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트라이애슬론 후기
‘오늘은 아내와 아이가 안 오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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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바퀴째 수성못 둘레길 산책로를 달리면서 문득 생각했다. 예보와 달리 아침부터 계속 비가 내린다. 그것도 점점 더 많이. 바람도 많이 분다. 비를 피해 가며 아빠와 남편의 운동 경기를 응원하기엔 날씨가 너무 추운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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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마치고 바꿈터에서 휴대폰을 찾아 전화나 서둘러해 봐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 시계를 봤다. 수영 출발 때 스타트 버튼을 눌렀던 GPS 워치의 시간은 2시간 6분을 지나가고 있었다. 비를 맞으며 달리는 것과 더불어 기분이 착잡했다. 오늘 나의 목표는 2시간 10분 이내. 아직 한 바퀴를 더 뛰어야 한다. 수성못 산책로 한 바퀴는 대략 2km이다. 목표 달성 실패를 눈으로 확인하며 계속 달려야 하는 마음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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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1.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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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전 수영 웜업은 참석하지 않았다. 그 어느 곳보다 수성못은 익숙한 곳이다. 레인과 부표를 따라 수영하며 앞보기를 할 때 참고해야 할 지형지물도 이미 모두 알고 있다. 부모님 댁에서 가깝다. 자전거를 타고 5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고과와 승진을 위해 지방순환근무를 하던 때, 아내와 나의 신혼집은 2년 동안 지산동이었다. 매주 주말 아침마다 수성못 주변에서 브런치를 먹고 산책길을 걷고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곤 했다. 참, 어릴 때부터 여기 오리배 또한 많이 탔었다. 사람은 어릴 때부터 착하게 살아야 한다. 언젠가 벌 받는다. 그러니까 예를 들면 자기가 뱉은 침 구덩이 속에서 수영하는 벌. 철없던 시절 침을 퉤 뱉으며 오리배 타던 곳에서 수영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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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못 웜업을 하지 않은 대신, 앞산 홈스파월드에서 마지막 수영을 연습했다. 대구에 오면 항상 토요일에 수영하는 곳이다. 문을 열기만 한다면 일요일에도 하고 싶은데, 여기는 일요일 수영장 휴무이다. 여기서 수영하는 걸 좋아하는 이유는 이곳 온천 목욕탕이 좋은 이유도 있지만 학창 시절 추억이 가득한 곳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아주 다양한 목욕탕 추억이 있는데, 내가 생각하기에 그중 가장 재미있는 목욕탕 추억은 고등학교 수업 땡땡이치고 목욕탕에 가는 것이다. 이제 다시는 경험할 수 없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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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업이지와 대회페이스 100m 반복을 섞어가며 총 거리 1000m 정도 수영을 하고 온천에서 온냉탕 반복으로 몸을 풀어주었다. 전날 어린이날 아침에 처가 근처 계명대 트랙에서 100m 16초 + 제자리 휴식 44초의 1분 싸이클로 25회 반복하며 달렸던 탓에 하체 근육이 조금은 묵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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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비바람이 몰아치는 어린이날 아침에 누가 운동장에서 뛰어다닐까 생각했는데, 실제로 가보니 굉장히 많았다. 무려 2시간 동안 쉬지 않고 축구 게임을 계속하던 분들. 세상에 나만 미친 것이 아니라는 안도와 행복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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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당일 수영 출발 전 식순에 의거하여 개회 행사가 진행될 때 심박을 올리기 위해 산책로를 왔다 갔다 하며 가볍게 달리기를 하였다. 일주일 전 결혼식을 올리신 오픈케어 난나님 그리고 아이언맨크루 회장님인 박선수 님을 만나 인사드렸다. 웜업 달리기를 마치고 출발선을 이동하기 전 수성못 수변무대 데크에 90-90 나인티 나인티 자세로 앉아 팔꿈치에 무게를 싫어 넓적다리와 고관절 대퇴근막장근을 꾹꾹 눌러주며 풀었다. 출발 5분 전, 출발선으로 이동하였다. 오픈케어 하이님과 요요님을 만났다. 서포터로 이번 대회 함께 하는 평쟁님은 인사와 함께 사진을 찍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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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육상 선수는 스타트 총성에서 나오는 화약이라고 했던가. 나의 3종 대회 트리거 포인트는 출발 전 스타트 라인에 가득한 웻슈트 네오프렌 향이다. 