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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로와 Apr 02. 2020

디자이너 생각 위를 걷다

디자인보다는 디자이너의 자세에 대한 이야기 

디자이너 생각 위를 걷다 | 나가오카 겐메이 | 안그라픽스


이 책을 알게 된 것은 FB의 친구 분이 읽으신 한 문장을 올리시곤 09년에 나온 이 책을 지금까지 소장하고 가끔씩 열어본다는 그분의 글을 보면서 어떤 책인 궁금해서였다. 


 글을 올리신 분은 디자인과 연결된 브랜딩, 공간, 이미지, 웹 디자인 등을 포괄적으로 하시는 분이었는데 영상과 사진에 대한 일을 하면서 공간 디자인이나, 디자인에 대한 표면적인 관심은 있었지만 그 업계나 상세한 내용들은 알지 못했던 부분도 있었고, 가끔 열어보신 다는 글을 보면서 이론적인 책 이라기보다 지혜를 슬쩍 훔쳐보는 책인가 보다 싶어 책을 읽어 보았다 


책은 D&Department라는 브랜드와 회사를 키우는 사람이 창립 당시인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쓴 글들을 모아 보여준다. 책 안에서의 내용은 디자인에 대한 방법론 적인 내용들 보다는 디자인을 기반으로 하는 '창업가의 시선'과 '디자이너의 자세' 같은 내용들을 더 담고 있었다 



- 인생에서의 기회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의뢰받았을 때'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 회사는 창설자의 소유물이 아니다 그러나 그가 멋진 대륙을 발견하기 위해 바다에 배를 띄운 것은 사실이다. 자신이 왜 그 배에 올라탔는지 어디로 향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단지 노 젓는 일꾼에 지나지 않으며, 대륙을 발견한다 하더라도 기껏해야 '고생했다'는 말을 듣는 것으로 끝난다. 자신의 의지로 '이 배에 탄 이상' 사장에게 불평 따위를 늘어놓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 흔히 사용하는 말로, 편의점에서 쓰레기봉투를 구입한 이후에 그 봉투 안에 가장 먼저 버려지는 쓰레기는 쓰레기봉투를 포장한 비닐이라는 말이 있다. 


- 자신이 소속되어 있는 회사를 더럽히는 행위는 자신의 이력을 더럽히는 행위와 같다 


- 자신의 매력은 어떤 장벽을 대상으로 부딪혀 보는데서 찾을 수 있다. 항상 가능한 것이 아니기에 가능할 때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 안고 있는 일들을 살펴보면 '자신이 처리할 수 있는 실력과 '자신은 해본 적 없는 무리한 장벽' 이 있다. 성장을 위해서는 도전해봐야 한다 


- '디자인에 관해서 전혀 모르는 기업의 부장 같은 사람이 디자인에 관해서 참견하는 것이 가장 나쁘지' 이 한마디에'디자인은 전문가가 하는 일'이라는 신념, 책임감이 강하게 느껴졌다. 


- 내가 면접을 보고 고용한 이유는, '지각 따위는 하지 않는 성실한 사원이 돼라'가 아니라 '멋진 디자인을 기획할 줄 아는 디자이너가 돼라'는 것이다.  감기에 걸렸다거나 일이 바쁘다는 이유 따위는 듣고 싶지 않다. '멋진 디자인 기획하라'라고 한다면 '멋진 디자인을 제출' 해야 하는 사명이 존재한다 


- 워크숍에서 한 학생이 "ㅇㅇㅇ을 어떻게 해야 좋습니까?"라는 질문에 "직접 만들어보는 게 어떻겠는가?"라는 답을 했다. 행동을 하기 전에 해답을 찾으려 하다니. 지나치게 어른스러운 느낌이 들어 왠지 씁쓸했다


- '목욕'이라는 말을 듣고 불쾌감을 느끼는 사람이 없다는 점을 교묘하게 이용하여. '욕조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가'에 대한 관심을 '안심'이라는 눈가리개로 가려버리는 행위와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 개성적인 '브랜드'로 불렸던 기업들 대부분은 이 '상품'에 해당하는 부분에 ;물질적 상품'을 도입한다. 하지만 여기에, '그 상품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사고를 도입하지 않으면 단ㄷ순한 가격 경쟁에 휘말리기 쉽다 


- 역시 20대에 '공부' 30대에 경험'을 쌓아 40대에는 비로소 '순간적인 판단'을 내리는 일을 해야 하는 듯하다 


-전원(시골)은 '살아 있다'는 것을 전제로 성립한다. 디자인이나 디자이너도 결국 '업계' '미디어'라는 도시의 시스템이 받쳐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전원에 가도 존재하는 '디자인' 그것이 어쩌면 진정한 '디자인' 인지도 모른다 


- 자신이 선택한 것이 설사 실패나 후회라는 결과를 낳는다 하더라도 그것을 나쁘게 표현하면 결국 돌고 돌아서 자기 자신이 한심한 인간이라는 결론이 내려진다. 


여기서부터는 목차에서 눈에 띈 것들 

- 의뢰받지 않으면 디자인을 하지 않는 그런 디자이너는 필요 없다 

- 일은 결과가 전부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지만, 사실은 그 과정이 전부인 듯하다 

-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 하지만 그것이 단순한 모임에 지나지 않으면 새로운 일은 곧 막을 내린다 

- 슬로 세계를 동경하면서 결국 스피디하게 살아가는 모순을 끌어안고 있는 것이 인간이다 

- 시작에는 설렘이라는 즐거움이 있고 지속에는 책임이라는 즐거움이 있다

- 회사를 무대라 생각하자 배우는 무대에서 연습하지 않는다 

- 맡긴다는 말을 듣고 그 일을 제대로 처리하는 것은 1. 맡겨진 일의 결과가 무엇인지 명확히 안다 2. 연락과 보고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 자신의 업무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다 

- 40대에 요구되는 것은 순간적인 판단이다 



시간의 순서대로 생각과 감정을 옮겨 놓았기에 그리고 예전에 창업했던 경험이 맞물려 호로록 읽혔다. 창업했던 경험 때문일까, 직원의 입장에서 보는 것이 아닌 경영자의 입장에서 보는 시선들 중에 공감되는 부분들이 꽤 있었다. (공감이 되었던 내용들은'목차'를 옮겨 적어왔다) 


창업자의 시선이라던지 15년에서 20년 가까이의 세월의 차이 때문에 지금을 살아가는 디자이너들에게 모두 피가 되고 살이 된다고 이야기 하기는 어렵지만, 어떠한 일을 한다는 것과 그에 대한 자세를 어떻게 가져야 하는 가에 대한 부분을 알고 싶다면 충분히 읽어볼 만한 책인 것 같다


디자이너 생각 위를 걷다 | 나가오카 겐메이 | 안그라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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