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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eo 떼오 Nov 19. 2020

양곤에서의 첫 아침, 밍글라바!

미얀마 양곤에 도착했다. 나에게는 조금 특별한 곳. 


  2016년, 첫 해외였던 미얀마에 대한 설렘과 기대에 부풀어 올랐었던 당시의 내 모습이 여전히 기억 속에 선하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봉사 사진을 보며 언젠가는 다시 미얀마에 가야겠다는 마음을 품었었나 보다. 다른 건 잘 기억에 나지 않지만 미얀마 사람들의 표정은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순수하고 친절한 미얀마 사람들의 표정. 그 표정들이 나를 다시 미얀마로 오게 만들었다. 



  그 후로 4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나는 양곤 거리를 걷고 있다. 기분 좋은 더운 공기와 함께, 여전히 시끄럽지만 굳이 피하기 싫은 경적소리와 함께. 혼자 걷고 있지만 혼자가 아닌 느낌. 내 입꼬리가 배시시 올라간다. 정말 행복할 때 나오는 배시시 웃음. 소리는 없지만 '지금 나 너무 행복해!'라고 속으로 외치고 있는 그 표정이다. 


"나는 왜 그렇게 행복했을까?" 길거리에 앉아 아침을 먹고 있는 아저씨들, 일하러 가기 위해 한글이 쓰여있는 작고 낡은 버스에 몸을 싣는 젊은이들, 학교에 가기 위해 단정하게 교복을 입고 신기한 듯이 나를 쳐다보며 걷는 아이들,  그들이 보기에 나는 한국에서 온 외부인이지만 너무나 자연스럽게 평범한 일상에 나를 받아주었다. 밍글라바-!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느낌. 그게 나를 이렇게 행복하게 만들었던 거 같다. 미얀마가 바로 그런 곳이다. 특별한 게 없어서 특별한, 그리고 그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행복.

나는 이런 평범한 행복이 그리웠다. 



숙소에서 나와 술레파고다를 지나 육교에 오르기까지의 그 짧은 순간. 글로 남겨서라도 기억을 잡아두고 싶다. 양곤에 온다면 아침에 천천히 걸어보세요. 


"평소에 발견하지 못한 행복을 우연히 발견하게 될 거예요."


  

  육교에 올라 바로 삐끼를 만났지만 그 조차도 순수했다. 좋은 곳을 알려주려는 그의 진심이 느껴졌고 나는 그 진심을 무시하기 어려웠다. 일정이 있었기에 명함만 받고 사진을 부탁해 술레파고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기분 좋게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나의 미얀마 사랑, 이 정도면 너무 과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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