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 베이컨과의 대화
"만약 누가 믿음을 잃었다면 그에게는 의지하고 살 수 있는 무엇이 더 남아 있겠는가?"
– 로저 베이컨
믿음을 잃으면 무엇이 남을까?
권고사직 통보를 받았던 그날, 내가 잃은 건 직장만이 아니었다. 믿음이 무너졌다. '열심히 하면 인정받는다'는 믿음, '성실하면 길이 열린다'는 믿음,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믿음. 그 모든 것이 한순간에 흔들렸다.
며칠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이력서를 쓰려고 해도 손이 움직이지 않았다. '다시 해봤자 뭐가 달라지겠어?' 하는 생각만 들었다. 절망스러웠다. 믿음이 사라지자 의지할 곳이 없었다.
친구가 물었다.
"괜찮아?"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괜찮지 않았다. 무너진 건 직장이 아니라, 나를 붙들고 있던 보이지 않는 뼈대였다.
가장 힘들었던 그 시기에 만난 로저 베이컨의 이 말이 마음에 박혔다.
"믿음을 잃으면 뭘 의지하고 살아야 할까?"
로저 베이컨의 대꾸: "믿음이 없으면 의지할 게 남지 않아. 하지만 믿음은 다시 세울 수 있어."
순간 깨달았다. 믿음은 한 번 무너지면 끝나는 게 아니었다.
다시 세울 수 있는 것이었다. 문제는 어떤 믿음을 세울 것인가였다.
게임을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한 건 핵심 구조다.
시스템, 밸런스, 보상 구조. 이런 보이지 않는 뼈대가 튼튼해야 게임이 무너지지 않는다. 만약 핵심 구조가 잘못되면 아무리 화려한 그래픽도 게임을 지탱하지 못한다.
삶도 마찬가지다. 믿음은 삶을 붙드는 보이지 않는 뼈대다. 돈, 명예, 지위 같은 것들은 표면이고, 진짜 나를 지탱하는 건 믿음이다. 믿음이 무너지면 모든 게 무너진다.
로저 베이컨의 말을 곱씹으며 생각했다. 내가 잃은 건 어떤 믿음이었을까?
무너진 믿음:
"열심히 하면 인정받는다"
"회사가 나를 지켜줄 것이다"
"안정적으로 일하면 괜찮을 것이다"
이 믿음들은 외부에 의존하고 있었다. 회사가, 타인이, 상황이 나를 지켜줄 거라는 믿음. 하지만 그것들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다시 세운 믿음:
"나는 어려움 속에서도 배우고 성장한다"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나를 지키는 건 결국 나 자신이다"
이 믿음들은 내 안에서 출발한다. 외부가 아니라 내 안의 힘을 믿는 것. 이 믿음은 흔들려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그날부터 나만의 '믿음 루틴'을 만들었다.
매일 저녁:
믿음 기록 - "오늘 나를 지탱해 준 믿음은 무엇이었나?" 한 문장 적기 예: "어려워도 해낼 수 있다는 믿음"
작은 행동 - 그 믿음을 증명하는 작은 행동 하나 하기 예: 이력서 한 줄 수정하기, 새로운 기술 10분 공부하기
성찰 - "오늘의 행동이 내 믿음을 어떻게 강화했나?" 돌아보기
처음엔 어색했다. 믿음이 흔들릴 때마다 의심이 들었다. 하지만 3개월째 계속하다 보니 놀라운 변화가 있었다. 작은 행동들이 쌓이면서, 믿음이 점점 단단해졌다. 그리고 그 믿음이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믿음이 무너지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로저 베이컨의 대꾸: "믿음은 한 번 세우고 끝나는 게 아니야. 매일 다시 세우는 거지. 작은 행동으로."
지금은 더 나은 곳에서 일하고 있다. 하지만 그때 배운 게 있다. 진짜 나를 지탱한 건 새로운 직장이 아니라, 다시 세운 믿음이었다는 것.
믿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삶을 붙드는 가장 중요한 뼈대다. 로저 베이컨의 말처럼, 믿음을 잃으면 의지할 곳이 없다. 하지만 믿음은 다시 세울 수 있고, 그 믿음은 작은 행동으로 단단해진다.
믿음은 삶을 붙드는 보이지 않는 뼈대다. 흔들려도 괜찮다. 다시 세우면 된다. 매일 조금씩.
당신을 지탱하는 믿음은 무엇인가요? 그 믿음이 흔들릴 때 어떻게 다시 세우는지 댓글로 나눠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