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피는 꽃

부표가 있는 바다

by 키작은 울타리

부표는 제 몸과 연결한 줄을 수면 아래로 내려 보내고

성난 바람에 바다가 할퀴어도 물 위를 떠나지 않았다.


나는 주렁주렁 줄에 매달린 어린 굴처럼 물속에서 자랐다.

겨울 물속은 따뜻했고 거친 풍랑은 기를 펴지 못했다.


내 몸집이 커갈수록 부표는 점점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어른이 되고 물 밖으로 올라오고 나서야

부표의 얼굴에 핀 검버섯과 몸 곳곳에 난 해진 상처를 보았다.


바다가 아름다운 것은

날마다 몸을 풀어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해가 있어서일 뿐일까.

제 몸이 물속으로 끌려들어 가도 줄을 놓지 않고 버티는

엄마의 하얀 눈물꽃이 피어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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