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도 사는 나무

나무의 일생

by 키작은 울타리

뿌리가 잘려나가

잎을 키우지 못하는 나무는

조각조각 쪼개져

비가 들치지 않는 곳에 서로 등을 맞대고

바람길을 내어 눕는다.


목말라야 한다.

세상에 온기를 주기 위해

몸속 남겨진 수분을 바짝 말려야 한다.


바람이 수없이 지나간다.

속살까지 갈라지는 시간을 견디고 나서야

제 몸이 불타는 마지막 순간

연기 없이 타올라 고운 재를 남긴다.


나무는 한 줌 재가 되어

바람에 실려 강을 건너고 들녘을 여행한다.

그리고 머문 자리에서 꽃이 피어난다.


사진2).jpg
사진2)-1.JPG
사진2)-2.jpg
사진2)-3.JPG


작가의 이전글바짓가랑이에 딸려 온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