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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림 Dec 02. 2018

발뒤꿈치 각화증의 연구

떼어 없앨 것인가 / 자연스럽게 이별할 것인가 

발뒤꿈치 각화증?


요가 수업을 하다 보면 발뒤꿈치가 쩍쩍 갈라진 분들이 정말 많다(정말정말 많다). 하루 종일 내 몸을 지탱하는 발은 쉽게 피로가 쌓인다. 궁금해서 공부했고, 찾은 자료를 정리했다.



▶정확한 병명은 '발뒤꿈치 각화증'이다. 발뒤꿈치에는 피지선이 없기 때문에 건조해지기 쉬운 부분이다. 지금의 내 발뒤꿈치는 부드러운 편인데, '언제 건조함을 느꼈지?' 돌아보면 여름철에 양말 없이 샌들을 신을 때 정도 이다. 양말이 없이 하루 종일 맨살로 샌들과 마찰하고 집에 돌아오면 발뒤꿈치가 아플 뿐만 아니라 허옇게 각질이 일어나 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어릴 때 아토피를 잠시+심하게 앓아서 매일 밤 엄마가 발에 *바셀린을 발라주시고 그 위에 비닐+양말을 씌우고 자야 할 정도였다. 발바닥 껍질이 허옇게 부풀어 올라서 심심하면 그것들을 떼어내고 놀았다. 그러다가 건조한 부분을 무리해서 뜯었을 때는 빠알간 생살이 나왔고 아팠다.


*바셀린 : 뒷부분에 나오지만 바셀린을 바르는 것은 생각해보아야할 문제였다.



▶각화증의 원인은 자극과 수분 부족이다. *얼굴 각질을 입자로 문질러서 제거하거나 코에 피지를 흡착(한참 유행하던 돼지코? )해서 물리적으로 떼어내는 것이 피부를 자극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정기적인 각질을 초대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때 연구 과제의 방향을 정할 수 있는 갈림길에 선다. 1)*강제 분리하는 방법(떼어, 없앤다)쪽으로 가느냐, 2)자연 분리하는 방법(신진대사를 높여 세포 순환을 도와 자연스럽게 떨어지도록 한다) 쪽으로 가느냐인데, 난 후자를 선택했다.


*얼굴 각질 : 정보가 많이 없던 시절, 때타올로 얼굴 밀림을 엄마로부터 당하거나 코팩의 시원함에 중독되어 모공이 이미 커져버린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지금의 나는 시드물에서 판매하는 살구씨오일로 피지를 제거한다. 오일(피지)을 오일로 마사지해서 없애는 방법. 매우 만족하고 있다. 그런데 이미 커진 모공은 말이 없다.

*강제 분리하는 방법 : 발뒤꿈치를 칼로 도려내거나 돌로 문질러 없애버리는 것은 즉효가 있지만 각질 이외에 살아있는 세포까지 제거해버릴 수도 있고, 장기적으로는 계속 각질이 쌓이는 몸이 되어 귀찮게 되어버린다.


▶자료를 찾으며 인상적이었던 지점은, 1)발 뒤꿈치 각질이 쌓이면 보행자세까지 비틀어져 허리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고(깔창이나 높은 구두가 허리에 안 좋은 것처럼), 2) 극심하게 건조해서 갈라지면 그 사이로 세균이 침투할 수 있다는 것과, 3) 뒤꿈치 보습을 위해 바셀린은 그렇게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 바셀린은 광물성 지방으로 피부에 주는 자극이 크고 피부에 차단막을 형성해서 오히려 피부가 숨 쉬는 것을 방해한다고 한다. 적당히 크림과 섞어서 사용하면 어떨까 하는 입장. 발전용 크림이 아니더라도 보습력이 뛰어난 크림이 좋다. 개인적으로 세타필 바디로션 혹은 아비노 바디로션을 추천하는 바이다. 집에 돌아다니는 로션 샘플 같은 것을 일단 발라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걸로 완화가 된다면 더 좋고.

과일의 산 성분이 각질 제거에 도움을 주는데 레몬, 귤, 유자차 등 먹고 남은 껍질과 찌꺼기로 발뒤꿈치에 마사지를 해주면 도움이 된다고 한다. 해보지는 않았다. 겨울에는 유자차가 생각나는데 먹고나서 심심하면 한번 해봐도 좋겠다.



+

하나의 목적만으로 만들어지는 제품들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가령, 발전용 크림. 어떤 원인으로 발뒤꿈치가 갈라졌고 어떤 작용과 원리로 정상태로 되돌아가는지 잠시 생각을 해본다면 굳이 발전용 크림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위에서 언급한 과일 껍질처럼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소비지향적이고 속도가 빠른 자본주의 속에서는 이런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는데, 재미있으면서 한편으로는 씁쓸함을 느낀다.



▶피부의 생애는 4주 정도로, 표피 가장 안쪽에서 태어나서 4주 후면 생을 마감한다. 눈에는 보이지 않고, 그들의 죽음을 느낄 수도 없지만 내 몸 안에서 여러 가지 삶이 태어났다 죽기를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정상적인 피부 상태에서라면 세포가 죽은 상태인 각질도 일정 두께 이상이 되면, 자연스럽게 내 몸에서 떨어져 나와야 하는데 그 순환고리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크림을 발라도 완화되지 않는다면 1)신진대사 문제일 수도 있다. *외부자극을 주거나, *순환을 돕는 음식을 섭취해서 몸의 순환을 살핀다. 따뜻한 물도 자주 마셔 2)수분을 보충한다. 혹은 3)체온에 문제는 없는지도 살펴본다. 수족냉증이 있는 사람들은 원체 피부가 수분을 유지하기 어렵다. 보통 따뜻한 물로 족욕을 하거나 물주머니를 사용해서 사지말단까지 따뜻한 몸을 유지하도록 한다. 노폐물이 자연스럽게 내 몸에서 나가고 또 좋은 에너지가 들어올 수 있도록 길을 터준다.


*외부자극 : 걷거나 하는 운동을 해서 발바닥을 자극 시키거나 체중을 실어 지압을 하는 도구, 손으로 주무르기, 따뜻한 물로 족욕하기 등

*순환을 돕는 음식 :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난 최근에 생강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수족냉증이 심해, 생강 실험도 해볼 예정.




+

수학 공식처럼 어떤 결과에 대한 한 가지 답은 없다. 조급하게 답을 찾으려고 하지 말고 평생 돌봐준다는 생각으로 해야 지치지 않는다. 쉽게 얻는 것은 답이 아닐 확률이 높다. 인체는 그만큼 복잡하고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는 또 하나의 소小우주이다.

내 몸 안에 모든 것들이 연결되어 상호작용으로 발뒤꿈치 각화증과 같은 결과가 표면 위로 올라온다. 결과를 보고서 어떤 원인인지를 찾아 나서는 모양새는 마치 돋보기를 들고 사건현장을 훑는 탐정과도 같다. 내 몸을 알아가는 마음으로 추리를 해보자. 그리고 이것저것 실험을 해보자. 


'발뒤꿈치 각화증이 왜 생겼을까....?'




(사진 출처 :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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