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습관적으로 바람 피우는 사람 (2)

by 이레 Ireh

바람이 깊어지기 시작하면서 준혁은 살짝 걱정되기 시작했다. 아내의 얼굴, 현재의 생활, 집, 미래. 모든 것이 한순간에 머리를 때렸다. 그러면 그는 서둘러 바람피우던 상대와의 관계를 끊어냈다. 메시지 차단, SNS 언팔, 돌연한 거리두기를 하고 만남을 정리했다.


“이쯤에서 끝내야 돼. 내가 너무 깊이 가기 전에… 아내가 눈치채기 전에.”

그는 스스로를 이렇게 합리화했다.

“나는 이 가정을 지키고 싶어. 정말이야. 잠깐 흔들렸을 뿐이야.”


가정을 지키고 싶다는 말에 상대방은 대부분 수긍했다. 유부남인 그와 끝까지 가겠다고 위험을 감수하진 않았다.

준혁의 바람이 잠시 멈추는 듯 하다가 조금 지나면 또 시작되었다. 일주일, 혹은 한 달. 잠깐 조용해지는 시기가 있었다. 그동안 준혁은 스스로에게 말했다.

“다신 안 그래. 이번엔 정말이야.”


하지만 그의 마음속 공허함은 금방 고개를 들었다. 아내는 여전히 그에게 익숙하고, 따뜻하지만 일상적이었다. 그는 진정으로 아내를 사랑했지만 설렘은 희미했다. 그리고 그는 새로운 자극과 설렘을 원했다.

그때 마침 다른 사람이 다정하게 웃어주면 준혁은 또 흔들렸다. 새로운 여자가 나타나면 준혁은 과몰입했고, 비밀을 가지게 되었다. 그때의 짜릿함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위험을 감지했다. 다시는 바람을 피우지 않겠다고 혼자 다짐하지만 또 다른 새로운 여자가 나타나면 바람을 피우고 마는 그였다. 그리고 반복했다.


아내는 여전히 준혁을 믿고 있었다.

“우리 남편은 바람 같은 거 절대 안 피울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 말에 준혁은 안도감을 느꼈다.

“그래. 난 들키지 않을 수 있어. 들키지만 않으면… 괜찮은 거겠지.”


준혁은 자책도 했다. 하지만 그 자책은 행동을 멈추게 하지 못했다. 공허함이 더 컸기 때문이다. 그 공허함을 아내에게 말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왜냐하면 준혁에게 약해 보이는 것은 치욕이었고, 감정을 말하는 것은 두려움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감정을 말하는 대신 다른 사람에게서 감정을 충전했다.

바람을 피우는 사람들은 종종 사랑하는 연인이 있음에도 타인의 관심과 시선으로 자신을 확인하려는 욕구가 크다. 그들이 사랑을 받으면서도 타인의 관심에 흔들리는 이유는 단순 설렘 추구로 보기는 어렵다.


그들은 스스로의 가치감이 흔들릴 때마다 타인의 시선, 칭찬, 관심으로 자신이 괜찮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얻는다. 외부의 인정은 그들의 자존감 배터리 역할을 한다. 그래서 관계 안에서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관계 밖에 있는 타인의 작은 친절을 크게 느낀다. 연인의 사랑이 안정감이라면 타인의 관심은 자기 가치를 확인하는 기능을 한다. 완전히 다른 기능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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