그동안의 훈련으로 흘린 땀이 배어 있는 고무 냄새를 맡으면 3종을 즐기는 철인으로서 내가 지금 여기 이 순간 살아있구나 느낀다. 아드레날린이 계속 뿜어져 나온다. 흥분된다. 차분해지려 해도 쉽지 않다. 전의에 불타는 비장함과 대회를 즐기는 웃음이 교차하는 주변 동료 선수들의 표정을 보고 있으니 역시 이 운동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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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차갑다. 코로나가 마무리되고 작년부터 3종 대회들이 열리며 자리 잡은 새로운 추세 중 하나가 수영 몸싸움이 지나치게 치열해졌다는 것이다. 작년 대회에서 수모가 벗겨지고 워낙 시달려서 이번에는 몸싸움을 피하기 위해 레인에서 4~5m 떨어져 진행했다. 평소 실내 수영장에서 1500m 기록을 측정해 보면 23~24분대는 꾸준히 나왔기 때문에 레인에서 떨어져 거리를 조금 손해 보더라도 25분 이내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이었다. 이전 대회 목표는 수영(1.5km) 25분, 바꿈터 1 + 사이클(40km) 1시간 5분 이내, 바꿈터 2 + 런(10km) 40분 이내이다. 모두 평소 하던 대로만 하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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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수영을 하는데도 거기서까지 악의적으로 몸싸움을 하는 선수가 있었다. 앞보기를 못 하는지 좌우 왔다 갔다 하며 계속 나의 등을 누르고 타고 넘으려 시도하며 수영을 하는데, 나중에는 나도 너무 화가 났다. 마음 같아서는 잠시 불러 멈춰 세우고 따지고 싶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까지 수영하냐고. 세계 1등이라도 할 생각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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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m가량 지나 세 번째 모퉁이를 돌고 나서야 몸싸움이 좀 덜 했다. 이제야 그동안 배우고 연습한 나의 수영을 할 수 있었다. 힙 롤링 먼저 하고 킥을 차고 스트로크 풀 앤 푸시 그리고 또 반복. 글라이딩을 할 때에는 어깨 으쓱하는 느낌으로. 호흡할 때마다 눈 옆으로 지나가는 레인 부표의 속도가 조금씩 더 빨라진 것 같았다. 하지만 뭔가를 만회하기에는 남은 거리가 부족했었다. 수영을 마치고 나와서 시계를 확인하니 28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눈앞이 캄캄했다. 28분은 내가 3종에 입문하여 초보였던 시절에 나왔던 기록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런데 이 날 많은 선수들이 수영기록이 저조했다. 그런데 평소처럼 기록이 나온 분들도 많았다. 원인은 결국 실력인가. 지난 1년 동안 나 자신이 느끼기에도 수영 실력이 늘고 기록이 단축되었는데, 막상 시즌 첫 3종 대회에서는 그러질 못했으니 여러모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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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1.5km 28분 9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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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꿈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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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서 나와 바꿈터로 향하는 길에서 보폭은 줄이고 보속은 빠르게 거의 전력에 가까운 질주로 자전거 거치대를 향해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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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종을 즐기는 동호인은 두 부류로 나누어진다. 바꿈터에서 조금이라도 시간을 줄이려는 사람, 그리고 바꿈터에서 여유 있게 움직이는 사람. 3종에 처음 도전하고 입문하는 분들은 꼭 바꿈터에서 조금이라도 시간을 줄이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면 좋겠다. 이건 옳고 그름을 떠나 최소한의 스포츠맨십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입상권 순위권일 수는 없다. 하지만 모두가 최선을 다 할 수는 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스포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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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을 마치고 달려오며 웻슈트 상체 부분을 벗고 자전거에 도착하여 웻슈트 하체 부분을 벗는데 뭔가 이상하다. 슈트를 한쪽 발로 밟고 나머지 발을 앞으로 힘차게 차면 바셀린을 잔뜩 바른 발목이 뿅 하고 빠져야 하는데 안 빠진다. 다시 한번 시도해 봤다. 