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시작이란 묘하다. 내 일상이 평소와 잠시 달라진다는 사실에 세상이 당황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조금씩 무언가 꼬인다. 우선 출발하자마자, 공항으로 가는 지하철을 타기도 전에 가방에서 지퍼 머리가 빠졌다. 조금 혼란스러웠지만 금방 다시 채웠다. 아, 그 전에, 반대 방향으로 가는 열차를 잘못 탈 뻔했다는 사실도 함께 끼워넣겠다. 생각보다 허둥지둥거렸던 출발이었다. 그런데 지퍼나 지하철 정도는 하찮은 수준이었다.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캐리어 바퀴가 쏙 빠져버린 것이다. 바퀴만 빠진 게 아니라 바퀴를 고정시킨 캐리어 몸체 부분까지 함께 뜯어져나갔다. 이미 이전에 친구 캐리어로 같은 광경을 목격한 적이 있어서 익숙한 당황스러움이 찾아왔다. 처음 마주하는 순간이 아니니 덜 당황스러울 법하면서도, 당시에 무슨 짓을 해도 붙어지지 않았던 기억이 떠올랐기에 더 당황스럽기도 했다. 제주에서 보름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첫 시작부터 제대로 꼬였다.
게스트하우스까지 가는 길도 갈피를 잡지 못해 우왕좌왕했다. 비행가가 지연된 탓에 생각보다 늦게 공항에 도착했고, 공항에서 도두동까지 가는 버스는 40분에 한 대씩 있었다. 앞자리 3으로 시작하는 시내 가는 버스는 쉴새없이 드나드는데, 무엇 하러 도두동으로 숙소를 잡았을까. 사람들이 오고 가는 정류장엔 나만 우두커니 놓여있었다. 택시를 탈까 고민했지만, 택시는 최후의 최후의 최후의 수단이라서 버스를 진득하게 기다리기로 했다. 게스트하우스 소등시간은 11시였고, 사장님은 그 전까지만 들어오면 된다고 하셨다. 버스로도 충분한 시간이었지만, 괜히 걱정스러운 마음에 계속 종종거리는 스스로를 달래야 했다. 버스는 20분 뒤에 온다고 했고, 설령 오지 않더라도 택시 타면 10분인 거리에 걱정할 것 하나 없는데도 내 마음은 차분해지지가 않았다. 혼자 낯선 땅에 도착하면 이런 것일까. 설렘보단 걱정만 잔뜩 끌어안은 시작이었다.
거기에 한쪽 바퀴 없이 기우뚱하게 서 있는 캐리어를 보면 한숨만 나왔다. 앞으로 2주 간 제주도 동쪽을 실컷 누벼야 하는데, 쟤랑은 절대 안 된다. 내일 제주항공에 전화를 해보든, 이마트 신제주점에 가서 새로운 캐리어를 사든 해야 했다. 사실 이 또한 걱정할 것 없었다. 돈과 시간을 쓰면 해결될 일이었다. 그러나 마음만큼은 잔뜩 심란하여, 쉽게 잠들지 못했다. 거센 바람으로 쉴새없이 쿵쿵거리는 문소리까지 함께 나를 괴롭히며 긴 밤을 더 길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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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을 결심한 이유는 혼자 내 인생을 바라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난 홀로 즐겨본 순간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어서, 나 자신과 가장 어색한 사이다. 언제나 가족과, 애인과, 친구와 함께했던 삶이라 스스로와 친해지기 위해 제주행을 결정한 것인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낯설고 서먹서먹하다. 친구와 함께라면 서로의 취향에 귀 기울이며 의견을 나누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결론을 찾아나갈 테지만, 혼자서 고민하고 결정하자니 생각의 흐름에도 다소 경황이 없다. 무엇을 먼저 먹고, 무엇을 먼저 할지. 심지어 씻으러 가는 순간까지도 무엇을 챙기고 무엇을 남길 것인지 한참 동안 고민했는데, 욕실에 들어가자마자 놓고 나온 것들을 떠올리고 탄식했다.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금방 번복하고 발걸음을 두서없이 옮겼다. 괜히 허둥지둥. 어쩜 이렇게 혼자가 되는 순간 모든 게 서툴러지는지 헛웃음이 나온다.
