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는 책들은 내가 얼마나 '전형적'인 인간인지를 말해준다. 노동하며 동요했던 순간, 헤매고 방황하며 겨우 찾은 방법들을 펼친 책마다 문자로 만난다. 내 얘기가 왜 여기 있지 싶다가, 얼마나 숱하게 반복된 패턴이면 이렇게 하나의 이론으로 자리 잡았을까 싶다. 내가 직접 겪을 때는 인생에 처음 만나는 폭풍, 처음 맛보는 깨달음, 처음 보는 놀라운 풍경이었지만 사실 이 모든 건 앞서 살아간 사람들의 인생에 셀 수도 없이 있어왔다. 나는 얼마나 전형적이고 뻔한 인간인가. 그렇게 생각하면 내가 겪는 일들은 그저 하나의 해프닝, 하나의 인생일 뿐이어서 아무것도 크게 유난 떨 일은 없지 싶다. 세상 어딘가에는 범접할 수 없는 대단한 사람, 유일한 생각을 하는 이도 있겠지만, 단 하나뿐인 어떤 유니크한 존재가 내가 아니라는 건 확실하다. 나는 매우 흔한 고민을 하고, 익숙한 방황을 하며, 이미 이론으로 정립된 성장의 곡선을 이루었다. 그러니 나만 아는 진리, 나만 느끼는 감정, 나만 알아보는 무언가가 있을 리 없다. 나는 무리 속에 있고, 각자의 리듬이 엮여 무리가 앞으로 나아간다. 내가 겪는 일들 중 세상에 처음 있는 의문과 위협은 없다. 그리고 앞서간 사람들이 그렇듯 나도 인생이 아름답다는 걸 안다. 오늘은 전형적인 인간의 기쁨을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