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제시어 받아 글쓰기
기획: 사부작 대리
참여: 사부작 대리
방법: 참여자가 제시어를 던지면 받아다가 글로 씁니다.
제시어: 녹
제목: 녹슨 사이
끼익- 끼이익-
고 씨는 장을 보고 녹슨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오른발을 굴릴 때마다 끼익- 하고 자전거가 앓는 소리를 냈다. 저기 집이 보였다. 자전거를 아무렇게나 걸쳐두고, 앞에 달린 바구니에서 에코백을 꺼내 들었다. 그러자 기다렸단 듯이 톡톡- 하며 가랑비가 떨어졌다.
"개 같은."
서둘러 들어가려다가 문득, 덩그러니 남겨져 비를 맞고 있는 자전거가 보였다.
처음 샀을 땐 이러지 않았다. 누가 훔쳐 갈까 봐 자물쇠도 걸고, 도둑비 맞을까 봐 집 안으로 모셔놓기도 했던 자전거. 지금 보니 군데군데 녹이 슬어 형편이 없다. 녹을 제거하는 약품 같은 게 있었던 것도 같은데.
'...귀찮네.'
고 씨에겐 더 이상 애정이 없다.
집으로 들어서자, 아내가 주방에서 밥솥 뚜껑을 열고 갓 지은 밥을 휘적거리고 있었다. 그게 뜨거운지 한 번씩 쓰읍- 거리기도 하고 손을 바꿔 주걱을 잡기도 했다.
고 씨는 신발을 벗고 에코백을 대충 내려두고는 말했다.
"여보, 퇴근하고 온 사람한테 이런 거 시켜야겠어? 씻고 나갔는데 비만 맞고 왔잖아."
고 씨에겐 더 이상 애정이 없다. 그래서 아내가 녹슨 줄을 모른다.
아내는 행여 북받쳐 글썽거리는 눈을 들킬까, 밥솥에서 올라오는 증기 뒤로 엉거주춤 얼굴을 가렸다.
흐릿한 눈망울을 몰래 훔쳐내고 나니, 괜히 갓 지어 윤기 나는 밥알들이 고와 보였다.
퇴근 직전에 대뜸 제시어를 받았습니다. 번쩍- 하고는 한 편의 시가 먼저 떠올랐습니다.
제목: 참여자
참여자는 좋겠다.
그냥 던져보면 되니까.
저번 참에는
사진 보고 글 쓰자며
4개를 던져 주길래
저녁 내내 써서 올렸더니
ㅇㅋ 2탄 갑시다! 하며,
4개를 더 던져 줬다.
조금 힘들었다.
녹을 했으니
넋이든 낙이든
또 던질테지....
아, 참여자는 좋겠다.
-철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