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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림 Nov 29. 2018

골반 전반 경사의 연구-1

왜 나는 골반 전반 경사가 되었나

 얼마 전에 허리가 끊어질 듯이 아팠다. 평소 오래 걸으면 아래 허리가 끊어질 듯이 아팠고, 그럴 때는 잠깐 앉아서 쉬면 다시 괜찮아졌었다. 이번에는 달랐다. 그냥 가만히 있는데도 아팠고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30년쯤 몸을 썼더니 한 군데 한 군데 아프기 시작하는 것일까. 평생, 아파서 입원을 하거나 병원을 주기적으로 다니거나 한 경험이 많이 없었기 때문에 어느 병원을 가야 하는지도 난감했다. 불안함과 두려움이 몰려왔다.


 지인의 추천으로 일단 한의원을 갔다. 예전에 한의원에서 알바를 한 적이 있었지만 내가 아파서 온 것은 정말 손에 꼽는다. 이번이 두 번째 정도 되려나. 특이하게도 누워서 상담을 했고 물리치료-건 부항-침 치료-습 부항(피 뽑아내는 것)을 했다. 습 부항을 할 때는 처음이어서 깜짝 놀랐다. 그런데 침 치료를 다 마치고 나는 제대로 원장님의 얼굴을 대면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다. 지금 어떤 치료를 받았고 앞으로 어떻게 해 나가야 이렇게 허리가 아픈 것을 그만둘 수 있는지 상담을 하고 싶었다. 나의 상담 요청에 한의원 간호보조사 분들은 '이런 일이 없는데' 하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았다. 마치 '너 이상한 애야....?' 걱정스러운 눈빛도 보았다. 난 정말 궁금했을 뿐이다.


 상식적으로 그렇지 않은가. '아플 때마다 병원에 오세요^^' 하는 것은 병원 수익면에서는 좋겠지만 환자의 삶 측면에서는 참으로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언사가 아닌가. 내 몸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알려주고 개선해나가지 않는 병원 분위기에 매우 실망했다. 훗날, 다시 아파서 그 병원에 가면 '오실 줄 알았어요~^^' 그럴 것인가. (맞다. 지금 좀 화났다) 아프게 되면, 정상궤도에서 떨어져, 아래에서 외롭게 외치는 느낌이 든다. '나 아파요! 나 아픈데....! 나 좀 도와줘요!! 헲미!!' 환자 탓을 하는 의료 문화는 똑똑한 소비자, 똑똑한 국민이 바꿔나갈 수 있다. 우리에게는 구글링이 있고 네이버 영어 번역기가 있다. 그들이 '시간은 돈이다'라는 원리로 환자를 뺑뺑이 돌린다면, 좋다. 나도 내 몸을 연구해서 보란 듯이 병원에 안 가주지. 이상한 병원에는 사람이 안가는 게 정상이다.


 내가 허리를 쏙 집어넣게 되었을 때는 초등학생 때였던 것 같다. 좀 더 뒤태가 예뻐 보이는 자세를 나름 연구했나 보다. 그때부터 엉덩이는 뒤로, 아래 허리는 앞으로 밀어 넣기 시작했다. 사회에서도 계속해서 <섹시한 뒤태>를 강조하며 신민아, 유이 등 모든 연예인들의 화보를 들먹였다. TV를 겁나게 봤던 어린 내가 뭘 보고 배웠을지 뻔하다. 30년 정도 잘못 쓰던 근육이 파업을 예정된 선고한 것이다. 오히려 아프니까 좋다. 절박해졌고 진짜 내 몸을 공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약 10세 이전까지 평생의 자세를 좌우하는 기간이라고 한다. 10세 이전의 아이들에게 공공기관에서 필수적으로 자세 교정에 대해 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점점 더 어린아이들부터 휴대전화를 쓰고, 뛰노는 초등학생보다 학원에서 앉아서 공부하는 애들이 더 많은 이 사회에서 자세와 건강 등에 대한 경종은 왜 더 크게 안 울리는가.(누군가 외로이 울리고 있겠지. 응원합니다. 진심) 이미 굳어버린 성인뿐만 아니라 어린아이들에게 더더더더 강조되어야 하는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여기까지 하고. 이제 내 몸 상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자. 나와 같은 증상을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 내 실험 기록들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주로 내가 찾은 정보들을 야금야금 올리고 실제로 내가 내 몸에 실험한 결과를 공유하는 식으로 할 것이다. 누가 정보를 몰라서 못하나. 습에 젓어 안 하는 거지. 



현재 내 상황


▶160 정도 키에 마른 편.

