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에 많은 얘기를 나누거나 오랜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끌리는 사람이 있다. 이성적인 끌림이 아니더라도 인간적으로 알고 싶어지는 사람 말이다.
최근 알게 된 분이 따로 연락이 와 밥을 먹자고 했다. 점심을 먹으며 대화하는 1시간 동안 넓고 깊은 주제에 대해 대화했는데, 그리고 그때 이미 서로가 알았던 것 같다. 앞으로 오랫동안 볼 수 있는 사이인 것을.
살아온 기간 대비 적지 않은 사람을 만나본 입장에서 지위, 돈, 인격, 지성, 그 어떠한 기준보다도 ‘매력’ 있는 사람에게 가장 끌린다.
그 친구와 어떤 사람이 매력 있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내린 두 가지 기준은 ’비합리성’과 ‘비논리성’이다. 일할 때 항상 우리는 논리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한다. 구조적인 사고로 문제를 해결해내고, 논리로 똘똘 뭉친 근거를 찾아 들이대야 한다. 하지만 인간은 감정이라는 코끼리를 이성이라는 기수가 보좌하고 있다. 감정이 무의식 속에 결정을 내리면 이성은 그를 옹호하기 위한 논리와 전략을 만들어낸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방과 협상할 때도 논리에 논리로 맞서면 절대 정답은 나지 않는다. 각자가 가진 논리가 평행하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똑똑하고 냉철한 사람보다 무거운 분위기에서도 유머 한 마디 던질 수 있는 사람이 환호받는 이유도, 매일같이 일에만 매달려 헉헉대는 사람보다 일도 잘하지만 놀기도 잘하는 사람이 더 멋져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습득하기에는 공부보다도 더 큰 노력이 필요해 보이고 어느 정도는 타고나야 하는 것 같다. 그런 부분이 매력을 배가시킨다. 무엇보다도 ‘일’과 ‘성장’에 미쳐있는 환경에서 전혀 반대되는 ‘반전’ 매력은 효과가 탁월하다.
물론 사회에서 맡은 기본 업무를 잘한다는 가정하에 매력은 힘을 발휘할 것이다. 그렇지만 어느 정도 충족이 되었다면 나만의 ‘매력’ 무기들을 열심히 닦아보는 것도 좋겠다. 내 매력 포인트가 얼마나 뾰족하고 다채로운지 생각해보게 되었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