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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로와 Mar 26. 2020

마흔이 되기 전에
마흔의 맘을 훔쳐 보았다

마흔, 마음의 공부를 시작했다


마흔, 마음의 공부를 시작했다.

- 김병수 지음 


이 책은 SNS에서 우연히 보게 되어 읽어보게 되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저자가 내담자와 상담한 사례들을 들어가며 마흔이 되었을 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에 대해 풀어놓았다. 


20대에 한번, 40대에 한번, 그렇게 사회적, 가정에서의 지위에 따른 심리적 변화가 찾아온다. 이제 30대가 꺾였지만 작년부터 나는 아내에게 40대에 어떻게 살지에 대한 고민과 40대에는 무엇이라도 되어 있고 싶다는 이야기를 종종 하곤 했다. 그래서 조금 더 궁금증이 생겨 책을 들어 어렵지 않게 읽어 내렸다.


아직 30대라 그럴까, 책의 모든 내용에 대해 완전히 몰입되거나 지금 내가 느끼는 어려운 마음들에 대한 해답을 주지는 못했다. '40대가 되면 저런 감정을 느낄 수도 있겠다'와 '지금의 어려운 마음에 대한 힌트' 정도를 얻었달까.


다만, 같은 나이라고 해도 지금 살고 있는 환경에 따라 체감하는 나이가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아직 마흔이 되지 않았지만 아이 또래의 학부모들을 만나면 대부분 마흔이라 그럴까 한 번씩 스며드는 마음들이 책에 쓰여 있었다.



- 프리드리히 니체는 과거에 일어난 일을 역사로 만들 줄 아는 힘을 통해 인간은 비로소 인간이 된다고 말했다. 언젠가는 사라질 존재이지만, 계속 흘러가는 이야기로 허무를 이겨낼 수 있다. 


- 자존감을 높이려는 모든 시도는 실패하기 마련이다. 자존감은 내가 선택한 내면의 자아가 시대와 조화를 이루면 높아진다고 느낄 뿐이다. 어떤 맥락에서 나의 어떤 모습을 강조해야 하는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내 안에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어느 하나도 부정하지 않는 용기와 그대로 인정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지혜란 무엇을 간과할지 아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마흔 이후의 지혜는 불필요한 기억이나 정보를 걸러내는 능력, 그래서 현명한 선택과 포기를 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 시점에서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포기하는지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년의 힘이다. 


- 윤리적이나 도덕적으로 잘못했기에 느끼는 죄책감도 있지만 마땅히 내 모습이어야 하는 것에 향해 나아가지 못할 때 느끼는 죄책감이 있다. '내재적 죄책감'이라고 한다. 죄책감은 진정한 자신의 모습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이다. 그래서 일부분 의도적 일탈이 중요하다.


- 자기 자신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와 인식을 '자기 개념'이라고 하고 자기 개념들의 속성이 서로 모순적이고 이질적인 정도를 일컬어 '자기 복잡성'이라고 한다. 자기 정체성이 복잡해야 한다. 하나가 잘못되어도 다른 자기 개념들이 자신을 지탱해주기 때문이다. (호랑이 같은 아빠 순한 남편 같은) 


- 인생을 살다가 역경을 만났을 때 그 역경을 통해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면 그 역경은 형별일 뿐이다. 하지만 무엇인가를 배웠다면 그 역경은 수업료일 뿐이다


-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은 제각각이지만 본질은 같다. 현실을 조절할 수 있는 권한과 능력을 자신이 갖고 있지 않다고 인식할 때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된다. 이런 상황을 '통제 소제가 외부에 있다'라고 한다. 스트레스는 어차피 벗어날 수 없으므로 삶의 일부임을 받아들이고 통제 소제가 이미 내가 할 수 없는 것이라면 그것에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 아니라 정상의 기준을 바꿔야 한다


- 과거의 일이 자꾸 생각나고 / 사소한 잘못이나 흠결이 자꾸 눈에 거슬리고 / 옳고 그름을 따지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들고 / 마음이 혼란스럽고 별일 없는데도 바쁘게 느껴지고 / 비교하고 평가하고, 판단하고 따지려는 마음이 들고 / 움직이지 않고 생각 속으로만 함몰된다고 느낄 때 / 생각의 늪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판단해야 한다. 이럴 때는 오히려 5분간 걱정을 깊게 한 후 / 기분이 좋아졌는지와 해결방법이 생각났는지를 생각해보고 둘 중에 하나라도 달성했다면 상관없지만, 둘 다 아니라면 고민하지 않아야 한다 


- 스트레스받는 상황에서, 통제하고 싶은 상황에 대해 일어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면 스트레스가 완화된다. 이런 치료법을'역설 의도'라고 한다



읽으면서 마킹해놓은 부분을 슬쩍 옮겨보았다. 글을 옮긴 후 생각을 추가로 적을까 했지만 일부러 적지 않았다. 오히려, 위의 글을 보고 느껴지는 것에 따라 나이와 상황에 상관없이 이 책을 읽을지 말지 결정해도 좋겠다는 생각에서다. (뭔 말인지 모르겠는 게 젊다는 것이려나..?


마흔이 넘은 여성 내담자의 이야기들도 있지만 이 책에서 심리상태의 관점은 '남성'의 기준에 조금 더 치중되어 있다. 그래서일까, 나보다 연상이라 마흔이 넘은 아내에게 이 책을 건네었을 때 아내는 공감이 되는 부분도 있었지만 이입이 확 되지는 않는다고 했다. 다만 몇몇 부분은 본인이 작년에 생각하고 고민한 내용들이 적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책은, 문제에 대한 해결이나 해설을 내어주는 책은 아니다. 두껍거나 어렵게 쓰인 책이 아니기 때문에 마음에 대해 조금 힌트를 얻고 싶은 사람들이라면 한번 읽어봄직한 책인 것 같다 :) 



마흔, 마음의 공부를 시작했다 / 김병수 지음 / 더 퀘스트 /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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