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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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두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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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이 걸리고 꺾이며 빠지질 않는다. 이번 웻슈트는 최근 구입해서 오늘 처음 착용하는 것이었다. 새 옷이라 너무 타이트해서 질이 안 들렸던 것이었다. 한번 더 발로 차다가는 발목을 다칠 것 같아 그냥 아스팔트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손으로 종아리 부분을 뒤집고 낑낑거리며 한 발씩 벗었다. 초보적인 실수다. 바꿈터 1에서는 아무리 거리가 길어도 2분대를 넘긴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은데, 오늘은 3분 11초를 기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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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어쩔 수 없다. 서둘러 헬멧을 머리에 그리고 레이스벨트를 허리에 착용하고 자전거를 거치대에서 빼내며 가민 에지 520의 전원을 켠다. 미리 고무줄로 고정한 사이클 슈즈에 올라타 페달링을 시작한다. 스무 번 정도 페달링을 하고 속도가 붙으면 한쪽 발을 신발 착용하고 다시 페달링. 나머지 한쪽 발도 신발 착용. 사이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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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꿈터1 3분 11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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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 4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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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매 대회마다 사이클 종목은 훈련량이 부족한데, 다른 핑계보다는 나 자신이 사실 자전거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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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전거는 위험하다
2. 자전거는 한번 탈 때마다 청소와 정비를 해야 한다.
3. 자전거 연습은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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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는 천천히 함께 타면 위험하지 않다고 계속 주장하는 분은 가까이하면 안 된다. 귀찮게 매번 자전거 청소하고 디그리셔 기름칠 안 해도 된다고 하는 분도 가까이하면 안 된다. 여유 있는 라이프 스타일로 3번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라이딩을 즐기는 분이라면 가까이해도 된다. 아, 혹시 본인이 직접 2번의 청소와 정비를 안 할 뿐, 매번 라이딩 때마다 샵에 몇만 원씩 청소와 정비를 맡기는 훌륭한 분이라면 가까이해도 된다. 다만, 이런 분은 지나치게 훌륭한 분이라서 나 자신과 수준이 안 맞을 수 있으니 눈치껏 적당히 가까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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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마라톤 풀코스를 준비하는 겨울 동안 라이딩을 쉬었다. 마라톤을 마치고 4월과 5월 동안 8번의 라이딩 후 이번 대회에 참가했는데, 절대적인 훈련량은 부족하지만 40km 1시간 2~3분 정도의 시간으로 전체 SUB210 도전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나에게는 감각 페달링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그런 건 없다. 방금 내가 만든 신조어다. 하지만 페달링을 하는 원리를 잘 숙지해 두면 갑작스러운 실전에서 적용할 때 조금은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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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자전거를 열심히 타면 허벅지가 타오른다고 한다. 이는 잘못된 것이다. 예외적으로 업힐 등 강한 인터벌 파워 훈련을 할 때가 아니라면 항상 허벅지 근육을 아끼며 라이딩을 해야 한다. 자전거를 타고 허벅지가 불타듯 뜨겁다는 분들은 고관절이 충분한 가동범위를 확보해 허벅지를 제대로 다 들어 올리기도 전에 다리로 페달을 밀며 전진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타면 허벅지에 강한 부하가 걸린다. 장요근과 고관절로 허벅지 전체를 충분히 들어주고 엉덩이 둔근을 이용해 12시부터 눌러준다는 느낌으로 타야 한다. 1~2시간 사이클을 타면 허벅지가 불타는 것이 아니라 장요근과 엉덩이가 묵직하고 뻐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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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트라이애슬론 대회 사이클 코스는 주요 간선도로 중 하나인 신천동로를 전면 통제하여 진행된다. 20km 코스 2회전이다. 갈 때는 오르막내리막에 순풍이었고 돌아올 때는 평지에 역풍이었다. 