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프 왈도 에머슨과의 대화
"가난은 스스로 가난하다고 느끼는 곳에만 존재한다."
– 랄프 왈도 에머슨
1년에 한 번씩 대학교 동창들을 만난다.
그들은 누구나 들으면 알 만한 N사와 C사를 다닌다.
모임이 시작되면 어김없이 자사 페이 혜택 이야기가 나온다.
"이번 달 할인 혜택 장난 아니더라"
"이쪽 페이가 더 사용처가 많아."
"복지를 페이로 받으니까 여긴 내가 쏠게."
그런데 신기한 건, 그 이야기 끝에 항상 "돈 없어, 힘들어"가 따라온다는 것이다.
더 많이 벌고, 복지도 좋은데 항상 부족하다고 말한다.
나는 그 친구들보다 적게 벌지만, 1년에 한 번은 해외여행도 가고 꽤 여유롭게 지낸다.
그런데 내가 "이번에 가족들과 냐짱에 다녀왔어"라고 하면 분위기가 묘해진다.
어떤 친구는
"여유 있네"
"또가냐? 돈도 많네."
라며 비꼬는 듯한 말투로 받는다.
그러다 보니 친구들 이야기에 끼고 싶어 투자 손실 이야기, 월급 모자란다는 이야기를 꺼내면 또 미묘한 반응이 돌아온다.
"투자 잘한다고 잘난 척하더니."
라는 말과 따라오는 한심한 시선.
그날 밤 깨달았다.
그들은 많이 가졌지만 항상 부족하다고 느끼고, 나는 적게 가졌지만 충분하다고 느낀다는 것을.
가난은 통장 잔고가 아니라 마음이 만드는 것이었다.
모임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
답답한 마음에 저 멀리 보이는 옛 회사의 건물이 씁쓸하게 다가왔다.
그런 나의 맘을 알아서 일까? 에머슨의 글이 조용히 다가왔다.
"왜 더 많이 버는 사람들이 항상 가난하다고 말할까?"
에머슨의 대꾸: "가난은 스스로 가난하다고 느끼는 곳에만 존재한다. 얼마나 가졌느냐가 아니라 마음이 결정하는 거야."
순간 이해했다.
친구들은 N사, C사를 다니지만 항상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낀다.
더 비싼 차, 더 큰 집, 더 좋은 투자처. 끝없는 비교 속에서 가난을 만들어낸다.
반대로 나는 예전보단 적게 벌고, 친구들처럼 좋은 차와 비싼 명품백은 없지만, 가족과 함께 할 시간. 첫 해의 좋은 시작을 기원하며 가는 해외여행, 그 밖의 의미 있는 일 등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하니 충분히 풍족하고 감사하다.
에머슨의 말처럼, 가난은 통장 잔고가 아니라 내 마음이 만든 그림이었다.
게임을 기획할 때 플레이어의 리소스 시스템을 설계한다.
재미있는 건 똑같은 골드 1000을 가졌어도, UI에 따라 플레이어의 만족도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남은 골드: 1000"이라고 표시하면 풍족하게 느끼지만, "필요한 골드: 10000 (부족: 9000)"이라고 표시하면 가난하게 느낀다. 같은 숫자인데, 어떻게 보여주느냐에 따라 플레이어의 감정이 바뀐다.
내 삶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하면 풍족했고, 없는 것에 집중하면 가난했다.
에머슨의 말을 곱씹으며 깨달은 것이 있다.
부족에 집중하는 친구들:
"이것도 사야 해, 저것도 해야 해"
"남들은 다 가졌는데 나만 없어"
"돈이 없어, 항상 부족해"
→ N사, C사 다녀도 가난하다고 느낀다
충분에 집중하는 나:
"지금 이만큼 있구나"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있어"
"오늘도 여유롭게 살았네"
→ 프리랜서로 강의와 기획 외주를 하면서 회사 다닐 때보다 더 많은 일을 하지만 풍족하다고 느낀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할 자유가 있기 때문이기에.
가난은 통장 잔고가 아니라 내 마음이 만드는 그림이었다.
그날부터 나만의 '충분 루틴'을 만들었다.
매일 저녁: 있는 것 기록
- "오늘 내가 가진 것은?" 3가지 적기
예: "여유로운 시간, 의미 있는 일, 해외여행 갈 수 있는 자유"
비교 중단
- "오늘 누구와 비교했나?" 관찰하기
예: "친구들 페이 혜택 이야기 들으며 부족함 느낌, 안전한 직장의 월급"
감사의 씨앗
- "지금 이만큼이면 충분한 이유는?"
예: "적게 벌어도 하고 싶은 일 하며 자유롭게 살 수 있다"
처음엔 억지스러웠다.
친구들이 더 많이 버는데 내가 충분하다고 느끼라니.
하지만 친구의 비싼 외제차와 명품 유아 용품, 가방을 가지면서 항상 돈에 부족함을 호소하는 것보다 지금의 나를 만족하고 가족과 함께하는 추억을 쌓는 데 집중하니, 친구들의 겉모습에 더 이상 흔들리거나 부럽지 않았고, "돈 없어"라는 말에도 동조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내가 가진 것들이 더 가치 있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의 소중함을.
"더 많이 버는데 왜 항상 부족하다고 느낄까요?"
에머슨의 대꾸: "가난은 네 마음이 만든 그림이야. 없는 것에 집중하면 평생 가난해."
올해도 어김없이 동창 모임이 있었다.
친구들은 여전히 새로운 차와 가방 그리고 집 이야기를 하며 자랑하면서, 나의 해외여행에 대해 비난한다.
하지만 이제 나는 흔들리지 않는다.
나는 그들보다 적게 번다. 나는 이제 그들과 같은 대기업에 다니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처럼 좋은 차 명품을 가지고 있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내가 부족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여유롭게 여행 가는 삶, 가족과 보내는 시간,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었고, 그런 나의 선택이 보이기 시작했다.
많이 가진 것보다 충분함을 아는 것이 진짜 부자였다.
에머슨의 말처럼, 가난은 스스로 가난하다고 느끼는 곳에만 존재한다.
통장 잔고가 아니라 내 마음이 가난을 만든다.
충분함은 선택이다. 오늘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하는 순간, 우리는 이미 풍족해진다.
가난은 현실이 아니라 생각의 그림이다. 내가 가진 것에 집중하는 순간, 우리는 이미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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