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나의 품에서

by 소소

나는 인생 처음, 나를 위해 따뜻한 온기를 잃지 않으려 했다.

하지만 누군가의 체감 온도는 현저히 낮았을지도 모른다


이제야 나로서 나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했지만,

그렇기에 누군가가 자신의 존재에 갈피를 잡지 못한다면

단순히 내 어깨를 내어주는 방법이 아닌

덤덤히 내 삶을 공유할 용기가 생겼다.


대단한 업적을 이루어서가 아니라,

이제는 나도 나를 응원하기 시작했기에 생긴 용기다.

겁이 많아 매번 다른 이들의 온기를 반기곤 했지만,

이제는 나의 품이 따뜻하다.


온전히 내 힘으로 나를 사랑한 것이 아닌,

모두의 힘이 더해져서

올해도 나는 어느 누군가에게 깊은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마냥 ‘잘 되고 싶다’라는 다짐과 달리,

작년 나는 어릴 적부터 하고 싶었던 것들을 위해

적지만 키워나가기 충분했던 시기 속 나의 업적들을

쉽게 버렸다.


돈, 시간, 체력, 그리고 마음을 온전히 그곳에 쏟았다.

혼자 넘어지고 긁혀도 티 내지 않았고,

결과 따위는 바라지 않았다.

오로지 미련과 후회가 싫어 한 도전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나에게 가장 의미 있는 해가 되었다.


아직도 그 순간을 곱씹으며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드러내지 못하는 나의 버팀목이지만,

덕분에 0으로 돌아간 나 자신을 기특히 여기며 응원한다.


누군가의 시선을 의식하며

나에게 온갖 것들을 덕지덕지 붙이려 바빴지만,

결국 그건 내가 아니었다.

모든 짐을 덜어낸 지금의 내가 좋다.


과거, 누군가에게 쓴소리를 듣거나

삶이 술술 잘 풀린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꽤나 표정으로 자격지심을 드러냈던 내가 있었다.

현재의 나는 비교적 기쁜 마음으로 축하를 전하고,

아직 다소 두렵지만

가볍게 지적을 받아들인다.


자존감이 낮아진 걸까,

스스로를 안쓰럽게 바라본 적도 있었지만

부정할 필요는 없었다.


막연히 ‘잘 되고 싶다’라는 다짐도 좋다.

하지만 모두가 현재 그냥 먹고 싶은 것을 먹고,

가고 싶은 곳에 가는 것도

소소한 꿈을 이룬 게 아닐까.


나름 열심히 살아온 한 해를 보내려니

슬픔이 가득했지만,

올해는 시원섭섭하게 잘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

아쉬움도, 찜찜함도 없이

정말 잘 보내줄 확신이 있다.


내 주변 사람들은 단순히 나에게 드러내지 않을 뿐,

부정이나 탓도 하지 않는다.

어쩌면 나와 달리 선한 마음을 지닌 그들 덕에

내 인간관계를 풍족하게 할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숫자에 불과하지만, 나는 그들에게 무언의 힘을 얻고 있을지도 모른다.

묵묵히 본인 길을 나아가는 그들 덕에

지금의 나를 글로 설명할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들도 준 만큼 받아가길,

비교적 편안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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