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불었다. 공기는 가볍다 못해 허전하게 느껴졌다.
낮에 눈을 뜨고 밤에 눈을 감는 반복적인 하루 속에서, 문득 생각했다. 그냥 오늘을 좀 붙잡아 두고 싶다고.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저 하현상의 비행을 들으며 걸었고, 머릿속이 복잡한 채로 그 복잡함을 즐겨보고 싶었을 뿐이다.
집으로 바쁘게 향하고 싶지만, 신호에 걸린 차들과 짝을 잃은 왼쪽 에어팟이 발목을 잡았다.
“저 해는 언제 지려나.”
“불편한 신발을 신고 온 내 다리는 내일 멀쩡할까.”
온몸이 찬 공기에 맞서 시리다 못해 감각이 사라지고, 차가워진 물을 마시기가 싫어 마른입 안은 꽤나 텁텁했다.
결국 약국에 들렀다. 감기약 대신 갈근탕을 집어 들었다.
언제부턴가 내 가방엔 늘 타이레놀과 근육통 약이 들어 있었고, 약국은 내게 꽤 익숙한 곳이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