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하게 뒹굴거리던 저에게 선택의 고민이 생겼습니다.
바로 '스킬 포인트'를 선택하는 순간이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스킬 창에 열어 포인트를 찍으려고 보니 재미있는 것이 너무 많네요.
한정된 포인트가 아쉽습니다.
[캐릭터 스킬]
- Lv 4 낙엽 떨어지는 소리 감상하기 :
낙엽이 바닥에 닿는 순간의 데시벨을 측정하여 마음의 평온을 얻습니다. (전투 기여도 : 0)
- Lv 9 구름 모양에서 동물 찾기 :
구름 속에서 솜사탕이나 강아지 모양을 찾아냅니다.(성공 시 행복도 + 100, 지능 스탯 영향 없음
- Lv 8 멍 때리며 먼지 춤 구경하기 :
햇살 속에서 춤추는 먼지들을 보며 우주의 섭리를 깨닫습니다.(사화적 명성: 하락)
나의 행복을 찾는 과정에서 발굴한 스킬들을 보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때 화면 아래 조그마한 메시지가 보이네요.
'캐릭터 스킬 초기화권이 설정되어 있습니다. 초기화권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인생이라는 RPG에서 '스킬 포인트' 투자는 가장 긴장되고 신중하게 선택하는 순간일 수 있습니다.
본능적으로 효율을 따지는 사회에서 '이 기술이 미래에도 유망할까?', '남들이 다 찍는 안전한 스킬일까?'
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죠.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스킬 포인트를 앞에 두고 머뭇거리는 진짜 이유가 정말 효율때문일까?
라는 의문이 듭니다.
효율보다는 아주 정교하게 '학습된 공포' 때문인 것 같거든요.
[분석] 당신의 스킬 투자를 가로막는 5가지 공포
실패에 대한 공포 : 잘못된 스킬 트리로 인생이 망가질까 봐
거절에 대한공포 : 메타(Meta)에 맞지 않은 클래스라고 파티에서 거절당할까 봐
비판에 대한 공포 : 제 역할을 못 한다고 타인에게 비난받을까 봐
변화에 대한 공포 :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택했을 때 모르는 세상에 대한 두려움
성공에 대한 공포 : 혹여 성공했을 때 쏟아질 기대와 요구가 무서워서
이 다섯 가지 공포의 벽에 갇혀, 정작 내가 찍고 싶은 스킬 대신 '남들이 안전하다고 검증해 준 스킬'만 찍으며 살아가는 건 아닐까요?
생각해 보세요!
왜? 이 가짜 공포에 갇혀 어두운 미래를 상상하며 두려움에 떨고 있는지요?
모험 대신 익숙하고 편안한 길을 걸어가는 것이 과연 맞는 길일까요?
제 스킬창을 보는 사람들은 혀를 차며 말합니다.
"그 귀한 포인트를 왜 그런 데 낭비하세요?"
라면서요. 네 맞습니다.
효율적인 면에서는 명백한 낭비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비난받을 용기를 내어 '말도 안 되는 스킬'에 포인트를 던지는 순간, 느끼실 수 있을 것 입니다.
억압된 타인의 틀에서 해방되는 기쁨을요.
비난받고 망할 미래를 상상하는 대신, 나를 믿고 새로운 길에 한 발 내딛는 상상을 해 보세요.
내딛는 삶이 훨씬 더 자유로운 진정한 '플레이어'다워지는 그 모습을요!
남들 눈에 낭비처럼 보일지라도, 그 과정을 통해 얻는 '자기 신뢰'는 그 어떤 전설급 스킬로도 대체할 수 없는 보상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러니 실패해도 괜찮다고 생각하세요.
스킬은 다시 찍으면 되고, 파티에서 거절당하면 혼자만의 솔로 플레이를 즐기면 됩니다.
진짜 망하는 것은 잘못 찍은 스킬이 아니라, 공포에 질려 내 캐릭터의 성장판을 타인의 손에 맡겨 버리는 것입니다.
제 스킬창에 새로운 스킬이 생겼네요.
'오후의 햇살 만끽하기'라는 스킬이요.
오후의 햇살을 맞으며 즐기는 이 여유를 더 즐기고 싶어서 포인트를 조용히 분배해 봅니다.
'낭비'라고 경고하는 사람들은 비웃겠지만, 상관없습니다.
이 한 걸음이 저를 옭아매던 가짜 공포를 이겨내고 '진짜 나의 삶'으로 나아가게 하는 가장 용감한 도전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