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지속되어야 한다 [노마드랜드]

by Milan



제시카 브루더 - 노마드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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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지속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노마드들. 제목의 '노마드'는 삶을 정착하지 않는 유목민을 뜻한다.


저자는 비정규직 다회성 계절 일터를 찾아다니며 일하는 국립 캠핑장 관리자, 사탕무 수확, 놀이동산, 아마존의 피크인 계절 때 저임금으로 일하는 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3년 동안 2만 킬로 이상을 달리며 취재했다. 그들은 일반적으로 집이라 불리는 벽과 천장이 세워진 건물이 아닌 RV 차량 안에서 살며 단기 노동으로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차량은 국유림 캠핑장, 넓은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임시로 대고 하루에 8-10시간 이상 고강도 일을 하면서 차 안에서 잠을 자고 피트니트 센터나 주유소 샤워실에서 몸을 씻는다. 그렇게 일회성, 계절성 일을 하며 번 돈으로 식료품을 사고 달려갈 차량 안에 주유를 한다. 수만 킬로를 달려서 빈 공터를 찾기도 한다. 또 어디선가 같은 노마드를 만나기 위해서 달리기도 한다. 이들이 길 위에서 유랑하는 삶은 비록 혼자가 아니다. 함께 연대하는 공동체가 있다. 형성된 커뮤니티에서 온라인 웹 사이트나 페이스북에서 정보를 공유하고 격려하고 도움의 손길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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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홈리스라 불리는 RV(Recereational Vehicle) 노마드. 즉 차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노마드 삶을 택한 것은 저마다 수백 가지 이유가 있지만, 대부분 집(house)가 아닌 차(home)에서 살게 된 이유를 종합해 보면 2008년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원인이었다. 당시 미국의 부를 받치던 중산층들이 대거 몰락해 재산과 집을 잃게 된다. 물질만 잃어버린 게 아니라 한 달을 살아갈 생계 수단인 일터에서 해고되고 노후 연금도 사라졌다는 말이다. 은행의 파산으로 집과 차와 연금을 잃어버린다. 결국 생활의 큰 출혈인 집을 버리고 오래된 캠핑카 트레일러나 큰 승용차를 개조해 만든 차에서 살기로 한다. 단 한 번도 홈리스가 될 거라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사람들이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유연화된 노동으로 비정규직 한시적이나 일회성 노동인구가 늘어났다.

대부분 노마드가 노동인구에 포함이 되는데 이보다 큰 문제는 젊은 연령이 아니라 대부분 50대 후반을 넘어 80대까지 노년층이다. 과거에는 퇴직 연금을 보장하던 직업을 가졌고 석 박사 학위도 있었다. 젊은 연령이 하기도 힘든 고강도의 일을 하면서 낯선 방식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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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을 고용하는 많은 기업들은 '캠핑장에서 쉬기도 하고 돈을 벌기도 하는 곳으로 오세요!' 이런 문구로 즐길 수 있는 엔터식으로 홍보하거나 아마존은 은퇴한 노령의 근면 성실을 존경한다고 말한다. 감언이설이다. 현실은 근로세액을 감면받기 위해 노령층을 고용하는 이유일뿐. 노동시간 8시간을 지키지 않고 10시간을 넘기기도 하며 물론, 절대 노동조합은 설립할 수 없다. ―며칠 전, 아마존이 그렇게 반대하던 미국 앨라배마 주 아마존 창고 직원들의 노동조합 설립이 결국 무산됐다는 기사를 읽었다. 참 씁쓸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이들의 삶에 저자는 동정이나 동경의 시선을 던지지 않는다. 이 집도 없고 먹고 마실 것을 걱정해야 하는데 유랑하는 사람들은 맞닥뜨린 삶을 절망적으로 보지 않고 급진적인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이라고 한다. 삶을 직시하는 것은 물질이 아니었다. 본문에서도 가진 게 없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말을 공감할 수 있었다. 노마드를 비참하게 보여주지도 않고 하우스리스(houseless) 지 우리는 홈리스(homeless)가 아니라고 하는 부분에서 의식주에서 주를 형식이 아니라 저마다의 방식으로 인정하는 게 좋았다.



노매드의 공동체에서도 계급이 존재했다. 그곳에서도 유색인종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모두가 백인이다. 인종차별에 대해 다시 떠올리게 하던 대목이었다.

사회의 어두운 부분을 드러내는 책이었지만 억지로 현실을 부정하고 비참한 삶을 보여주지 않았다. 건강하고 따스한 내면을 지닌 이들을 보여주므로 우리의 집은, 그리고 삶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너무 좋은 책이었다. 얼른 영화도 보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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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여성들은 남성들이 1달러를 벌 때 여전히 80센트밖에 벌지 못했으며, 어린 자녀들과 연로한 부모를 돌보는 무임금 노동을 할 가능성은 남성보다 높았다. (린다는 두 아이를 길러낸 데다 1990년대 중반 공격적인 뇌종양에 걸린 자신의 어머니를 위해 나중에 입주 돌봄 노동까지 했다.) 여성의 생애임금은 더 적고, 누적 저축액도 적다. 그리고 여성의 수명이 더 길기 때문에ㅡ남성보다 평균 5년 더 오래 산다ㅡ그 돈은 더 먼 미래까지 버텨줘야 한다. -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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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공원에서 살 수 있다면, 혹은 도시에서도 살 수 있다면, 나라고 왜 못 하겠어요?" 세리가 말했다. "사람이 살아야 한다고 정해져 있는 곳에서만 살아갈 필요는 없어요. 그게 이 모든 것의 핵심이라고요!" - 본문​​



내가 보는 대로의 진실은, 사람들은 심지어 가장 혹독하게 영혼을 시험하는 종류의 고난을 통과하면서도, 힘겹게 싸우는 동시에 낙천적인 태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들이 현실을 부정한다는 뜻이 아니다. 그보다는, 역경에 직면했을 때 적응하고, 의미를 추구하고, 연대감을 찾으려는 인류의 놀라운 능력을 증명해 준다.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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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임금 격차가 아니다. 차라리 하나의 단절이다. 그리고 점점 커지는 그 분열의 대가는 우리 모두가 치르고 있다. p.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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