드래프팅 없이 홀로 바람을 맞으며 주행하는 3종 대회에 나가보면 평지 코스가 더 힘들다. 쉬는 구간이 없기 때문이다. 부족한 훈련과 몸상태를 고려해 20분 FTP 280w의 70~75% 수준인 200~210w 정도로 진행하였다. 원래는 주요 구간마다 랩 버튼을 눌러 랩파워를 체크하는 것이 좋지만 그러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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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종료 지점이 가까워질 때 유난히 오늘따라 급한 마음에 클릿슈즈에서 발을 미리 빼내어 벗고 싶었다. 바꿈터에서 서두르겠다는 급한 마음이 앞섰던 것 같다. 아직 상동교와 동일하이빌 아파트를 지나가는 시점이라 바꿈터까지 600~700미터가 남아있는데 말이다. 한 손으로 핸들바를 잡고 나머지 한 손으로 슈즈 와이어를 풀어 발을 빼내려는 순간 상동노인종합복지관 건물 사이로 계곡효과로 불어오는 측풍과 빗길노면에 자전거가 크게 휘청거렸다. 오늘은 비와 함께 바람이 매우 거세게 부는 날이었다. 자전거가 오른쪽으로 기울어지며 인도 쪽으로 돌진하는데 순간 이미 늦은 것 같았다. 여기서 인도 턱에 앞바퀴가 충돌하면 뒷바퀴가 들리고 몸이 날아가며 떨어지는 과정에서 쇄골이나 팔이 골절될 수 있다. 그럼 쓰러지며 미끄러져야 할 텐데 오른쪽으로 쓰러지면 구동계가 망가진다. 돈 아깝다. 쓰러져도 왼쪽으로 쓰러지자. 예전에 MTB 대회 사고 때도 왼쪽 슬립을 선택했고 자전거는 긁힘으로 끝낸 대신 왼쪽 허벅지와 팔꿈치에 큰 흉터가 남았다. 일단 인도 턱 충돌 직전 핸들을 왼쪽으로 확 꺾었다. 그런데 기적처럼 미끄러지지 않고 왼쪽으로 방향 전환되며 다시 균형을 잡았다. 휘청거리며 레이스코스로 다시 돌아오며 교통 자원봉사를 하시는 모범운전수 분이랑 충돌할 뻔하였다. 어르신께서 가까스로 몸을 피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너무 죄송한 마음에 큰 소리로 죄송합니다를 외쳤다.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나도 다행이라는 안도를 하였다. 자전거는 정말 위험하다. 다음에는 바꿈터 100m 전까지 그냥 라이딩한다. 바꿈터 직전에 속도를 줄여서 신발을 벗어도 시간 차이가 크진 않다. 오늘도 큰 화를 피하고 소중한 것을 배워간다. 사이클 목표 기록보다 조금은 밀렸지만 크게 신경 쓸 정도는 아니었다. 여러모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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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클 40km 1시간 3분 23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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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꿈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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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로 뛰어들어오며 자전거를 거치대에 올린다. 헬멧을 벗어 자전거 위에 올린다. 맨발 그대로 러닝화를 착용한다. 러닝화는 미리 신발끈을 탄성끈으로 교체해 묶어두었고, 안쪽에는 수분을 흡수하는 베이비파우더를 뿌려두었다. 예전에는 탈크 가루로 만들어진 제품이 좋긴 했는데 탈크는 석면에서는 나오는 것으로 발암물질로 지정되며 판매가 중단되었다. 요즘 나오는 건 옥수수 전분으로 만들어졌다. 이 또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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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출발 전 발에는 바셀린을 잔뜩 발라두었다. 발등 뒤꿈치 발가락 사이사이, 발볼과 아치까지 듬뿍. 수영과 자전거를 진행하며 바셀린 대부분은 없어지지만 그래고 달리기 할 때까지 조금은 남아있다. 그리고 이렇게 조금 남은 바셀린이 러닝화와 마찰되는 내 발을 조금이나마 보호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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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꿈터2 2분 00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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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 1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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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근전환 훈련을 전혀 하지 못하고 대회에 임했기 때문에 초반 안장에서 내린 다리가 묵직하다. 좀처럼 페이스가 오르질 않고 1km당 4분 5초 ~10초 정도에서 머물렀다. 수성못 한 바퀴를 뛰고 나니 그제야 다리가 풀린다. 수성못 한 바퀴는 약 2km이다. 네 바퀴를 돌고 마지막 다섯 바퀴 째에는 마지막 부분에서 피니쉬라인으로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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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바퀴에서는 3분 55초 ~ 4분 00초까지. 세 번째 바퀴에서는 3분 45초~3분 50초까지 페이스가 올라갔다. 작은 궤적으로 짧고 간결하게 몸 앞쪽 위로 팔을 치며 몸을 띄웠다. 오늘따라 유난히 가벼운 느낌이다. ‘오늘 왜 이렇게 잘 달리지?’ 