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10개 업로드 후 느낀 점
내가 유튜브를 시작하게 될 줄이야
상상도 하지 못했다. 지금껏 다른 SNS는 즐겨해 왔지만 유튜브는 뭔가 진입장벽이 높아 보였다. 아무래도 영상이 기본인 플랫폼이기 때문에 품이 많이 드는 것도 사실인 저러 또한 내가 영상에 나오는 거 자체에 거부감이 있었다. 특히 내 목소리를 듣는 건 아후..(모두들 공감할 것이다)
# 왜 유튜브를 시작했어?
'근데 왜 유튜브를 시작한 거야?'라고 묻는다면, 유튜브만큼 나라는 사람을 진정성 있게 보여줄 수 있는 플랫폼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혹자는 이렇게 반박할 수도 있다. 요즘은 숏폼이 대세라고! 맞는 말이다. 인스타그램, 네이버, 유튜브 심지어 카카오톡까지(엄청나게 많은 욕을 먹었지...) 숏폼위주로 사람들을 아주 묶어둔다. 나도 모르게 서서히 중독되는 것이다. 내 머릿속은 멍하니 하지만 손가락은 쉴 새 없이 움직이는 현상. 숏폼을 통해서도 충분히 나를 브랜딩 하여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는 인플루언서들이 존재한다. 아니, 넘쳐난다. 그렇다면 차라리 인스타그램 릴스를 통해 나를 브랜딩 하는 게 더 빠르지 않을까 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런 결론을 역행한다는 것이 아니다. 게임에서도 캐릭터마다 주 필살기가 있지 않은가? 나 역시 유튜브를 주 플랫폼으로 정하겠다는 뜻이다. 지금부터 내가 유튜브를 시작하고, 10개의 영상을 올리면서 느낀 점을 공유하려고 한다. 유튜브를 시작하기 어렵다면 우선 잘하려고 하지 말고 10개만 목표로 잡고 올려보라고 많이들 하길래 나도 똑같이 해 보았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얘는 왜 유튜브를 주 플랫폼으로 정한 거지?'라는 의문이 들지도 모르겠으나, 마지막까지 들어보면 조금은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 영상 10개를 업로드하고 느낀 점
첫 번째, 글을 쓰는 빈도가 더 늘었다. 유튜브가 영상을 기본으로 하지만 그래도 본질은 글쓰기다. 영상을 기획하고, 대본을 작성하고, 썸네일을 만드는 등 영상을 만드는 모든 과정에 글쓰기가 들어가 있다. 그래서 유튜브를 시작하기 전보다 훨씬 많은 글을 쓰게 되었다.
두 번째, 생각보다 롱폼 콘텐츠가 나와 잘 맞는다. 이건 예상도 못한 일이다. 초반에 설명했듯이 하나의 영상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품이 부담되었고, 내 모습과 내 목소리가 들어가는 영상을 계속해서 만드는 게 영... 나와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들을 넘어설 수 있었던 것이 바로 나의 경험, 나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과정, 즉 이것들은 숏폼 콘텐츠로는 다 담아낼 수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대략 30초 이내의 짧은 영상에 어떻게 나의 이야기를 전부 담을 수 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나는 숏폼 콘텐츠를 만드는 분들은 모두가 시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시를 어려워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하지만 롱폼 콘텐츠는 소설과 같다. 이야기의 흐름이 있고, 그 과정에서 공감하며 상상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즐긴다. 마찬가지로 롱폼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이런 과정들은 동일하게 존재한다. 그래서 생각보다 나와 잘 맞는다.
세 번째, 작은 성취를 매번 느낄 수 있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지속하는데 큰 힘이 된다. 사실 이건 공감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다. 유튜브를 하는 이유에 따라서 갈릴 것이다. 나는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가 내 책을 출판하고, 단행본 위주의 글을 앞으로 계속해서 출판하고 싶기 때문에 이런 과정들과 더불어 나와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분들의 문제 또한 해결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지 유튜브 조회수, 구독자와 같은 목적을 가진 분들이라면 유튜브를 올릴 때마다 작은 성취는커녕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 반대. 최대 2주마다(적어도 2주마다 영상을 올리려고 하기 때문에) 새로운 영상이 만들어지고, 이 영상이 실물로 존재한다는 것에 엄청난 뿌듯함을 느낀다. 머릿속으로만 생각했던 결과물을 눈으로 직접 확인했을 때의 그 성취감. 너무 좋다.
네 번째, 나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평소에 내가 어떻게 말하는지, 말할 때 몸짓은 어떻게 하는지 등 나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은 매우 좋은 점이다. 물론 그 자체가 나라는 사람이어서 모든 것을 바꿀 필요는 없겠지만 최소한 시청자가 불편함을 느끼는 건 제거하면 좋을 것이다. 여기에는 시선처리, 몸짓(특히 손동작: 대부분 하단에 자막을 넣는데 영상을 시청할 때 자연스럽게 시선이 자막 쪽으로 가므로 그쪽에서 겹치는 손동작이 너무 부산스러우면 굉장히 거슬릴 수 있다), 목소리의 톤 등이 있다. 이러한 것들은 계속해서 보완하는 것이 좋다.
다섯 번째, 이제 유튜브 기술적인 측면도 언급하자면, 생각보다 영상의 퀄리티가 중요하진 않지만, 오디오는 매우 중요하다. 화질이 조금 좋지 않아도 오디오가 좋으면 영상을 계속 보게 된다. 하지만 오디오가 좋지 않다면? 매우 거슬리고 영상을 더 이상 볼 수가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건 몰라도 유튜브를 처음 시작한다면 마이크는 좋은 걸 사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다섯 가지 정도로 나열했지만, 이 외에도 느낀 점은 정말 많다. 느낀 점들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나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좋아하고,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등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
마지막으로 나는 생각보다 꾸준히 하는 거에는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 않으므로 내가 가장 신경 써야 하는 것은 이전의 나보다 하나만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