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마음도 가벼워지는 달리기
배문고 육상부 코치를 겸하고 있는 함연식 프로님의 배려로 5월 첫날의 아침, 효창운동장에서 고교 선수들과 함께 조깅을 하였다. 배문고등학교는 우리나라 최고의 장거리 육상부를 가진 학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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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막 대회를 마친 일정을 감안하여 우리는 40분만 달렸다. 1km당 4분 40초 정도의 페이스로 시작하여 우리가 마칠 때쯤에는 3분 30초 페이스까지 올라가 있었다.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좋은 자세로 달리고, 몸이 차츰차츰 속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매 바퀴마다 아주 섬세하게 페이스를 올린다. 뒷모습만 보고 숨만 쉬며 달렸을 뿐인데 어느덧 꽤 빠른 속도까지 올라가 있다 보니, 40분의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몸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편안했다. 와 이것이 선수들의 달리기구나. 흔들림 없는 상체와 일정한 보속으로 뛰는 자세를 보니 눈과 마음이 편안했다. 몸의 혈액순환 속도에 맞춰 매 바퀴당 1초의 오차범위도 없는 기가 막힌 변속으로 페이스를 올리니 호흡과 심장이 편안했다. 잘 뛰는 사람의 뒤에서 따라 뛰면 달리기가 쉽다. 오늘 우리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달리는 고교 선수들 뒤에서 달리는 소중한 경험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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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마라톤에 제대로 빠져 중독된 환자가 되긴 했나 보다. 배문고는 나의 모교가 아니지만, 사실 나의 모교보다 더욱 정감 가는 학교가 되었다. 간결하게 팔을 치며 가볍게 몸을 띄우듯 앞으로 달려 나가는 선수들과 함께 달리니 몸도 마음도 가벼워진다. 달리는 것만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마라토너들은 진정 축복받은 인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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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 있는 선수들이 더 많이 배문고에서 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마라톤과 같은 장거리 육상 종목은 선수를 제대로 육성하는데 10년 이상 걸린다. 다른 종목과 마찬가지로 장거리 육상 또한 타고난 신체조건과 재능만으로는 최고가 되긴 어렵다. 훈련 철학과 계획적인 학습 과정을 갖춘 지도자에게 배우고 다듬어지며 철저히 만들어져야 한다. 최고의 육상 인재 발굴의 산실인 배문고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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