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 유튜브 알고리즘에는 '장항준' 감독과 '단종'에 대한 영상들로 꽉 차있다. 이게 다 <왕과 사는 남자> 때문이다.
<왕과 사는 남자>에 대한 관심은 장항준 감독의 천만 영화 공약에서부터 시작됐다. 장 감독은 라디오에서 <왕과 사는 남자>가 천만 관객을 이끌 경우 성형, 개명, 귀화 등을 하겠다는 공약을 걸었다. 천만 관객은 정말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었기에 할 수 있었던 터무니 없는 공약이었다. 그런데 세상에나 맙소사. 영화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더니, 진짜 천만 영화가 되어버린 것이다!
<왕과 사는 남자>는 미국에서도 일부 영화관에서 개봉을 했다. (한인이 많은 지역) LA 한인타운에서도 <왕과 사는 남자>가 상영 중이었고, 천만 영화이니 만큼 꼭 영화관에서 이 영화를 보고 싶었다.
다들 같은 마음이었을까. 영화관에는 한인 교민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 영화관은 평소 소수의 직원으로 운영되고 있던 터라 갑자기 밀려든 관객들에 통제가 안되는 상황이었다. 이게 대체 얼마만의 풍경인지, 복잡한 영화관 환경에 짜증이 날 법도 했지만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나왔다.
다들 한 마음으로 이 영화를 응원하고 있구나 싶어서.
게다가 비운의 왕인 '단종'을 소재로 하는 이 영화를 관람하는 행위가 마치 애국심을 발현하는 일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단종을 추모하는데 동참하는 일 같고, 한국 영화를 살리는데 일조하는 것만 같아서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직접 발걸음한게 뿌듯했다.
최대한 스포에 노출되지 않은 채로 영화를 봤기에, 영화는 생각보다 더 재밌고 슬펐다. 특히 배우 유해진과 박지훈의 연기가 일품이어서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자고로 배우가 연기를 잘해야 작품에 몰입할 수 있다. 배우가 연기를 한다는 걸 인지하게 되면 그 모든 게 연기같아서 작품에 빠질 수가 없게 된다. 이 영화에 나온 모든 배우들이 연기를 잘해서 그게 참 마음에 들었다.
<왕과 사는 남자>가 11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면서 죽어있던 한국 영화계에 생명수를 수혈해줬다. 이 기세를 따라 더 많은 대박 한국 영화가 나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