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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럴수있지 Feb 08. 2024

돈공부를 시작해야겠습니다

베짱이가 되고 싶지 않아요


“로미 엄마는 집에서 놀아요?”

라는 말이 손톱의 거스름처럼 박힌 날이 있었다

찔렸을 때는 잘 모르고 있다가 기분 나쁘게 계속해서 신경 쓰이는 느낌이다.


‘내가 진짜로 노는 건가’

내가 ‘집에’ 있기는 한데 이게 정말 ‘노는’ 건가

돈을 벌지 않으면 ‘노는’ 건가

나를 안쓰럽게 혹은 능력이라는 게 없어서 집에 있는 거라고 지레짐작하는 생각이 느껴진다

할머니, 지금 자랑하시는 댁의 며느리와 같은 회사를 다니다가 자의로 그만두었습니다

라는 애꿎은 말만 눈빛으로 오백번은 더 말했다


나는 왜 할머니에게 당당하게 무언가를 말하지 못했을까




집에있기로 한건 내 선택이다

아이와 내 가족, 무엇보다 나에게 집중하기 위해 나는 회사를 그만두는 ‘선택’을 했다.

어떤 상황이나 주변의 고리타분한 말들 때문이 아닌 내 인생의 설계를 내가 스스로 한 것이다.

아이가 있는 가족을 원했고, 그렇게 되었다.

그리고 (나에게는) 그 어떤 것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다른 차원의 행복을 받고 있다.

어느 날은 아이의 눈빛, 씰룩거리는 입술, 조막만 한 손으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벅차올라 눈물이 나기도 했다.

(나로서는) 이 행복을 온전히 즐기기 위한 선택을 한 것이다.


그런데 이건 지금 내가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당장 지금만 즐기는 하루살이 같은 선택이 될 수도 있고, 내 인생 무수히 많은 선택 중 가장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

경제적인 창출은 없이 당장 지금만 좋은 시간을 보내고 후에 큰 지출이 필요하거나 아이의 교육비는 커지고 나의 노후가 든든하지 않게 된다면 이 얼마나 베짱이스러운 생각인가. 

물론 퇴사할 때 나의 생각은 집에 있으며 경제적 창출을 하는 엄마였다.

하지만 게으름과 나태함은 왜 그리도 달콤한지 

나도 모르게 베짱이로 변하고 있는 중이라 그 할머니에게 당당하게 말하지 못한 걸까



어느 날 아이가 아침에 눈 비비고 일어나 물었다.


“아빠는 왜 매일 일하러 가요?”

“열심히 일하고 돈을 벌어야 우리 함께 맛있는 것도 먹고 로미 장난감도 사줄 수 있는 거야”

“그럼 엄마도 일해서 돈 벌어요!!(해맑)”

“(당황) 어어.. 그럼 엄마가 로미랑 못 놀아주는데 괜찮아?”

생각보다 어린 나이의 공격이다

“음.. 그럼 나 잘 때 엄마가 돈 벌면 되지! ^^”


안 그래도 아이에게 경험시켜 주고픈 것들은 많은데 가격에 놀라 씁쓸하던 차에 해맑은 아이에게 뼈를 맞았다.

제대로 맞았다.

그리고 그게 정답이다.



자, 이제 어떤 방법으로 돈을 벌어 나와 우리 가족을 지키는데 힘을 보탤 것인가

나도 모르게 취업사이트를 보다가 이건 아니지 싶어 덮었다. 절대적인 조건은 그동안만큼의 아이와의 시간이 보장되고 앞으로 적어도 30년은 꾸준히 경제적 창출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요즘 매일 아침에 적는 ToDoList의 마무리는 항상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다. 종이에 까만 글자 몇 글자를 적는다고 무슨 판타지 영화도 아니고 당연히 답이 떠오르진 않는다




그래서 요즘 나는 ‘돈 공부’를 하기로 했다.

주전공 경제학에 부전공 경영학, 회계공부를 했던 엄마는 민망하게도 기본적인 돈 공부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론이 아닌 진짜 내 수중에 들어오는 돈에 대해 공부를 해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 거지

뭘 공부해야 하는 거지

일단 성공한 사람들이 추천하는 경제책을 닥치는 대로 읽을 예정이다. 

꽤 많이 쌓이면 언젠간 도움이 되겠지.

계속해서 고민하고 공부하고 그렇게 될 거라고 믿으면 

언젠간 나도 모르게 답을 따라가게 되더라 

나는 회사 다니는 엄마 말고 돈 버는 엄마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집에 있는 엄마여도 겨울에 얼어 죽지 않는 개미 같은 베짱이가 되고 싶다.


나 자신아 파이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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