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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Oct 05. 2021

비오는 날 독서, 시간에 날개를 달다

비가 내렸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커피가 당기고 책도 당긴다.

오늘 내가 픽한 책. 분위기와 어울리지는 않지만 벼르고 벼렀던 책을 후딱 읽었다. 


<수학 잘하는 아이는 이렇게 공부합니다>

 워낙 베스트셀러인데, 내용도 내용이지만 일단 제목부터 꼭 읽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든다. 한마디로 20년 넘게 학원에서 수학을 가르친 저자가 수학 잘하는 비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가 알려주는 비법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해답지를 보지 말고 혼자서 풀라는 거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혼자 푸는 습관을 들이는 게 수학을 잘하는 가장 중요한 비법이란다. 덧붙여, 선행보다는 심화를 강조하였고, 독서를 수학 공부보다 더 중요하게 보았다. 


학년별로 어떤 문제집을 풀어야 하는지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서 초등부터 고등학생까지 두루 활용하기에 알맞다. 오랜 기간 학원에 근무하며 초등학생부터 재수생까지 두루두루 가르치셨던 분이라 학원의 문제점 등을 솔직하게 알려준다.


저자는 모든 게 아이의 공부 위주로 집안의 대소사가 돌아가야 한다고도 말한다. 그렇게 자란 아이가 상위권 대학에 갈 수 있다고. 현실적으로 맞는 이야기일 테지만 우리 집안 분위기와는 완전히 달라서 살짝 불편하기도 했다. 아니, 불편한 게 아니라 찔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우리 집안 분위기는,, 음,, 솔직히,, 자유로운 게 지나친 면이 있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게 아니라면 대부분 아이가 선택한다. 학교든 학원이든.. 


이 책의 저자는 초등학교 때 수학 시험이 너무 쉬운 걸 꼬집고 있다. 그래서 부모들은 아이가 수학을 잘하는 줄 착각한다고. 그러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아이의 수학 점수를 받아보고는 멘붕이 된다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수박 겉핥기 식의 내용이 아니라 수포자가 되지 않는 법, 수학학원 선택 요령 등 꽤 깊이 있게 훑어주고 있어서 읽을거리가 풍성하다. 제목이 다한 책이 아니라 제목도 한몫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아이가 문제풀이나 선생님의 설명 없이 혼자서 풀어야 한다면, 학원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서 공부해야 한다는 말일까? 아니면 다니는 학원에다 이렇게 해달라고 요청해야 하는 걸까? 저자 쌤이 가르치는 학원에 가지 않는다면 당장 실천하기는 힘들 듯싶다. 다만 아이가 아직 어리다면 해답이나 설명 없이 혼자서 풀어가며 문제해결력을 기르도록 부모가 지도해 줄 수는 있을 듯하다. 


자녀교육서를 볼 때 유의하면서 살펴보는 나만의 관점이 있다. 부모에게 죄책감이 들게 하는 책은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모라는 사람들은 아이가 조금만 삐거덕거리면 스스로를 탓하기 마련인데, 그런 감정을 부추기는 책은 자녀교육서로서 소임을 다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 이 책은 적어도 죄책감이 들게 하지는 않는다. 문장도 매끄러워 후딱 읽었다. 비오는 날에 책 읽는 속도가 더 빠르다고 느끼는 건 나만의 착각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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