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의 본질
나와의 약속으로 시작한 공개하는 글
# 안일한 시작
시작한 동기부터 잘못되었을지 모른다. '나와의 약속.' 단순하게 꾸준하게 글을 쓰고 싶어 만든 시스템적인 뉴스레터. 하지만 뉴스레터를 몇 달간 발행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나와의 약속'보다 더 중요한 건 '받아보는 사람들과의 약속'이다. 그때는 몰랐지.
글을 꾸준하게 쓰고 싶어 뉴스레터를 시작한 것도 있긴 하지만 프랑스를 좋아하거나, 프랑스 여행에 대한 정보를 요약해서 보고 싶은 분, 이런 분들을 위해 2주에 한 번씩 정보를 제공해주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지극히 개인적인 나의 여행 취향 때문이라고 해야 할까? 나는 여행지에 가기 전에 꼭 그때 볼 수 있는 전시나 축제 등을 찾아보곤 한다. 그런 경험이 나의 여행을 더욱 풍성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정보들은 다 흩어져 있거나, 뉴스레터 형식으로 보내주는 사이트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외국 사이트가 많았다. 요즘은 AI에 물어봐도 된다고 하지만 사람의 손길을 탄 레터를 받아보는 느낌은 또 다르다.
그렇게 작지만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뉴스레터를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더 큰 동기가 되었던 것은 꾸준하게 글을 써야지 했던 '나와의 약속'
뉴스레터를 개인이 직접 만들어서 보내주는 분들도 있는 반면, 대부분 뉴스레터를 전문으로 하는 플랫폼을 통해 보낸다. 이런 플랫폼도 종류가 다양하다. 자신의 취향에 맞게 사용하면 되지만 처음이라 그런지 뉴스레터를 어떤 식으로 보내는 것이 나의 취향인지 몰라 가장 대중적인 '스티비'라는 플랫폼을 이용하게 되었다.
무료로도 이용이 가능하지만, 무료는 기능이 굉장히 제한적이며 기본적인 유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좋다는 판단이 들었다. 월 8,900원이었나. 한 달에 2번, 500명에게 보낼 수 있다. 매주 쓰는 건 어쩌면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날도 생길 수 있겠다 싶어 2주에 한 번씩 보내는 게 적절하겠다 싶었다.
그렇게 <월간 프헝스>라는 이름으로 뉴스레터를 시작했다. 다음과 같은 3개의 주제를 정해서 레터의 틀을 잡았다.
첫째, 최신 여행정보 뉴스를 다룬 지금 프랑스에서는?
둘째, 에디터의 경험이 녹아있는 프랑스 여행 취향 가이드
셋째, 독자들의 여행을 좀 더 풍성하게 만들어 줄 프랑스 문화 & 역사 이야기
뉴스레터에 대한 아이디어는 최대한 '여행'이라는 것이 초점을 맞추었다. 아무래도 프랑스역사나 시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분들이 몇 계시기에 이 분들과 차별점을 두어야 한다면 '여행'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또한 그게 재밌어서 지속할 수 있고.
격주로 레터를 발행하기 때문에 첫째 주는 주제를 정하고 주제에 대한 자료를 서칭 하는데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둘째 주에는 서칭 한 자료들을 취합하고 정리하면서 글의 형태로 옮기고, 마지막으로 스티비 페이지에 들어가 양식에 맞게 레터를 완성한다. 몇 번의 검토를 마친 뒤(검토를 몇 번 진행해도 꼭 안 보이는 건 안 보이더라...) 발행 예약을 진행하고, 별 일이 없으면 그대로 일요일 오전 8시에 레터가 발행된다.
# 뉴스레터를 6개월간 발행하며 느낀 점
이렇게 6개월, 약 12개의 레터가 발행되었다. 그러면서 생각보다 많은 문제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문제점이라기보다 보완점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쨌든 레터라는 것이 레터만의 장점이 있어야 되는데 그게 매우 희미했다. 무슨 말이냐면, 사람들이 뉴스레터를 신청하는 것이 자료들을 한눈에 보기 좋게 정리해서 보내준다던가(ex. 매주의 경제뉴스 등), 내적 친밀감을 향상해줄 수 있는 즉 나를 사랑해서 보내주는(이번 주에 했던 생각들, 그리고 그걸 함께 해갈 수 있는 챌린지 제안 등) 러브레터와 같아야 하는데 이도 저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직접 레터를 발행하면서 내가 생각하는 레터의 형식을 정확하게 파악하게 된 것은 긍정적이다.
위에서 말했지만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내가 생각하는 뉴스레터란
첫째, 문제를 해결해 주는 확실한 뉴스
둘째, 감정을 건드리는 레터
이 둘을 합쳤을 때 비로소 완전한 '뉴스레터'가 된다. 이 둘을 모두 담아야 하되, 비중은 여러분이 선택할 수 있다. 뉴스를 30으로 가져갈지, 레터를 70으로 가져갈지. 아님 반대로 할지.
# 가장 중요한 것은 독자와의 약속
현재 나는 뉴스레터 발행을 잠깐 멈춘 상태이다. 뉴스레터를 꾸준히 쓰는 사람은 상위 몇 퍼센트라고 하는데 이제는 공감하는 바이다. 그전에는 '꾸준히 작성하면 되는 건데 그게 왜 어렵지?'라고 생각했는데 자의에서든 타의에서든 지속하는 게 어렵다는 걸 느꼈다. 즉 꾸준히 쓰다 보면 방향성과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시기가 오기 마련인데 여기서 자신이 생각했던 것을 계속 반영하면서 계속해서 업데이트해나가는 것이 꾸준히 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만약 시작할 때부터 내가 꾸준히 글을 쓰고자 하는 나와의 약속이 아니라 '받아보는 사람들과의 약속'으로 시작했다면 어땠을까? 비록 계속해서 스타일이 바뀌고 글의 형식이 바뀐다고 해도 독자들은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해 노력해 주는구나.'라고 생각해주지 않을까?
일단 시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본질을 놓치지 않게 조심하자.
뉴스레터는 독자들과의 약속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