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3자 주주연합이 한진칼의 신주인수권증서 공개매수에 성공했다는 기사다. 지난 달 23일부터 한진칼 신주인수권을 공개매수했으며 3자 주주연합은 120만주를 확보했다. 3자 주주연합이 신주인수권을 모두 주식으로 확보하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우호지분을 앞서게 된다. 내년에도 경영권 분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개매수'란 주식의 매입기간 가격 수량 등을 미리 제시하고 불특정다수인을 상대로 매수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공개매수의 경우 장외에서 주식을 양도하는 것이므로 주식 양도소득세 신고납부의무가 발생한다(만약 주식소각, 감자 등 의제배당에 해당할 경우에는 배당소득으로 과세됨).
또한, 증권거래세의 경우 장내에서 양도시에는 0.25% 세율로 원천징수되나 공개매수는 장외거래이므로 0.45% 세율로 원천징수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했을때 상황에 따라 공개매수보다 장내에서 매도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도 있으니 미리 실익을 따져보는 것이 좋겠다.
아래 기사는 18일자로 '서울경제'에서 보도한 기사이다.
3자 연합 '한진칼 워런트' 확보...조원태, 백기사 찾는다
입력2020-08-18 17:39:13
수정 2020.08.18 17:39:11
박시진 기자
한진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3자 주주연합이 한진칼의 신주인수권증서(워런트) 공개매수에 성공했다. 3자 주주연합이 신주인수권을 모두 주식으로 확보한다면 한진칼 지분율이 50%에 가까워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우호지분을 앞서게 된다. 3자 연합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참패한 만큼 추가 지분 확보를 통해 내년 주주총회에서 이사진 확보 등을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우호세력을 늘려 경영권 방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3자 주주연합은 최근 한진칼 신주인수권 120만주를 확보했다. 3자 연합은 지난달 23일부터 전날까지 한진칼 신주인수권을 공개매수했으며 투자자들이 284만주를 매도하겠다는 의사를 보이며 흥행에 성공했다. 3자 연합이 확보한 120만주의 워런트는 미행사 워런트의 3분의1에 해당한다.
현재 3자 연합이 가진 지분율은 45.23%다. 신주인수권 1주당 발행회사 주식 1주를 사들일 수 있는 것을 감안해 주식으로 모두 전환할 경우 3자 연합이 보유한 지분은 46.71%까지 늘어난다. 현재 조 회장의 우호지분(43.83%)을 앞서게 될 뿐만 아니라 BW를 가진 투자자들이 신주인수권을 모두 행사할 경우 조 회장의 우호지분은 39%대까지 떨어지게 된다. 양측의 지분율은 6%포인트까지 확대될 수도 있다. 3자 연합은 신주인수권의 공개매수 가격을 비싸게 내걸며 공격적으로 지분율을 확대했다. KCGI가 내세운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2만5,000원으로 신주인수권이 거래되기 시작한 지난달 16일 이후 최고가(2만3,500원)보다도 6.3% 높은 가격이다.
업계에서는 지분율을 높인 3자 연합의 다음 행보가 관심이다. 당초 지난 정기주총에서 패배한 후 지분을 늘려 임시주총을 열 것으로 예상했지만 여론을 의식한 3자 연합은 장기전으로 방향을 틀었다. 확실한 우군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임시주총을 개최하더라도 실익이 없는 만큼 꾸준히 세력과 지분을 늘려 내년 정기 주총을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한진칼의 주력계열사인 대한항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흑자전환에 성공한 점도 3자 연합의 공격적 지분확보의 이유 중 하나다. 대한항공이 실적 개선에 성공한 만큼 한진칼의 주가도 상승 여력이 있어 투자 가치도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4분기 화물사업 호조 등의 영향으로 1,4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1조6,90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4%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화물운임 상승 등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대한항공은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이 예상되며 한진칼의 주가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에서는 조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우호 세력을 확보하기 위해 ‘백기사’를 찾아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 회장은 현재 미국 델타항공과 GS칼텍스·한일시멘트 등과 손을 잡고 우호세력을 구축하고 있다. 카카오 역시 3월 주주총회에서는 조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되는 의결권을 행사했으나 최근 지분을 모두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의 편에 섰던 국민연금도 7%대의 지분율에서 3월 2.9%까지 낮추는 등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소수 지분이라도 3자 연합과의 격차를 줄여줄 백기사를 확보하거나 기존의 우군이 지분을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또한 대한항공의 일부 사업부를 매각하는 대신 인수자가 한진칼의 지분을 사들여 우호세력으로 편입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KCGI가 “알짜 사업부에 대한 인수 우선권 제공을 통해 현 경영진 측의 우호지분을 확보하고자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라면 진상규명에 나설 것”이라고 반발한 것도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한진칼 관계자는 “아직 내년 3월 주총 등과 관련해 정해진 바 없다”고 답했다.
한편 조 회장은 지난달 16일과 이달 14일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400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조 회장은 이를 활용해 상속세를 납부하고 진에어의 유상증자에도 일부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상속세 600억원을 5년간 분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