다음 날에도 어김 없이 혼자 맞는 어색한 아침이 시작됐다. 언제 몸을 일으킬지 고민을 거듭하다가 겨우 밖으로 나갔다. 어색한 손놀림으로 시리얼을 받고, 식빵에 딸기잼을 발라 아침상을 차렸다. 각자의 할 일로 주변을 맴도는 다른 게스트들은 애써 무시하고, 애써 어색한 표정을 감추며 아침을 먹었다. 그러다가 창밖에 눈길이 닿았다. 눈부시고 선명한 오전 햇살에 반짝반짝 빛나는 도두 앞바다가 눈에 담겼다. 씹다 말고 입을 벌리며 넋을 놓고 바다를 바라보았다. 깊은 쪽빛, 일렁이는 파도, 푸르른 하늘. 도두동으로 숙소를 잡길 잘했다. 서울의 도시 풍경으로부터 멀어지고자 제주에 왔는데,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아침을 시작해야지. 서울의 재빠른 초침으로부터 멀어지고자 이곳에 왔는데, 버스 40분 기다리는 것 정도야 쉬운 일이지.
오전에는 게스트하우스 스탭과 친해졌다. 어젯밤 기우뚱거리는 캐리어를 이끌고 들어온 나를 안쓰럽게 여겨준 분이셨다. 그땐 테이프 주신다는 걸 거절했지만, 잠 못 들던 밤에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테이프로 임시 조치는 취해야 할 것 같았다. 내 옆자리 침대에서 잠들었던 그분은 조식 시간이 끝나갈 무렵 일어나셨고, 조심스럽게 테이프 쓸 수 있냐고 요청했다. 그분은 흔쾌히 가져다주셨고, 테이프로 바퀴를 칭칭 동여매는 일을 도와주셨다. 같이 입도 쉴새없이 떠든 덕분에 광주에서 오셨고, 나와 동갑이고, 한 달 살러 왔다가 두 달 눌러앉는 중이라는 걸 알게 됐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며 무료로 숙박 중인 장기 투숙객이었다. 괜찮은 시스템이었다. 점심을 제안했다. 그분은 평소에 다른 스탭들과 함께 먹는다고, 다 같이 먹자고 했다. 얼떨결에 게스트하우스 스탭 모임에 끼어들게 되었다.
난 11시에 퇴실해야 하고, 그분들은 12시를 살짝 넘긴 시간에 일이 마무리된다고 해서 밖에서 잠시 기다리기로 했다. 다시 또 혼자가 되니, 어딘가 모르게 당황한 사람처럼 움직였다. 1시간 남짓 남은 시간을 어떻게 써야할지 쉽사리 결정할 수가 없었다. 바다를 구경하자니 1시간은 긴 시간이었고, 카페에 앉아있자니 짧은 시간이었다.
일단 도두동 해안의 풍경이 훌륭하여, 산책을 질릴 때까지 하기로 결정했다. 바닷물이 가지각색의 푸른색으로 빛나서 아무리 보아도 질릴 것 같지가 않았다. 만약 점심 약속이 없었다면, 그리고 게스트하우스에 남겨놓은 짐이 없었다면 발길 닿는 곳까지 걸었을 것이다. 용두암까지 보고왔을 수도 있고. 조금 걷다보니 현무암을 따라 바다로 다가갈 수 있는 계단이 군데군데 보였는데, 내려가도 될지 망설이다가 좀 더 가까이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을 옮겼다. 큼직한 현무암 사이로 아주 맑은 바닷물들이 졸졸 흐르는 모습이 보였다. 투명한 물결 너머로 동그란 자갈들이 선명히 비쳤다.
열심히 눈에 담고 카메라에 담고 있었는데,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해녀분이었다. 두 눈으로 직접 뵙는 건 처음이라 TV로만 보던 연예인을 만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용기내서 “해녀 님,” 하고 불렀다. 해녀 님이 돌아보자 “사진 한 번만 찍어도 될까요?”라고 여쭈어보았다. 아주 흔쾌히 허락해주시며 당당한 자세로 카메라를 응시하셨다. 그 흔한 브이나 멋들어진 자세를 취하려 하지도 않았다. 그저 망태기와 함께 곧게 서 계실 뿐이었다. 강인한 모습이었다. 해녀 님은 곧 물살을 해치며 나아가셨고, 난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해녀 문화에 대한 설명을 읽었다. 제주를 먹여살린 제주의 상징이자 정체성,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정신. 난 문화유산을 뵈었던 것이다. 어느새 해녀 님은 조금 더 깊은 바다까지 나아가셨다. 주황색의 동그란 망태기는 얕은 바다 쪽에 고정해두셔서 파도를 따라 일렁였다. 지나가던 외국인 아이가 “It’s pumpkin!”하고 외쳤다. 그러고 보니 정말 호박 같이 생겼다. 나중에 박물관에서 확인한 이름은 ‘테왁망사리’였다.