혹시 지금 나 자신이 지나치게 멋있게 마치 흑인처럼 달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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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찍힌 사진을 보니 여전히 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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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내와 아이가 안 오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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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바퀴째 수성못 둘레길 산책로를 달리면서 문득 생각했다. 예보와 달리 아침부터 계속 비가 내린다. 그것도 점점 더 많이. 바람도 많이 분다. 비를 피해 가며 아빠와 남편의 운동 경기를 응원하기엔 날씨가 너무 추운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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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마치고 바꿈터에서 휴대폰을 찾아 전화나 서둘러 해봐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 시계를 봤다. 수영 출발 때 스타트 버튼을 눌렀던 GPS 워치의 시간은 2시간 6분을 지나가고 있었다. 비를 맞으며 달리는 것과 더불어 기분이 착잡했다. 오늘 나의 목표는 2시간 10분 이내. 아직 한 바퀴를 더 뛰어야 한다. 수성못 산책로 한 바퀴는 대략 2km이다. 목표 달성 실패를 눈으로 확인하며 계속 달려야 하는 마음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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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바퀴 골인 지점에 다가오고 있는데 아내와 아이의 목소리가 들린다. 뒤늦게 응원을 하러 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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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아이를 지나쳐 피니쉬를 향해 뛰어가는데, 아뿔싸 오늘은 피니쉬 지점이 아니라 수성호텔 스타벅스 사거리 모퉁이에서 가족들이 나를 응원했다. 피니쉬 지점이랑 거리가 조금 떨어져 있다. 지금 나는 마지막 골인을 하기 때문에 다시 수성못을 돌지 않는데, 가족은 그걸 모르고 오랫동안 나를 기다릴지도 모른다. 빨리 경기를 마치고 아내와 아이가 있는 쪽으로 다시 가야겠다는 생각이었다. 휴대폰이 없으니. 질주로 페이스를 올렸다. 마지막에 나에게 어떻게 이런 힘이 남아 있던 건지 스스로 생각해도 신기했다. 골인. 37분 4초. 초반 느린 근전환으로 시간을 잃었던 것이 아쉬웠다. 그래도 최선을 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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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 10km 37분 4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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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를 확인했다. 2시간 13분 48초. 굉장히 분하고 아쉬웠다. 이번에는 2시간 10분 이내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역시 3종 대회는 매번 내 마음 내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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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으로 거리가 짧은 표준거리(수영1.5km 자전거40km 런10km) 종목에는 강자들이 많다. 그 강한 분들의 대부분이 나와 같은 연령 에이지 그룹에 모여있다. 순위권은 참가신청한 선수 구성 운이 따라줘야 한다. 우선 목표는 2시간 10분 이내이고 운이 좋으면 순위권 그렇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2시간 13분을 넘겨버려 순위권에서도 많이 밀렸다. 작년에도 2시간 13분대 9등 정도 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도 2시간 13분대 8등을 하였다. 그것보다 더 마음이 무거운 건 전체 인원에서 나보다 앞서는 분들이 24명이나 있다는 것이다. 취미라도 진심을 다하면 경쟁과 승부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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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지만 트라이애슬론 표준거리 SUB210은 다음 기회로 미루었다. 왜 하필 2시간 10분이냐면 대한철인3종협회 대회운영안에서 표준거리 에이지그룹이 아닌 동호인상위그룹 신청 자격이 전년도 2시간 10분 이내 기록이기 때문이다. 상위그룹 신청은 선택 사항이라 요건을 갖춘다 하여도 개인적으로 선택하진 않을 것 같지만 일단 공식적인 기준이 있다 보니 솔직히 욕심이 나는 것이 사람 마음이다. 조금 더 갈고닦아야 한다. 될 듯 하지만 쉽지 않다. 그래서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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