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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희량 May 14. 2019

기후혁명을 외치는 디자이너

비비안웨스트우드의 메시지

이전에 패션쇼의 필요없음에 대해서 열심히 얘기했습니다. 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션쇼가 필요하다면 런웨이에서 깊은 의미와 가치를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이렇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에 존재가치를 증명하는 패션쇼를 찾아보자구요. 그리고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그 의미를 해석해봅시다.


그에 대한 첫 글로 패션쇼에서 사회와 환경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외쳐온 디자이너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바로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입니다. 행성 모양의 로고로 알려져 있죠.


영국 대표 아방가르드 패션브랜드로서 비비안 웨스트우드는 젊었을 때부터 기존 패션에 대한 여러가지 도전을 시도했습니다. 가난한 사람과 부자, 못생김과 아름다움, 남성과 여성 등 세상에 존재하는 이분법적인 구분을 탈피하고 각 부분들을 뒤섞고 바꿔치기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디자이너입니다.


그리고 비비안 환경운동가로서 항상 패션쇼이야기를 전달하사람들의 참여를 도모하는 캠페인 장소로 활용해왔습니다. 당시 논란이 되는 정치적 사안에 대해서도 거리낌 없이 자신의 의견을 드러냅니다. 특히 지나친 자본주의, 기후변화의 심각성, 과소비, 환경오염을 심화시키는 원인들 그리고 이 모든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무관심을 지적합니다. 주로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서 아주 열심히 외치고 있습니다. 더이상 관심 가져 행동하지 않으면 대멸종 사태가 발생할 날이 머지 않았다고요. 그는 아주 다양한 방식으로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 그만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런던의 브라질 대사관에서 연설 중인 비비안. 세계의 경제구조는 썩었다고 비판하며, 자신의 플레잉카드에 세계를 구하기 위한 전략을 계획했다고 말합니다.


 비비안은 2012년 기후혁명Climate Revolution을 선언하고 이후 환경문제와 관련해서 더욱 적극적인 행보를 보입니다. 숲을 보호하거나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행동하는 각종 자선단체를 지원하고 관련된 캠페인을 직접 진행합니다. 2013년엔 그린피스의 대사로 임명되기도 했었죠. 이후 눈에 띄는 비비안의 운동에 대해 컬렉션별로 다뤄보려고 합니다. 2014년 SS컬렉션에서부터 시작해볼게요.


"기후혁명Climate Revolution" in 2013  Spring/Summer


2014 SS

이번 컬렉션에서는 좀비들이 등장합니다. 일명 '기후변화좀비Climate  Change Zombies'라고 이름붙였고, 이 좀비는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고 있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는 정치가들, 기득권층의 낯짝 아래 속이 썩어문드러져가고 있는 현실을 반영했다고 합니다. 이번 쇼에서는 런웨이가 시작하기 전 춤추는 빨간구두 이야기Red Shoes를 보여줍니다. 춤을 멈출 수 없어 구두를 벗으려고 하지만 결국 벗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이야기죠. 재앙이 닥쳐오고 있는 현실로부터 도망치려 하지만 갈 만한 곳이 없는 사람, 동물 등 모든 '지구상의 난민'들을 묘사합니다. 또한 패스트패션의 도래 이후 사람들의 멈추지 않는 소비를 의미합니다. 어느 누구도 현재 상황에 제동을 걸지 못한다면 결국 죽음에 이르리란 메시지입니다.

"Red Shoes" - a short film by Lorna Tucker


이후 비비안은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삭발까지 감행합니다. 그의 시그니쳐 스타일이었던 오렌지색 머리를 모두 밀어버리고 등장했죠. 아래 사진에서 비비안 뒤에 등장하는 많은 문구들 보이시나요? 그는 환경운동의 중심에 있습니다.



2016 SS

2016 Spring/Summer의 "Red Label"쇼가 시작되기 전  비비안과 모델들은 모두 피켓을 하나씩 들고 행진합니다(FashMob). 피켓에 써져 있는 문구는 "Austerity is a crime", "Fracking is a crime", "Climate Revolution", "Politicians are criminal", "Uninhabitable Land" 등이었습니다. 정부의 긴축재정에 반대하고,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언급하며 머지 않아 지구의 대부분이 사람이 살지 못하는 땅이 될 거라고 강조하는 문구들입니다. 심각한 위기가 다가오고 있는데 아무 문제 없다는 듯이 행동하는 정치인들을 비판하며 환경문제를 경시하는 기득권층을 '범죄자'라고 힐난하죠. 뿐만 아니라 소비주의를 조장하는 현대문화 또한 환경오염을 극화시킨다고 언급하며, 특히 'Fracking#'의 폐해를 강조하며 화석연료에 대한 지나친 의존성을 지적합니다. 특히 이 프래킹은 비비안이 이전부터 꾸준히 외치고 있는 문제입니다.


 # Fracking; 수압파쇄법. 셰일 지대에서 석유와 가스를 추출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추출과정에서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키고 대용량의 물을 사용할 뿐더러 메탄가스를 방출해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키는 주범이라고 알려져있습니다. 주변 지역의 지진도 유발할 뿐만 아니라 프래킹을 통해 나오는 메탄가스가 어떤 나비효과를 일으킬지 모릅니다. 실제로 혹자는 작년, 제작년의 이상기후들이 프래킹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도 하더군요. 