사진 보내드릴지 여쭈어보았으나 가볍게 손사래 치고 업무하러 가셨다.
바다 깊은 곳을 여기저기 들여다보고 계시는 해녀 님을 뒤로 하고 도두 해안로를 따라 마저 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또 다른 해녀 님을 발견했다. 이번엔 물장구 치는 듯한 노란색 오리발만 보였다. 바다의 바닥을 더듬어보고 계시는 듯했다. 제주를 돌아보는 첫 날부터 자꾸만 진귀한 장면을 마주쳤다. 영광스런 순간들.
그렇게 바다와 해녀의 모습에 감탄하니 어느새 40분 정도가 흘러있었다. 이제 게스트하우스 쪽으로 살랑살랑 되돌아가면 될 것 같았다. 옥색과 쪽빛 그 사이를 넘나드는 갖가지 색들로 넘실대는 바다를 구경하면서 걸어가니 금방이었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고, 나는 무지개 색으로 칠해놓은 해안도로 방호벽에 아예 자리를 잡고 앉아버렸다. 새하얀 패딩을 입고 철푸덕 주저앉아버렸다. 그리고 Sia 노래를 틀었다. ‘Bird Set Free’. 퇴사할 무렵 아주 많이 들었던 곡이다. “I don’t care if I sing off key. I found myself in my melodies. I sing for love, I sing for me. I shout it out like a bird set free.” 음정이 나가든 말든 나의 멜로디를 찾아서, 나를 위해 노래 부르겠다고. 자유롭게 놓여진 새처럼 소리 지르겠다고. 끝없이 이어지는 바다의 끝을 바라보면서 이 곡을 들으니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되었다. 새로운 발걸음을 얼마든지 뻗어도 될 것 같았다.
조들지말앙삽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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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향적인 사람은 자신의 외향성을 자랑거리처럼 내세우는 경향이 있다. 나도 게스트하우스 스탭과 친해진 순간부터 나 스스로의 외향성을 증명한 것만 같은 뿌듯함을 느꼈다. 평소 내성적인 단면을 못 미더워하는 나답게, 반대쪽 외향적인 단면이 드러나자 만족스러워한 것이다.
새로운 사람들과는 해물라면과 해물볶음면과 해물철판볶음밥과 계란김밥을 먹었다. 3박 4일 동안 함께 할 사촌동생이 해산물을 못 먹어서 이 날 점심에 해산물을 꼭 먹어줘야 했는데, 맛있고 배부르게 점심을 채웠다. 여러 가지 음식을 맛볼 수 있었던 것도 함께이기에 충만해지는 경험이다.
점심을 먹은 이후에 게하 스탭들은 할 일이 있다며 게하로 돌아갔다. 나도 할 일을 처리하러 바다가 잘 보이는 카페에 자리잡았는데, 친구 먹은 그 스탭에게서 바로 전화가 왔다. 4시까지 놀 수 있을 것 같다고, 어디 카페에 갔냐고, 우리도 가도 되냐고. 선뜻 승낙했고, 바다를 바라보며 즐겁게 대화도 나눴다. 그렇지만 남은 할 일이 신경쓰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이따금씩 찾아오는 침묵의 시간, 또는 그들끼리 대화하는 시간에 속으로 쭈뼛거림을 감춰야 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외향적인 사람은 바깥으로 마음이 기우는 만큼 속을 챙기지 못한다. 카페만큼은 거절했다면, 나는 무의미한 대화보다 더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자꾸만 고민하게 됐다. 내가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을 빠르게 알아차리지 못했고, 그래서 함께 하자는 제안을 거절하지 못했다. 바다가 잘 보이는 창가 자리에 앉아있던 행운은 충분히 누렸지만, 만끽하지 못함이 아쉬웠다. 제주도 북쪽 바다는 선명한 쪽빛이었는데, 혼자서 조용히 감상했다면 바다의 색깔도, 파도에 반사되는 햇살도, 그걸 바라보는 나 자신도 온전히 흡수할 수 있었을 것 같았다. 어쨌든 바다의 정경을 눈에 담지 못한 것은 아니어서, 시간의 쓸모와는 무관하게 그저 가치 있는 시간이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휴식과 사색을 위해 제주에 왔으면서, 언제나 그렇듯 시간의 효용을 재고 있다. 아직 둘째날이라 육지의 습관을 금방 버리지 못한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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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고객센터 상담사분들은 친절했다. 홈페이지에 사진과 함께 문의를 남기고 전화를 걸었더니 금방 확인해주셨다. 공항으로 오면 새 캐리어로 바꿔주시겠다고 하셨다. 공항으로 다시 발걸음을 되돌리기에는 다소 성가셨지만, 오늘 하루 별 계획이 없었기에 가겠다고 답했다. 오전에 바퀴 테이핑을 하면서, 무언가에 얻어맞고 캐리어 겉면이 떨어져나간 흔적이 추가로 발견되었기에 조금 더 속상해진 참이었다. 같은 크기, 같은 하드 케이스로 바꿔주신다고 하셔서 안심이 되었다.
