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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Dec 07. 2021

'종이잡지클럽'에 가면 사장님이 잡지를 골라줍니다^^

오늘 합정동에 있는 '종이잡지클럽'에 다녀왔다. '디지털이 난무하는 시대에 웬 종이잡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합정동 1호점에 이어 제주에 2호점을 오픈했고, 을지로에 3호점을 계획 중이라고 한다. 합정동 골목에 위치한 종이잡지클럽 입구 간판이 주인의 감각을 느끼게 한다. 


"이런 시대에 종이잡지를 

읽는다는 건 좀 촌스럽긴 하죠."


이건 뭐, 대놓고 촌스럽다고 하니 뭐라고 타박할 수가 없다. 


공간은 크지 않지만, 잘 배열된 잡지와 적절한 조명, 소파 두 자리와 탁자 몇 개가 조화롭다. 입장하면 사장님(네 분이 동업하는 거란다)이 처음 오는지 물어보면서 가격을 안내한다. 일일권은 5천 원, 3개월 동안 아무때나 머물 수 있는 건 2만5천 원이다. 일일권을 끊으려고 했더니 계산은 나가면서 하는 거란다. 그러면서 좋아하는 잡지가 있는지 묻는다. 이런 질문은 생각 못했기 때문에 잠시 머뭇거리다 "인이나 페이퍼를 좋아해요."라고 말했다. 


국내 잡지가 대부분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외국 잡지가 많다. 디자인 감각이 뛰어난 <BRAND>를 보니 눈이 즐거웠고, <tmrw>, <frankie>, <WE SEE>, <라키비움J>, <Achim> 등 처음 접한 것들을 보았다. 잡지를 보고 싶기도 했지만, 책을 내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글을 만나고 싶었기에 꼼꼼히 읽다 보니 시간이 후다닥 지나갔다. 


한참 보고 있는데, 사장님이 내가 좋아하는 잡지 <INN>과 비슷한 취향의 잡지 <AROUND>, <EAST> 등을 여러 권 가져오셨다. 입구에서 좋아하는 잡지를 물어보셨던 이유가 있었던 거다(아, 감동이다~). 


세 시간 못 되게 머물렀는데, 중간에 사장님이 잠깐 나갔다 오신다고 하셔서 내가 종이잡지클럽을 지키고 있는 게 되고 말았다. 나 혼자 있어도 괜찮냐고 물었더니 문제없다고 쿨하게 대답하시는데 왠지 모를 익숙함이랄까 친밀함이랄까 뭐 그런 게 느껴졌다. 


사장님이 권해주신 잡지를 반도 못 보고 나와야 했는데, 계산을 하는 동안 사장님이 어떻게 알고 방문했냐는 질문으로 시작해서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다. 과하게 물어보지 않으면서도 적당한 관심과 배려로 대화를 이끄는데, 참 좋았다. 책을 만들 거라고 했더니 어떤 분야로 만들지 묻고 관련 잡지를 권해주었는데 또 감동. ^^


들어올 때는 일일권을 끊을 생각이었으나 아직 다 보지 못한 잡지도 많고 이런 공간이 좋기도 해서 3개월 무료권을 끊고 말았다.^^ <돈트패닉>이라는 종합 컬처 매거진이도 받았다. 


나는 책은 잘 안 사도 좋아하는 잡지는 구매하는 편인데, 계속 사고 싶은 잡지 리스트가 늘어나서 좋다. 언젠가는 나도 종이잡지를 만들어야겠다. 재밌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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