 


2018 FW

2018년 Fall/Winter 컬렉션에서는 "Don't Get Killed"라는 제목 아래 선전포고를 합니다. 모든 걸 파괴하는 전쟁이 아닌, 파괴를 상대로 한 평화주의적 전쟁에 동참하라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환경보호나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 바로 이 반란에 참여하는 방법이라고요. 이에 군인의 유니폼, 카무플라주를 이용한 디자인도 함께 선보입니다. 또한 나이, 인종, 성별에 대한 구분을 없애고 다양성을 찬양하며 통합된 사회를 지향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죠.

오른쪽 깃발에 비비안의 플레잉카드들이 걸려있습니다.
카무플라주를 활용한 디자인을 잘 확인할 수 있죠


이 컬렉션을 발표하면서 비비안은 그의 오랜 프로젝트, 플레잉 카드Playing cards(=트럼프 카드)에 대해 언급합니다. 위험에 닥친 지구를 위해 그 해결책이 카드에 있다고. 카드를 모으고 카드에 담긴 메시지와 함께 평화를 가져오자고 말합니다. 그리고 한 주에 하나씩 카드를 공개했죠. 이 플레잉 카드는 비비안의 컬렉션에서 꾸준히 등장합니다. 그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가장 대표적인 매개체죠.

경제시스템을 바꾸기 전까지 대통령을 절대 바꿀 수 없다고 지적(좌) 정치인들은 세뇌되었다며 '멍청한놈(순화)'이라는 뜻, 'dickhead'를 상징하는 그림(우)
화석연료에 대해 지적(좌), 프래킹에 대해 지적하는 카드입니다.(우)
Rot $, 현재 세계의 경제시스템이 썩었다고 비판합니다. 은행은 부패했고, 경제구조는 빈부격차를 심화시킬 뿐이라고요.
과소비를 지양하자는 메시지(좌)와 기후변화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는 메시지(우)입니다cl

(https://climaterevolution.co.uk에서 더 많은 카드와 카드에 대해 비비안이 직접 이야기하는 짧은 영상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2019 FW

특히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 2019 Fall/Winter       .  "     " "    각하지"      .    경제구조의 부패까지도 지적합니다.


          .       John Sauven       나서  ,     렸습니다.

로즈 맥고완Rose McGowan(좌측)과 "우리는 소비를 위해 영혼을 팔았다"(우측)
"너는 너가 세상을 지배한다고 생각하지"(좌측) "정치인들은 범죄자고 은행가들은 악마다"(우측)
그린피스 회장 존 사우벤(좌측)과 환경과 소비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며 워킹하는 모델(우측)


비비안은 세상의 많은 문제에 대해 외치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중요한 무기는 '여론'이라고 말합니다. 다함께 외치자는 것이죠. 세상에 관심을 가지고, 예술을 수용하며 많은 이야기를 들으라고요. 그렇게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이해하려고 한다면 그 순간 당신은 세상을 구하기 위한 전사가 되는 거라고요. 그는 정말 사람과 지구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에 대한 애정이 이렇게 열심히 외치고 행동하도록 만들지 않았을까요? 특히 예술을 통해 사람들의 인식을 깨우칠 수 있다는 믿음에 공감됩니다. 예술이야말로 현실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주고 그 심각성을 자유자재로 강조할 수 있는 표현방식이라고 생각해요.



I use fashion as a vehicle for activism to stop climate change and mass extinction of life on earth.
나는 기후변화와 대멸종을 막기 위해서 패션을 통해 행동할 것이다.

- Vivienne Westwood


이게 바로 제가 이 매거진을 쓰게 된 가장 큰 이유이자 전달하고 싶은 주제입니다. 패션산업에자행되는 문제는 너무나 심각하고, 사람, 동물그리고 지구망치고 있죠. 소비자들은 패션의 화려함에 눈이 멀어 그 이면을 미처 못 보고 있지만 아직 패션은 세상을 바꾸기 위한, (비비안의 표현을 빌리자) 세상을 구하기 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거죠. 이 화려함과 상업성 덕분에 패션은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파급력을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그 화려함 너머에 가지고 있는 의미를 파악하려고 한다면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거예요. 그게 바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구요. 아마 비비안도 이 패션의 힘을 알기 때문에 더욱 자신의 위치에서 노력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Buy Less, Choose Well, Make It Last.
Quality rather than quantity.
That is sustainability.
적게 사고 잘 골라 오래 입으세요.
양보단 질을 추구하세요.
그게 바로 지속가능성입니다.

- Vivienne Westwood




참고자료

- 런웨이/컬렉션 사진은 보그Vogue.com

- 플레잉카드들은 climaterevolution.co.uk에서 가져왔습니다.

- Emily Chan, "10 times Vivienne Westwood made a political statement on the runway." Vogue Australia. 2019.2.15

- Jo-Ann Furniss, "Spring 2014 Ready-To-Wear Vivienne Westwood" Vogue. 2013.9.15

- Kitty Robson, "Don't get killed: Vivienne Westwood takes us to rebel war for AW1819" Hunger. 2018.1.8

- Luke Leitch, "Fall 2019 Ready-To-Wear Vivienne Westwood" Vogue. 2019.2

- Stuart Griffiths, "Vivienne Westwood leads the London Fracked Future March" Dazed. 2014.3.20

- Vanessa Thorpe, "Vivienne Westwood: Climate change, not fashion, is now my priority." The Guardian. 2014.2.8

- Vivienne Westwood, "Vivienne Westwood: Politics and Fashion" Google Arts&Culture.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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