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더 가질 수 없고 돈은 그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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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많은 집이
여기저기 신음을 낸다
주중 내내 일하곤
주말을 바라본 아이에게
집수리를 하느라 못 놀아주면서
혹여 다칠까 봐 예민하게 군다
철없던 시절엔
사랑하는 사람과 있으면
어디든 괜찮다 생각했는데
그 사람을
좋은 환경에 있지 못하게 하는 건
참 힘든 일이다
옆에 우뚝 솟은 새 아파트를 보며
계산기를 두드려 보지만
2년 사이 올라버린 집값은
말이 안 되는 숫자를 내뱉곤 한다
저렴한 곳을 찾느라
화면 속에 시간을 지불하고
막상 그곳으로 가면
길바닥 위에 시간을 지불하게 된다
삶은
돈을 내놓으라 하고
돈이 없으면 시간을 내놓으라 한다
시간은 더 가질 수 없고, 돈은 그냥 없기에
그 사이에서 딜을 잘 쳐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둘 다 빼앗기는 게 삶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