 발을 동동 구르다가 눈치껏 no.1, no.2라고 적힌 버튼을 눌렀다.
스테이크를 주문하면 샐러드와 밥 그리고 파스타가 무제한 제공된다. 뷔페식으로 되어있어서 가져다 먹으면 된다. 참깨 드레싱의 샐러드가 무한리필이라고 치기엔 넘나 맛있는 것.
주문표를 종업원에게 건넨 뒤 한 십여 분을 기다리니 식당 이름을 딴 'yappari steak'와 채끝 스테이크인 'rump steak' 가 곱디고운 자태로 등장! 두 스테이크 모두 200g에 1천 엔, 그러니까 한국돈으로 만 원 정도라는 사실. 돌판에 고기가 구워지며 기름이 사방팔방 튀지만, 입 안에 한 조각 넣고 모든 것을 용서하기로 했다.ㅋㅋㅋ 한국에 이렇게 저렴하고 맛있는 스테이크 집이 있으면 좋으련만...!
개인 한줄평은 고급진 분위기에서 우아하게 고기를 썰고 싶은 분들에게는 비추천! 시끌시끌 복작복작한 현지 분위기 속에서 저렴하게 한 끼를 때우고 싶은 분들에게는 추천!
- 위치 : 국제거리 주변
- 가격 : 2인 2870엔
- 주차장 없음. 주변 유료 주차장 이용
페이스북에도 소개되어 유명했던 오키나와 포장마차 거리. 첫날에 들렸다가 신세계를 경험하고는 마지막 날에도 다시 방문했다. 오밀조밀한 가게들이 줄지어있고 야외에는 화려한 전등을 따라 테이블들이 쭉 깔려있는데, 그 모습이 꽤나 매력적이다. 한국인 관광객들도 간혹 보이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현지인들 비율이 더 많았다.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지라 생각보다 빈 좌석 찾기가 쉽지 않았다.
많은 포장마차 가게들 중 눈에 유독 띄었던 골목 초입부의 가게. 11번 피쉬버드라고 불리는 곳이다. 바 가운데에 요리 재료들이 있고 날파리를 쫓는 천장의 무언가가 돌아가는데 이것만으로 시선을 잡아 끈다. 조그만 바에 옹기종기 둘러앉아서 먹다 보니, 워낙 협소한 지라 옆사람들과도 자꾸 이야기하게 되는 신기한 구조. ㅋㅋㅋ 나중에 알고 보니 SNS에서도 소개되어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것 같았다. 심지어 한국어 메뉴판까지 구비되어 있을 정도니!
이 집의 메인 메뉴로 보이는 돼지 말이 꼬치 세트와 하이볼 그리고 맥주를 주문했다. 어쩌다 이야기하게 된 옆의 일본인들이 레몬소주(?)도 추천해주어서 먹어보았다. 맛은 레몬 칵테일 느낌? 꼬치 세트는 가격에 비해 양도 적고 맛도 손뼉 칠 정도는 아니었지만, 아기자기한 일본 특유의 분위기가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아무래도 포장마차인 만큼 식사보다는 간단히 2차로 오기 적당할 듯하다.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손짓 발짓 써가며 일본 현지인들과 이야기했던 시간들도 기억에 꽤 남는다. 다시 오키나와를 방문한다면 매일 저녁 이곳을 들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 참고로 이곳은 카드결제가 불가하니 현금을 챙겨가시길!
P.s 다녀오신 곳들 중 기억에 남는 오키나와 식당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