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이란 무엇인가
고립 孤立
다른 사람과 어울리어 사귀지 아니하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못하여 외따로 떨어짐.
- 표준국어대사전
그럼 이제,
다시 한번 고립이 무엇인가에 대해 사유해 보자.
고립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보통 위의 사진과 같은 모습을 떠올릴 가능성이 높다.
사전에 나와있듯 ‘다른 사람과 어울리어 사귀지 아니하거나・・・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못하여‘ 라는 문장과 흡사한 사진이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고립이란, 저와 같은 맥락과는 정반대로 자유다. 자유 그 자체다.
특히 지금처럼 디지털 활동이 가능한 시대일수록
더더욱이 자유와 풍요이다.
고립을 설치 작품으로 만들 때, 고민도 없이 열려 있는 새장으로 골랐다.
열린 새장에 가만히 멈춰 있는 게 고립이라고 생각했다.
고립되어 있음을 비로소 느낄 때는 사교모임이 없거나 타인의 도움과 접촉이 없을 때가 아닌
내가 나의 생각으로 나 자신을 고립하고 있었음을 깨달을 때, 진정한 고립감을 느낀다.
그게 고립이다.
뭔가를 해야만 할 것 같은데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만날 친구가 없어요. 나가서 할 게 없어요. 공원에 나가서 햇빛 쬐며 앉아 있기, 산책하기, 카페 가기, 도서관에 앉아 있기, 좋아하는 옷가게 가기, 해외여행 가기, 백화점 가기, 뭐라도 구매하며 직원과 잠깐 대화하기, 아니면 그마저도 나가기가 힘들어서 일어나서 물 마시고 씻고 좋아하는 영상을 보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거나 책을 읽거나 악기를 연주하며 하루를 보내기, 다 해봤어요. 그런데 여전히 고립되어 있는 것 같아요.
내가 몇 년 넘게 느꼈던 고립감이다.
뭔가를 해도 늘 찝찝한 의무감이 남아 있었다.
‘아 나 이렇게 시간만 흘려보내는 것 같아’
‘나 언제 성장하지?’
‘나는 언제쯤 이 굴레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까’
‘다른 친구들은 벌써 —까지 했는데’
스스로 생각하며 타인과의 비교 지점까지 들어서다가,
완전한 자기 비난의 길로 들어가는 것은 신기하게도 쉽게 끊어냈다.
몰두하는 건 나 자신이었기 때문에 나에 대한 문제에 관해서만 관심이 많았지, 타인에게는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더 문제가 되기도 했다.
유튜브를 1년 넘게 안 보니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몰랐다. 요즘 트렌드는 무엇이며, 어떤 직업들이 생겨나고 있는지, 인스타도 잘 하지 않아 다들 어떻게 살아가는지 볼 시간은 일상에 없었다.
누군가의 생각과 합쳐 아이디어를 떠올릴 기회를 버리고 좁은 시야 안에 고립됐다.
타인의 성장을 볼 기회가 없으니 나 자신의 성장도 늦어졌다.
그때 고립이란 의미를 정립했다.
시간•환경•타인에 의해 제약과 한계에 걸린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스스로 가두는 것이 고립이라고
그 누구도 자신을 고립할 수 없으며,
열려 있는 새장 속에 앉아 있는 것과 동일하다는 걸
고립이란 자유다.
La liberté d'expression | Yyeon |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