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AI 도입은 마지막이어야

인공지능 전문 변리사 이석기

by 이석기


“AI는 그냥 돈 넣으면 뚝딱 나오는 거 아니에요?”


“사법 AI 개발비 330억”을 말하는 기사를 보며,

(https://www.hani.co.kr/arti/opinion/because/1202307.html)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숨이 턱턱 막힙니다. 아니, 도대체 이런 말도 안 되는 단순화를 왜 하는 겁니까?




배민도 잘 모르는데, 사법 AI는요?


저희 부모님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배민에 개발자 한 20명쯤 있겠지?”


현실은? 수백 명입니다. 겉으로는 단순한 “주문→결제→배달” 같지만, 그 뒤엔 수많은 기술과 사람이 맞물려 있죠. "별거 아닌 배달앱" 에서 수많은 개발자들이 얼마나 많은 이슈들을 다루고 있는 지를 알면 AI 개발을 그렇게 쉽게 말하지 못할 겁니다.



330억으로 사법 AI? 정말요?


더 황당한 건, 기사에서 나온 “패턴화·정형화”라는 표현입니다. 사법의 본질은 ‘정형화’가 아니라 맥락 기반의 판단이에요.


같은 절도죄도 동기, 피해 규모, 사회적 배경이 전부 다릅니다.


같은 절도죄라도요, 누군가는 배고파서 훔쳤고, 누군가는 반복적인 범행을 저질렀고, 또 누군가는 우울증과 생활고 속에서 저지른 일이에요.


이런 사람의 사정과 사회적 맥락, 그게 바로 판결에서 가장 중요한 '여백'인데, AI가 이런 nuance를 학습하려면 단순히 “330억” 계산기 두드려선 절대 안 됩니다. 그리고, 이런 nuance를 AI가 이해하려면, 단순한 "패턴화,정형화"가 아니라 근본적인 기술철학부터 접근해야 합니다.


(여기에 공공서비스의 특성에 따라 고려되어야 할 수많은 것들은 이야기 하지도 않겠습니다.)



공공 AI 도입은 마지막이어야 합니다.


AI는 민간에서 충분히 실험되고, 검증되고, 책임 주체가 명확해진 후에야 공공에 도입되어야 합니다. 왜냐고요? 공공은 실패했을 때 피해를 고스란히 국민이 짊어지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세금으로 개발한다면, 검증된 인력, 제대로 된 기업, 명확한 책임체계를 통해 진행해야죠. “성과 발표용 기술개발”이 아니라, 진짜 문제 해결용 AI여야 하니까요.


작년에 국회에서 열린 AI 거버넌스 세미나에 참석했었습니다. 구글, 아마존에서 온 임원들—표면적으로는 국내 AI 생태계를 돕겠다는 메시지를 던졌지만, 그 속엔 분명히 “이 생태계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종속시키려는 전략”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더 당황스러웠던 건, 정책 결정권자들이 그들의 말에 사람 좋은 웃음 지으며, “맞습니다, 필요합니다.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맞장구치던 모습이었습니다.


국내 스타트업에 대한 고민은 거의 없었고, 진짜 문제를 지적하고 걱정하는 젊은 전문가들은 말할 기회도, 무게도 없었습니다.


세미나 끝나고 나와서 저희끼리 “도대체 무엇을 위한 AI 거버넌스인가…” 하며 한탄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당해 기사 보니 PTSD가 도졌습니다.


이재명 정권이 AI에 100조를 투자하겠다고 합니다. 이미 골든타임은 놓쳤다고 생각하지만, 문제의식을 갖는 건 분명히 환영할 일입니다.


다만 지금 가장 우려되는 건, 정책적 공을 차지하기 위한 속도전으로 인해 엉망진창으로 AI가 공공에 도입되고, 그 피해가 또다시 사회 전체로 전가되는 익숙한 실패의 반복입니다.


AI는 기술이지만, 동시에 철학이고, 윤리이며, 정치입니다. 모른다면 겸손해야 하고, 발언권을 갖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트럼프는 적어도 진짜 기술 전문가를 데리고 기술을 이야기 했습니다. 뭐.. 지금은 관계 깨져서 서로 으르렁되고 있는 거 같기는 합니다만,, 우리 정부에는 진짜 전문가들의 이야기가 전달되고 있는 건가요?



공공부분에서 AI 도입은 다음과 같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민간에서 먼저 충분히 실험하고,

현장의 전문가들이 중심이 되고,

정책은 그것을 뒷받침해야 합니다.

국민의 세금은 기술이 아니라, 신뢰를 사야 합니다.



#AI정책 #공공AI #스타트업AI





이석기 변리사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개발자로서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AI/IT 분야에 특화된 전문 변리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술특례상장 컨설팅에 특히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코스닥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현재도 복수의 상장 예정 기업을 리딩하고 있습니다. 개발자 출신으로서 기술의 본질을 깊이 이해하고, 가장 효율적이면서도 정확한 IP 전략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상담/문의 : 스프린트 특허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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