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의 식별력
아디다스의 3선 브랜드는 유명합니다.
스포츠 의류에 선이 세 가닥 나란히 그려진 브랜드를 가지고,
세상에 옷에 그려진 선만 보이면 모두 상표 분쟁을 일으키는 것 같이,
아디다스의 상표분쟁은 세계적으로도 많기로 유명합니다.
지금에서야 유명한 아디다스의 브랜드로 우리가 알고 있지만,
저렇게 간단한 세 가닥 선으로 어떻게 상표 등록을 받은 것일까?라는 궁금증을 한 번쯤은 가질 법합니다.
간단하고 흔한 표장은 등록을 받을 수 없습니다
상표법상 간단하고 흔히 있는 표장만으로 된 상표는 등록을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상표법 제33조 제1항 제5호). 그도 그럴 것이, 상표법상 상표등록은 독점적이고 배타적인 권리를 부여하는 것인데, 간단하고 흔히 있는 형태의 상표를 누군가에게 독점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것, 그래서 아무도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라면 일반적인 상식으로도 안될 일이기 때문입니다.
상표법 제33조의 규정은 일반적으로 상표의 식별력에 관한 규정이라고도 말하는 데요,
즉, 이렇게 간단하고 흔히 있는 표장은 누군가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식별하는 상표로 기능을 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러한 기능을 자타상품식별력, 줄여서 '식별력'이라고 하겠습니다.
우리가 어떤 표장을 보고 그 표장을 브랜드, 즉 상표라고 인식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사과박스에 '사과'라고 적혀있다면, 아무도 '사과'를 상표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냥 사과박스 안에 들어있는 게 '사과'라는 거구나, 이렇게 이해하겠죠?
누군가의 상표로 전혀 식별력이 없는 상태입니다.
아디다스의 3선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어떤가요? 식별력이 있는 표장 같은가요?
간단하고 흔해 보이는 저 선 세 가닥이 나란히 있는 모습을 우리는 언제부터 상표로 인식하고 있었던 걸까요?
물론, 현재 우리는 저 세 가닥의 평행한 선을 아디다스라는 특정 기업의 상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식별력이 생기게 되면, 간단하고 흔해도 상표가 될 수 있다?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상표법 제33조에는 식별력이 없는 표장에 대해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누군가의 상표로 인식시키기 어려운, 즉 식별력이 없는 상표는 등록받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예외가 있습니다.
바로 상표법 제33조 제2항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수요자에 의해 상표의 식별력이 생긴다면
상표법상 상표로 등록을 인정해 준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봐도 아디다스의 3선은 국내법의 논리를 따져보자면,
최초에는 간단하고 흔히 있는 모양일 뿐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식별력이 생기게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상표등록을 받아, 어였한 상표권리가 발생한 것이죠.
아디다스와 톰브라운의 상표분쟁에 패자는 없었습니다
물론, 법적으로 위와 같은 아디다스의 3선과 톰브라운의 4선은 수요자에 의한 혼동이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3선을 가진 아디다스가 톰브라운에게 4선도 쓰지 말라고 했지만,
3선과 4선은 엄연히 구별되는 다른 브랜드로 수요자들에게 작동한다는 결론입니다.
그럼, 아디다스가 패자, 톰브라운이 승자이냐?
판결로는 그럴지 모르지만, 상표법상으로 보면 모두의 승리가 되었습니다.
바로 두 브랜드가 모두 식별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상표의 식별력을 획득한다는 것은,
열심히 상표를 사용해서,
광고도 하고, 제품도 많이 팔고, 그렇게 수요자들에게 알리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나의 '상표라는 것을 말이죠.
어디까지 해야 하느냐? 의 기준은 없습니다.
여러 가지 제반사항으로 식별력의 여부를 판단합니다.
아디다스의 식별력이 압도적이고, 톰브라운이 낯선 상표였다면,
아마 결론은 반대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판결의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상표분쟁이 이슈가 되면서,
3선은 아디다스의 상표, 4선은 톰브라운의 상표라는 식별력이 더욱 곤고해졌을 것입니다.
톰브라운 상표를 모르던 사람도,
톰브라운의 옷을 구매하지도 않은 사람도,
톰브라운의 광고를 한번 보지 않은 사람도,
이 소송에 관해 퍼져가는 뉴스와 기사로, 톰브라운의 4선의 아디다스와 구별되는 상표로의 식별력을 인식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처럼 4선의 옷을 많이 봤어도, 그게 어디 상표인지 관심이 없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겠죠 ^^
두 상표가 모두 어느 정도 유명세가 있는 상표일지라도 이것은 여전히 의미가 있습니다.
이미 유명한 상표들의 분쟁인데,
누가 모른다고, 저 소송을 하고 난리인가?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상표의 식별력은 있다가도 없어지고, 없다가도 생기는,
그리고 한번 생겼어도 다시 없어지기도 하는,
그렇게 아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놈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광범위한 브랜드 전쟁이
과거에 브랜드는 그 상품의 품질을 보증하는 의미가 더 컸습니다.
우리가 어릴 때 사용했던 가전제품의 브랜드들이 대표적인 예가 될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나는 광고가 있습니다.
'금성전자' 지금의 LG인가요?
하지만, 지금의 브랜드는 단순히 상품의 품질이상입니다.
품질이 좋아야 브랜드도 덩달아 유명해졌는데,
이제는 브랜드가 품질을 만드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브랜드의 전략이 절실한 시대입니다.
내 브랜드가 당장 샤넬이 되고 버버리가 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젠, 브랜드가 상품이고, 상품이 다시 브랜드가 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브랜드를 팔아야 되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상표는 성공하기 위해 등록하는 것입니다.
아무도 관심 없고 모방하지 않을 상표는 등록할 필요가 없습니다.
모두가 성공하기 위해 시작하지 않으시나요?
상표는 필수이자, 약자에게 더욱 든든한 법적 울타리가 되어주는 지식재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