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첫사랑이 나였다면

‘당신’은 누구였을까

by 소소


돈가스를 잘 썰지 못하는 당신을 위해, 나는 기꺼이 팔의 근육과 손끝의 힘까지 신경 쓰며 고기를 정갈하게 썰어냈다.


불쾌한 일이 생긴 당신을 위해, 나는 기꺼이 발표에서도 아껴두었던 나의 가장 고운 목소리를 꺼내어 당신을 달랬다.


보고 싶다고 말하는 당신을 위해, 나는 기꺼이 영양제 몇 알에 의존하며 무거운 몸을 이끌고 만나러 갔다.


속이 답답하다며 추운 길 위에서 엉엉 우는 당신을 위해, 나는 기꺼이 갈근탕을 삼키며 오한을 견뎠고 나의 외투를 벗어 당신의 눈물을 가렸다.


그토록 정성껏 돌보았던 당신은, 대체 누구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