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가 사랑하는 패턴, 법은 어디까지 보호해 줄까?

패턴을 입다

by 함영석 변리사

1. 우리가 사랑하는 패션의 언어, 패턴

옷장을 열어보면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무늬가 있습니다. 체크, 스트라이프, 도트, 플로럴… 심지어 단순한 반복 무늬조차도 우리는 “예쁘다, 세련됐다, 나와 잘 어울린다”라고 말하며 선택합니다.

패턴은 단순한 장식이 아닙니다. 어떤 패턴은 한눈에 그 브랜드를 떠올리게 합니다. 버버리의 체크, 루이비통의 모노그램, 구찌의 GG 패턴처럼 말이죠. 결국 패턴은 패션의 언어이자,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되고 있습니다.


2. 창작과 모방 사이, 패션 패턴의 딜레마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도 누군가는 곧 비슷하게 흉내 냅니다. “영감”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기도 하고, 소비자는 원조와 모방을 구분하기 어려워집니다.

디자이너는 고민합니다. 어디까지가 창작이고, 어디서부터가 모방일까?

그리고 더 근본적인 질문이 따라옵니다. 이 패턴을 법으로 지킬 수 있을까?

가끔 디자이너 대상 강의나, 패션업체에 강의를 하다 보면 항상 질문을 하는 것도 유사합니다.

"모티브가 된 디자인이나 형상을 통해 만들어진 나의 디자인이 모방인지, 창작인지?"


3. 법은 패턴을 어떻게 바라볼까?

패턴은 눈으로 보는 시각적 무늬이기 때문에, 여러 법적 장치로 보호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법

만약 패턴이 단순한 반복무늬를 넘어 예술적 창작성이 인정된다면, ‘미술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경우는 패션디자이너 입장에서 보면 의류나 가방의 제품 자체가 아니라, 그 제품에 표현된 패턴에 한하여 인정될 수 있습니다. 제품과 분리되어 독자적인 표현방식이 되는 것인지가 일반적인 패션업계에서 이유가 되는 저작물의 보호영역입니다.


디자인보호법

특정 패턴을 상품의 표면에 적용한 형태로 디자인 등록을 하면 독점적 권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는 특정패턴에 더불어, 이 특정패턴이 표현된 물품, 즉 의류나 가방 등이 함께 보호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창작자의 의도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죠. 그래서 패턴만을 보호하기 위해 직물지 패턴이라던가 부분디자인 등의 다양한 제도를 이용하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상표법

패턴이 오랜 사용을 통해 소비자에게 특정 브랜드를 식별시키는 힘을 갖게 되면 그 모양이나 패턴 자체가 상표가 될 수 있습니다. 최근의 이슈가 되었던 한 판례에서는 유명 브랜드의 가방 자체를 하나의 브랜드와 같은 식별력이 인정되는 형상으로 인정하기도 했죠.


4. 실제 사례로 보는 패턴 보호의 현실

handbag-2033967_1280.jpg <출처: pixabay>

루이뷔통 모노그램 패턴

LV 로고와 플라워 문양이 반복되는 모노그램 패턴은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패턴 중 하나입니다. 그만큼 그 패턴 자체가 '루이뷔통'이라는 문자적인 호칭과 의미를 그대로 수요자에게 인식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루이비통은 이 패턴을 상표로 등록해, 전 세계에서 모방 제품을 단속하고 있습니다.


watch-698498_1280.jpg <출처: pixabay>

버버리 체크무늬

베이지 바탕에 빨강·검정·하양 줄무늬가 교차하는 버버리 체크는 수많은 모방 사례를 낳았습니다. 법원은 버버리 체크가 소비자에게 강력한 식별력을 준다고 보아 상표적 보호를 인정한 사례가 국내에도 다수 있습니다. 하나의 의류의 패턴을 넘어, 시그니처 패턴이 되고, 이제 패턴 자체가 브랜드가 된 사례입니다. 물론 국내에도 버버리 패턴은 상표나 디자인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등록이 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5. 디자이너에게 주는 시사점

디자이너라면 패턴을 만들 때 단순히 예쁜 무늬로 끝낼 것이 아니라, 법적으로 지킬 수 있는지도 고민해야 합니다.

창작성이 충분하여, 의류나 가방의 제품과 별도로 독자적인 창작적 표현으로 볼 수 있는 경우라면, 그 자체로 저작물이 될 수 있습니다.


상품 자체의 디자인이라면, 즉 의류의 전체 실루엣, 가방의 외관 디자인과 같은 제품 자체의 디자인의 경우는 디자인보호법에 의한 디자인등록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특정한 제품이 스테디셀러와 같이 꾸준히 판매됨으로 그 브랜드의 대표 상품의 정도에 이르게 된다면, 그 제품 자체, 사용된 패턴 자체가 특정인의 상품을 구별시켜 주는 브랜드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글로벌 진출을 꿈꾼다면, 패턴은 단순한 디자인을 너머 브랜드를 기억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6. 마무리 – 패턴이 브랜드가 되는 순간

패턴은 그냥 무늬가 아닙니다. 그것은 브랜드의 언어이며, 창작자의 정체성이자, 소비자와 소통하는 매개체입니다.

법은 모든 패턴을 지켜주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창작성과 식별력을 가진 패턴은 디자인으로 혹은 상표로 아니면 둘 다의 영역에서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고, 그 순간 패턴은 단순한 디자인을 넘어 브랜드의 시그니처가 됩니다.


우리가 만들, 아마 최초가 될지 모를 창작성이 높은 패턴을 만들었다고 해도, 결국 지식재산의 권리화는 어떤 방식으로 권리를 만들어갈지의 전략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것이 또한 시장에서의 광고와 판매의 전략이 될 수도 있겠죠? 디자이너의 창작과 이를 강력한 시장에서의 무기로 가지고 갈 법이 허여 하는 권리의 창과 방패를 갖출 수 있도록 이제 관심을 가져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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