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연애할 때 힘든 혼란형 애착 유형

by 이레 Ireh

혼란형 애착의 본질은 불안형의 강한 끌림과 회피형의 깊은 두려움이 동시에 올라온다는 거다. 자기부정, 타인부정 유형으로 사랑을 원하면서도, 사랑이 가까워지는 순간 마음이 불편하다. 그래서 혼란형 애착을 가진 사람은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기 어려워한다. 좋아서 다가가려는 마음과 무서워서 뒤로 물러나려는 마음이 앞뒤에서 서로 잡아당기기 때문이다. 그들의 내면은 늘 이런 혼잣말로 가득하다.


“정말 좋고, 정말 무서워.”

“가까워지고 싶은데… 이상하게 마음이 불편해져.”

“붙잡고 싶은데, 잡는 순간 도망치고 싶어.”

“감정이 커지면 통제할 수가 없어.”


혼란형의 감정은 양면의 칼처럼 움직인다. 다가가면 기쁘지만, 그 기쁨이 어느 순간 위험처럼 느껴져 마음이 갑자기 움츠러든다. 이 모순된 감정이 반복되기 때문에 혼란형 애착을 가진 사람의 사랑은 늘 끌림과 회피 사이에서 흔들리며 시작된다.


불안형은 사랑을 잃을까 봐 두려워한다. 그래서 불안할수록 더 다가가고, 더 확인하고, 더 사랑하려 한다. 두려움이 접근으로 나타나는 유형이다.

회피형은 누군가가 너무 가까워질 때 두려움을 느낀다. 감정의 밀도가 높아질수록 불편해지고, 거리를 두어야 숨을 쉴 수 있다. 두려움이 거리두기로 나타나는 유형이다.


혼란형은 불안형과 회피형의 속성을 둘 다 가지고 있다. 사랑하면 기쁘지만, 그 기쁨이 커지는 순간 갑자기 불안해진다. 가까워지고 싶은데, 가까워지면 숨이 막히고 멀어지면 또 견딜 수 없을 만큼 불안해진다. 그래서 감정의 방향이 계속 충돌하고, 본인조차 자기가 어떤 선택을 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다가가고 싶어서 다가갔다가, 무서워서 뒤로 물러나는 반복 속에서 상처를 입는 유형이다.


요약하자면, 불안형은 다가가려다 지치고, 회피형은 물러나다 멀어지고, 혼란형은 다가가다 물러나기를 반복하며 가장 크게 흔들린다고 볼 수 있다.


혼란형은 어떤 경우에 생길까 보면 회피형과 불안형과 비슷한 면모를 보인다. 그중에서도 혼란형 애착은 대개 따뜻함과 공포가 섞여 있는 돌봄에서 시작된다. 주 양육자가 어떤 날은 다정했지만, 또 어떤 날은 이유 없이 차갑거나 무서웠던 경험이 혼란형 애착을 만든다. 이런 비일관적인 공포와 따듯함을 느끼며 아이는 불안해한다. 그로 인해 복잡한 감정이 생기고 그것이 혼란형의 밑바탕이 된다. 때로는 주 양육자로부터 학대를 당하는 등의 극단적인 경험이 혼란형 애착을 만든다. 이를 우리는 불안정 애착 유형이라고 하기도 한다.

아이는 혼란스럽다.


“울면 안 되는 건가? 아니면 울어도 되는 건가? 무엇이 맞는 거지?”


아이는 결국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어디까지가 괜찮은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반응이 돌아오는지, 그 규칙을 배우지 못한다. 그 알 수 없는 감정은 성인이 되어 관계가 친밀해지는 순간마다 예측할 수 없는 불안과 회피의 혼돈으로 되살아난다.

혼란형 애착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감정이 커질수록 조절이 어렵다.


“도망칠까? 붙잡을까?”


혼란형 애착을 가진 사람은 양가감정 속에서 고통받는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혼란형은 관계 속에서 가장 외롭고, 가장 고통을 많이 겪는 유형이다.


그들은 낮은 자기 신뢰와 타인 불신을 하는데 양육자로부터의 혼란스러운 경험으로 자책하고 세상을 불신한다. 그들은 다른 사람을 믿지 못하고 거절당하거나 상처받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관계에서 혼란함을 느끼고 실제로 그렇게 행동한다. 친밀함을 원하지만, 동시에 상대를 밀어내거나 피하기도 하는 등 양가감정이 드러나는 행동을 한다. 사람이 좋은데 사람이 무섭다는 말이 그들이 주로 하는 말이다. 때로는 상처받지 않기 위해 방어적으로 행동하기도 하며 먼저 관계를 뜬금없이 정리해 버리기도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왜곡된 생각을 한다.


‘이건 나를 보호하는 일이야.’

‘이 관계는 나를 망칠 수도 있었어.’


혼란형은 “나는 왜 이렇게 사랑이 어려울까?” 자신에게 묻기도 한다. 그리고 그 질문이 바로 혼란형이 자신을 치유할 수 있는 첫 번째 발걸음이 된다. 이들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좋은데, 그들의 애착 유형을 확인하고, 그들의 어린 시절로부터 온 트라우마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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