▶허리 잘록, 엉덩이 살이 많은 편. 요즘에는 다들 엉덩이 근육을 섹시하게 키운다고 따로 운동하는데 나는 엉덩이에 살이 많으니 좋구나 하고 있었음. 하지만 엉덩이 살(근육이 아니라 살/ 정확하게 살 뭉텅이)이 생기는 것도 이유가 있었음.(충격!) 척추가 휘면서 앞으로 늘어진 배를 잡으려고 엉덩이 살이 붙는 몸이 되었다고. 전반 경사는 운동을 해도 복근이 잘 안 생기고 엉덩이 밑에 살도 잘 안 빠지는 체형이라고 함.(나의 경우, 상복근은 잘 붙는 편이지만 하복근이 정말 안 생겼는데 이유를 알았다............... 엉덩이와 허벅지가 이어지는 경계가 완만한데 그것도 이유를 알았드아....)

▶오래 걸으면 아래 허리가 끊어질 듯이 아픔. 지금은 더 자주 아픔. 앉아있으면 아프고 서 있거나 누워있거나 승마운동기구를 하면 편안해짐.(원래 앉는 자세 자체가 허리에 좋지 않다.)

▶아빠 다리를 정말 많이 함. (의자에 앉아서도)

▶하복근 운동을 힘들어함.(특히 레그 레이즈는 아예 할 생각 못함. 허리가 떠서 아픔)

▶등이 활처럼 휘어있음.(백팩을 메면 등 부분이 떠 있음)

▶목을 가끔 위로 쳐들고 있는 나를 발견. 혹은 아예 땅을 보거나.

▶의식을 놓고 있으면 또다시 허리를 한껏 젖히고 있는 나를 발견.(골반에 센서를 부착해서 삐용삐용 소리가 나게 하고 싶다.)

▶20대 때 인터넷 유목민 하겠다고 거의 매일 무거운 책과 노트북을 백팩에 매고 다녔다.(전반 경사가 어깨에 무거운 것을 맸다고 합니다....)

▶컴퓨터 앞에서 일을 주로 한다.(가끔 일러스트 같은 것을 다루기 때문에 모니터 속으로 들어간다. 안 좋은 것을 알지만 자꾸 그렇게 됨.)

▶취미도 무언가를 <앉은 상태에서> 집중해서 만드는 쪽(뜨개질, 재봉, 우드 카빙.....)이라서 허리가 슬퍼했겠다. 모니터를 보면서 앉아서 뜨개질을 하고 그러니까 눈도 어깨도 목도 허리도 안 좋아짐. ㅠㅜ

▶커피, 빵을 좋아하고(식욕 왕)

▶다리 많이 꼬고(양쪽을 번갈아 가면서 꼬려고 하지만)

▶약간 유연한 편이고(그래서 더 활처럼 잘 휘어요)

▶왼손잡이라서 그런가 허리도 왼쪽을 더 많이 회전해서 쓰고 있음.(화장실에서 휴지로 닦을 때 30여 년간 왼손으로 닦았는데 이때 보면 허리가 휘어짐. 그밖에도 허리를 회전할 때 주로 왼쪽으로 회전시킴)



오늘의 글 읽기 그리고 실천


1. 구글링 해서 퍼옴. 참 정리가 잘 되어있군.

나는 지금 가만히 있어도 허리가 아픈 상태이기 때문에(지금도 아프다) 이 글을 보고 1,2,3단계를 하나씩 해보는 것이 좋겠다. 평생에 걸쳐 열심히 만들어 놓은 전반경사과 천천히 이별하겠다.

http://healthkeeper100.tistory.com/77

위 글에서 정리된 내용 중에서 골반 전반 경사가 되면 긴장되는 근육과 약화되는 근육을 정리해 놨는데 그것이 도움이 되었다.

  긴장되는 근육 - 고관절 굴곡근 / 대퇴 근막 장근 / 요추부 척추기립근 / 흉요근막

  약해지는 근육 - 둔근 / 햄스트링 / 복근 / 복사근


2. 아래 링크에서는- 어딘가가 아프면 해당 근육부터 키우는 것이 아니라 뭉쳐진 근육을 <먼저 이완시키고> 그 이후에 차곡차곡 근육을 쌓아 올리는 식으로 해야 한다고 한다. 그야말로 장기 프로젝트다!!! 흉요근막이 어딘지 찾아보다가 발견. 일단, 현재의 내 몸을 이해하는 단계부터 밟는다.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mfrkorea&logNo=220626571784&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kr%2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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