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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Jun 14. 2021

책을 쓰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이것'!

책을 쓰고 싶지만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고 막막한 느낌이라면 출간기획안을 만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나 역시 책을 기획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기획안을 작성하는 것이다. 기획안을 쓰기 위해 자료를 찾아보고 기존에 나온 책을 찾아보는 과정을 거치면서 이미 비슷한 책이 나와 있거나, 유사 책들의 판매지수가 너무 낮은 것을 발견했을 때는 기획안을 쓰는 단계에서 포기하거나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뭐, 내가 낸 책이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적은 없지만, 그래도 출판계 밥 오래 먹으면서 알지 않으려고 발버둥쳐도 저절로 알게 된 내용을 풀어보려고 한다.

출간기획안을 썼다 하더라도 책을 출간하기까지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기획안은 몇 번의 수정을 거친다. 저자를 섭외하고 미팅하고 집필을 하면서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다른 방향으로 바뀌기도 하지만, 그래도 기획안을 쓰는 이유는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함이다.

출간기획안에는 기획의도, 이 책의 콘셉트, 책의 내용, 독자 타깃, 홍보 및 마케팅, 경쟁도서 등의 내용이 들어가면 된다. 기획의도에는 이 책을 왜 쓰려고 하는지, 이 책과 관련된 시장은 어떤지, 이 책이 출간되면서 앞으로의 시장은 어떻게 바뀔 수 있는지 등을 적는다.

사실 나는 책의 콘셉트(콘셉트라고 쓰는 건 참 어색하다. '컨셉'이라고 써야 할 것만 같지만 그래도 출판계에서 오랫동안 밥을 먹었으니 콘셉트라고 쓰는 걸로^^)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의 개성을 고스란히 보여줄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책의 콘셉트를 잘 잡은 책으로 <걷는 사람, 하정우>를 꼽고 싶다. 하정우라는 연예인의 삶을 '걷는 사람'으로 뽑아낸 건 기존의 연예인 책과는 확실히 다른 결을 보여준다. 편집자라면 이 책을 편집한 이연실 님이 쓴 책 <에세이 만드는 법>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책의 내용에는 차례를 정리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보통은 4~6장 정도로 나누고(물론 정해진 건 아니다. 2장으로 나누어 써도 되고, 3장으로 쓴다고 해서 누가 뭐라 할 사람 없지만 난 주로 4~6장으로 하는데, 정돈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다른 내용의 장을 그 정도는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에 따른 세부 내용을 적어본다. 물론 처음부터 완벽하게 차례를 쓸 수는 없고, 또 글을 쓰다 보면 더 추가하기도 하고, 삭제해야 할 수도 있다. 그래도 차례를 잡아보면 어떤 내용의 글을 쓸 건지 스스로 정리를 하게 된다.

독자 타깃을 정하는 건 마케팅을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너무 넓게 잡아서 모든 사람들이 다 보게 하겠다는 욕심을 빼고, 이 책을 가장 잘 읽을 만한, 꼭 필요한 독자층을 정하는 것을 추천한다. 주먹보다는 가위가, 가위보다는 송곳이 더 예리하게 파고드는 법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핵심 독자층과 서브 독자층으로 나누어 쓰는 것도 좋다.

홍보 및 마케팅은 보통 출판사에서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지만, 저자가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 보고 출판사에 제안함으로써 열일하는 저자라는 인상을 심어주는것도 중요하다. 다만 온라인서점 배너 광고, 키워드 검색 광고 등 출판사에 부담이 갈 수 있는 것보다는(온라인서점에 키워드광고 하는 데도 일주일에 백만 원 이상이 들고, 배너 등 패키지 광고는 몇백만 원이 기본이다) 저자가 홍보나 마케팅을 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정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도서관 저자 강연 등을 제안해 볼 수도 있고, 만약 SNS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라면 SNS를 활용한 홍보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경쟁도서는 온라인서점에 검색 몇 번으로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집필하려는 원고와 비슷한 책이 있다면 그 책을 꼼꼼히 살펴보고 장단점을 파악해서 내가 쓸 책에 적용한다. 자신이 쓰려고 하는 책과 흡사한 책이 나와 있을 때는 책의 방향을 바꾸거나, 독자층에 변화를 주는 방법도 있다. 이때 수많은 경쟁도서 가운데 내 책만의 차별성을 강하게 어필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