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같은 사람이 좋다

by 키작은 울타리

꽃과 풀이 모여 살아 살아서 가는 곳이

거인의 발길로 곤충들이 분주하다.


뱀이 사시 눈을 떠 훔쳐보며 지나가고

개미와 두더지가 싸움판을 벌이는 그곳은 담장이 없다.


내 색깔과 내 얼굴과 닮은 구석 하나 없어도

서로가 온 곳을 묻지 않는다.


새끼줄을 치고 경고 푯말이 보초를 선

연병장에 정렬한 군인 같은 꽃보다

나는 소문 없이 피고 지는 들꽃이 좋다.


바람 불면 스치는 누구와도 어깨동무할 수 있는

그런 들꽃 같은 사람이 나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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