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가수의 콘서트에 다녀왔다.
그는 공연 중, 그 기간에 써 내려간 글을 하나 읽어주었다.
보노보노의 한 장면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다.
조개껍질인지, 돌멩이인지
어떤 형체가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이야기였다.
떨어졌지만 괜찮다고 했다.
형태가 남아 있으니까.
그대로여도 괜찮다고.
그의 일기 같은 문장을 들으며
많은 사람들이 위안을 받았을 거라 생각했다.
아니, 아마 나도 그중 하나였을 것이다.
나는 사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지 않는다.
캐릭터에 감정을 온전히 실어보지 못하는 편이라서.
그런데도 그날의 콘서트는
유난히 따뜻하게 남아 있다.
내가 나이가 들어서인지,
아니면 주변도 함께 나이를 먹고 있어서인지,
요즘은 연말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특별하면 좋겠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우리가
특별함의 기준을 너무 크게 잡아둔 채
살고 있는 건 아닐까.
형태만 남아 있어도 괜찮다는 말처럼,
그대로인 날들도
충분히 괜찮은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