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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ris Seok Dec 25. 2020

크리스마스에는 '로맨스 영화'지

캘리포니아를 배경으로 한 크리스마스 영화

크리스마스 시즌만 되면 괜시레 마음이 설레고 11월부터 캐롤을 듣는 사람이 있는지. 바로 나야나!!


11월부터 연말의 기운은 성큼 삶으로 들어온다. 출퇴근하는 차 안에서 캐롤을 들으며 흥얼거리고, 찬 공기 속에서 겨울 냄새를 느낄 때, ‘아, 이번에도 겨울이 왔구나. 한 해가 이렇게 지나가는구나’하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어릴 땐 추운 겨울이 참 싫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이가 들어가며 겨울에만 느낄 수 있는 그 감성이 좋다. 이를테면 창 밖은 눈이 오고 온 세상은 꽁꽁 얼 듯 추운데, 난 포근한 집 안에 소파에 앉아 고구마와 귤을 먹으며 영화, 드라마, 예능 영상을 보는 일은 상상만으로도 잔잔한 행복을 준다. 



게다가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오면 크리스마스를 소재로 한 달달한 로맨스 영화가 보고 싶어지기도 한다. ‘러브 액츄얼리’ ‘로맨틱 홀리데이’는 나의 크리스마스 시즌 최애 영화이자 매년 되풀이해서 보는 영화이기도 하다. 나뿐 아니라 크리스마스 로맨틱을 즐기고자 하는 많은 동년배 여성들도 이 영화들을 애정하고 있으리라 장담한다. 영화를 보면서 현실세계 보다 훨씬 더 '크리스마스' 느낌이 가득한 또 다른 세계를 대리만족하기 위해.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어떤 영화를 볼까 넷플릭스를 이리저리 배회하는데, 넷플릭스의 추천 알고리즘덕에 한 영화를 발견했다. 바로 '캘리포니아 크리스마스' 



내가 살고 있는 '캘리포니아'를 배경지로한 크리스마스 영화가 색다르다 싶어 이 영화를 택하게 됐다. 그 다음 이유로는 남주의 외모다. 아무래도 로맨스 영화에서 남주의 외모가 수려해야 주인공들의 로맨스에 집중할 수 있게 되는데 '캘리포니아 크리스마스'는 남주가 굉장한 훈남에다가 여주도 매력적인 얼굴이다. 당연히 클릭을 누를 수 밖에. 



그런데 이 영화, 어딘가 심상치 않다. 배경이 농장이다. 캘리포니아 대표 도시들(샌프란시스코, LA)이 아닌 농장이 이 영화의 배경지. 다른 평범한 '크리스마스' 영화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 농장을 택한 걸까. 




(여기서부터는)*스포금지*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고, 뻔한 구석이 있다. 어머니의 사업체에서 일하며 '재벌 아들'로 인생을 즐기며 살아온 남자 주인공 '조셉'은 크리스마스 이전에 한 농장을 매입하라는 어머니의 지시를 받고 농장으로 가게 된다. 농장을 팔지 않겠다고 버티는 농장주를 설득하기 위해 한 농장을 찾아간 남주는 농장주인 여주 '캘리'와 마주하게 된다. 



캘리는 조셉을 새로 오기로 한 농장 일꾼 '매니'로 착각하고, 조셉은 '매니'인척하며 그렇게 농장의 일꾼으로 변장하게 된다. 캘리는 아픈 엄마와 여동생 해나와 함께 농장을 이끌며 살아가고 있는 캐릭터로 사고로 숨진 아버지와 전 약혼자와의 추억을 잊지 못해 농장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캐릭터다. 



그렇게 만난 남주와 여주. 그러다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 전형적인 로맨스물의 이야기 구조를 띠고 있어서 살짝 맥이 빠지긴 했다. 하지만 남주, 여주의 성장 서사가 곁들여져 있다는 점에서 마음에 들었다. 여주가 농장을 팔고 재벌 아들 남주와 사랑을 이어가는 신데렐라 스토리식 결말이 아닌, 여주의 농장에서 와인을 만들어 남주와 새로운 사업을 일구어 가는 결말이라서 좋았다. 



게다가 두 주인공의 케미가 워낙 좋아 킬링타임용 로맨스 영화로는 손색이 없었다. 


영화를 본 후 검색을 통해 추가적으로 알게된 사실은 남주 '로런 스위카드'와 여주 '조시 스위커드'가 실제로 부부사이였다는 사실! 어쩐지 영화에서 두 사람이 서로 바라보는 시선에서 꿀이 떨어지더라니, 실제 부부였던 것이다. 영화를 보지 않은 이들에게 부부가 찍은 찐 로맨스 영화라는 점에서 이 영화를 봐야할 이유가 하나 더 추가된 셈이다. 




로런 스위카드의 인스타그램에 들어가보니, 이들 부부는 영화에서보다도 실제 생활에서 더욱 달달한 커플이었다. 그가 포스팅한 대부분의 사진에서 아내를 향한 사랑이 느껴져서 영화를 볼 때 보다 마음이 더 간질간질해졌다고나 할까. 개인적으로 실제 부부, 연인이 주인공을 한 작품을 선호하는데, 그 진짜 사랑이 영상을 뚫고 나와 나에게까지 전염되기 때문이다. 


재채기와 사랑은 숨길 수 없는 법, 영화도 예외는 아니다. 



이밖에도 넷플릭스에 '로맨틱 크리스마스 영화'를 검색하면 엄청나게 많은 영화들이 리스트에 올라와 있다. 과거에는 크리스마스 영화를 일일이 찾아가며 다운로드를 받곤 했었는데, 넷플릭스 덕에 영화 선택권이 폭넓어지고 시청이 쉬워졌다. (개인적으로 넷플릭스 로맨스 영화 중 '키싱부스'를 최고로 꼽는다. 정말 설렌다)


크리스마스 영화 한 편으로 코로나19 시기 더욱 적적한 마음 한 편이 채워지진 않는다. 

오늘밤에도 한 편 더 시청할 예정. 어떤 영화를 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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