새 캐리어는 남색이었고, 무광이었다. 원래 쓰던 캐리어는 은색에 유광이었는데, 색다른 변화가 싫지 않았다. 제주공항 1층, 비상계단으로 가는 구석진 통로에서 서둘러 짐을 옮겼다. 짐을 다 옮기자마자 기존에 쓰던 캐리어는 폐기해주시겠다고 금방 가져가버리셨다. 사진 한번 찍고 싶었는데. 나와 수많은 여행을 함께하며 이곳저곳을 누빈 아이였다. 캄보디아-베트남 여행도 함께 했고, 아마 부산 여행도 함께 했을 테고, 3개월 남짓 머무르다 말았던 호주 워킹홀리데이도 함께였고, 첫 해외출장이었던 인도네시아도 함께 했다. 공항에서 붙여주는 영광의 흔적인 하얀 스티커가 곳곳에 붙어있었는데. 가끔 청주와 서울을 오가기도 했다. 내 이사도 여러번 도운 아이다. 그 사이에 지퍼 부분이 두 군데 정도 뜯어져서 엄마랑 내가 번갈아 한번씩 직접 기워놓기도 했다. 꽤나 정들어 아쉽지만, 보내줘야지. 바퀴는 충격을 많이 받는 부위라 통째로 떨어져나가면 무슨 짓을 해도 수리할 수 없었다. 새로운 판을 덧대어 못질을 하면 모를까… 이건 경험담이다.
새로운 캐리어와 다시 여행을 시작했다. 흠집 하나 없는 캐리어가 꽤나 든든했다. 이번엔 제주 시내로 향했다. 다음 날 한라산으로 빠르게 출발하기 위해 노형동 한복판에 숙소를 잡았다. 저녁에 사촌동생과 작은아빠와 흑돼지를 먹으러 가기로 했고, 난 숙소에 먼저 도착해서 휴식 시간을 가졌다. 이 날 사촌동생 생일이어서, 약속시간보다는 조금 이르게 출발했다. 중간에 타르트로 유명한 카페에 들러서 몇 개 사들고 갈 참이었다. 케이크를 사자니 다음 날 호텔을 비워야 할 것이 마음에 걸렸는데, 마침 누군가의 추천으로 지도에 표시된 카페가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녹차 타르트, 감자 타르트, 백년초 타르트, 한라봉 타르트! 고기를 다 먹고 작은아빠랑 생일 축하 노래도 불러줬다. 우리가 갔던 고깃집은 회사에서 친해진 제주 출신 언니가 추천해줬다. 역시 현지인 맛집은 실망할 가능성이 매우 적다. 온갖 식당을 추천 받았고, 고스란히 내 지도에 곳곳이 표시되었다. 언젠가는 다 섭렵할 작정이다…
배부르게 먹고 호텔로 돌아와서는 사촌동생과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었다. 사촌동생은 이야기를 아주 재미있게 하는 재주가 있어서, 몇 번이나 박장대소를 터트렸다. 내 웃음이 조금 헤픈 경향도 없잖아 있지만, 사촌동생이 특유의 웃음소리를 섞어가며 말하면 백이면 백 너무 웃겼다.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도 새벽까지 쉴새없이 웃고 떠들다가 스르륵 잠들었다.
예상치 못한 일들에 당황한 마음을 잔뜩 안고 소란스럽게 시작한 여행이었지만, 덕분에 반복되는 일상을 떠나왔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단조로운 흐름에 튀는 엇박들이 생기는 것이야말로 여행의 정의에 가깝다면, 기꺼이 환영하겠다. 반복적인 멜로디와 변칙적인 멜로디가 어우러져야 비로소 리드미컬한 곡이 완성되는 것처럼 때로는 뜻밖의 흐름도 겪어줘야 일상이 다채로워질 테니. 그래도 다소 황망했던 마음이 아쉽다. 여행도 베테랑이 된다면 작은 사건사고들은 여유로운 마음으로 흘려보낼 수 있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