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로와 May 19. 2020

삶이 시간과 돈 중 하나를 내놓으라 한다

시간은 더 가질 수 없고 돈은 그냥 없다

_
나이가 많은 집이
여기저기 신음을 낸다

주중 내내 일하곤

주말을 바라본 아이에게
집수리를 하느라 못 놀아주면서
혹여 다칠까 봐 예민하게 군다


철없던 시절엔
사랑하는 사람과 있으면

어디든 괜찮다 생각했는데

그 사람을

좋은 환경에 있지 못하게 하는 건

참 힘든 일이다


옆에 우뚝 솟은 새 아파트를 보며
계산기를 두드려 보지만
2년 사이 올라버린 집값은
말이 안 되는 숫자를 내뱉곤 한다

저렴한 곳을 찾느라

화면 속에 시간을 지불하고
막상 그곳으로 가면
길바닥 위에 시간을 지불하게 된다

삶은

돈을 내놓으라 하고

돈이 없으면 시간을 내놓으라 한다

시간은 더 가질 수 없고, 돈은 그냥 없기에

그 사이에서 딜을 잘 쳐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둘 다 빼앗기는 게 삶이기 때문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디자이너 생각 위를 걷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