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의 선물
선생님, 00이 영재원 합격했어요!
정말요? 꺄아, 와아, 어머니, 정말 잘 됐어요. 잘 할 줄 알았다니까요!
엄마, 나 선생님이 영재원 시험 보자고 하시는데...
엄마, 저 과학으로 도전해 보려고요
"선생님, 제가 영재인가요? 왜 저에게 영재원 시험을 보라고 권하셔요?"
"음, 너는 영재가 뭐라고 생각하니?"
"어...... . 시험 잘 보고 책 많이 읽고...... ."
"영재는 그것과는 다른 거야. 그리고 영재다, 아니다는 두부 자르듯이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지. 하지만 분명한 기준들이 있어. 신기하지? 딱 구별되지는 않는데 분명한 기준이 있다는 게."
"네, 어렵네요. 음... 바람이나 중력, 감정같은 걸까요? 보이지 않지만 피부로 느껴지고 나뭇잎이 흔들리는 걸 보면 바람이 보여요. 제가 지금 이렇게 서서 선생님과 안정적으로 이야기나누는 것도 중력 덕분인데 보이지는 않죠. 감정도 손으로 잡거나 보이지는 않지만, 아마 지금 제 표정에서 제 감정이 다 드러날 거예요. 그런 걸까요?"
"그렇지. 그런거야. 어떤 때는 네가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하는 일에 얼마나 오래 깊이 집중하는지, 당연해 보이는 걸 당연하지 않게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는지, 황당하고 엉뚱한 말도 안 되는 생각이 아니라 책도 많이 읽고 꾸준히 지식을 쌓아가면서 설명할 수 있는 내용들을 잘 이해하는지, 이런 것들이 다 영재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거든. 네가 영재냐, 아니냐를 시험 결과를 기준으로 생각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떨어져서 기분 좋은 사람이 어디 있어? 선생님도 무서운데."
"네, 저는 제가 거기에 가서 잘 할까 그것도 모르겠어요. 예전에는 그냥 누나가 멋있어 보여서, 중학교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무조건 나는 잘 할 수 있어! 이런 마음이었는데 지금은 겁도 나고 무서워요."
"두려움은 어떻게 대하면 좋을까?"
"...... .잘 모르겠어요."
"선생님은 겁나거나 두려우면 나에게 말해. 야, 너 지금 겁나는구나! 그래, 그럴 수 있지! 괜찮아, 한 번 그 얼굴 좀 보자, 이리 나와봐, 이 겁나게 만드는 녀석아!"
(까르르 웃는 아이)
"그렇게 두려움의 얼굴을 보잖아? 진짜 별 거 아니야. 마주보기만 해보렴. 그것 자체로 대단한 일이거든. 그러면 두려움이 용기로 바뀐다, 신기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