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한 권의 책을 읽는 연습

by 아이작 유

우리나라 나노과학기술의 선구자이자, 세계 영향력 있는 상위 1% 연구자로 선정된 서울대 현택환 교수가 있다. 현택환 교수가 카이스트에 찾아왔을 때, 친한 친구의 사촌 (현택환 교수 연구실 제자)을 통해서 그를 개인적으로 만나 인터뷰한 적이 있었다. 현택환 교수에게 물었다. “어떻게 교수님처럼 세계 과학계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습니까? 교수님의 아이디어의 근원은 어디에 있습니까?” 이 질문에 대한 현택환 교수의 대답은 놀라웠다. “논문에 있습니다. 나는 매일 논문을 읽고 공부합니다. 거기서 제 모든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그 동안 사회 생활을 하면서 학계와 재계의 성공한 사람들, 창의적이고 생산성이 높은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 해보았을 때, 그들의 공통점은 책 읽기를 좋아한다는 점이었다. 그들은 책읽기를 게을리하지 않았고 독서를 통해서 그들의 부족한 부문, 궁금한 부분, 개선할 부분을 주도적으로 찾고 공부했다.


내가 대학교 신입생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첫학기가 끝나갔을 때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책 한권이 얼마지? 대략 만원!
한학기 등록금이 얼마지? 400만원!
한학기 보통 다섯개의 수업을 듣는 동안 나는 몇 권의 책을 읽지? 참고서 5권!
참고서 5권은 얼마지? 하나당 3만원 정도 하니 15만원!


등록금과 참고서비를 포함해서 나는 한학기에 415만원의 교육비를 투자했다. 나는 참고서 다섯권만을 읽었고 학기가 지나고 방학이 되자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몰랐다. 나는 나에게 이렇게 물었다. “만약 내가 학교를 그만두고 415만원을 가지고 책을 사서 공부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내가 2만 5천원짜리 책을 샀다면166권을 사서 읽었을 것이고 한 과목당 35권을 책을 읽고 많은 것들을 생각했을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다행히 다음 학기 대학을 그만두지는 않았다. 하지만 교수님으로부터 배우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고 나는 다음 학기를 휴학했다. 부모님께 말 안하고 말이다. 내가 다음 학기 등록금으로 쓸 예정인 돈으로 나는 책을 마음껏 사서 읽었고 내가 원하는 공부를 자유롭게 쭉 해보았다. 독서는 나에게 사고력과 논술력을 제공했고 호기심과 탐구심을 돋구었다. 또한 독서는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지혜를 제공했고 이를 통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실력을 가져다주었다. 대학생이면 읽어야할 책들을 대부분 이 기간에 다 읽었다. 물론 다음 학기 등록금을 책 사는데 쓰다보니 대학생으로서 재정적인 부담을 느끼고 걱정을 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이 때의 경험 때문에 대학 시절 내내 인문학적 소양과 이공학적 소양을 두루 두루 잘 갖출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그 덕분에 한 학기 일찍 졸업했으니 결과론적으로 이익이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나는 이 기간 부터 하루에 한 권 씩 독서하는 연습을 해오고 있다.


나는 대학 시절 매주 7권~10권의 책들을 빌려 읽었고 토요일 할 일이 없으면 광화문 교보문고에 아침 일찍 가서 신간 책들을 읽기 시작 저녁 때까지 책을 읽기도 했다. 때로는 하루에 반 권의 책을 읽기도 했고, 한 권의 책을 완독하기도 했다. 때로는 하루에 두 권의 책을 완독했고, 세 권, 네 권의 책을 완독하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나는 책을 좋아한다는 사실이며 책을 완독하든 하지 않든 나는 하루에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원칙이었다. 현택환 교수가 말을 했던 것처럼 나 또한 독서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내 아이디어의 근원은 책에 있다! 나는 매일 책을 읽고 그 속에서 모든 아이디어를 찾아낸다.


하루에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 나는 독서법에 대해 다음 세 가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나, 생각하면서 읽기.

생각하는 것은 질문하는 것과 대답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생각하면서 독서하는 것은 책을 쓴 저자와 대화하듯 책을 읽으며 궁금한 것이 있다면 끊임 없이 질문하고 이에 대해 나의 답을 생각하는 것이다. 생각하지 않고 독서하는 것, 곧 아무런 질문을 던지지 않고 궁금함과 호기심이 없이 책을 읽는 것은 결국 나에게 쓸모 없어질 것이 뻔하다. 나는 책을 읽을 때 낙서를 많이 한다. 책을 읽다가 줄치고 싶으면 줄치고, 책 커버 안쪽 여백 용지에 궁금한 것이나 떠오른 아이디어를 적는다. 또한 책 내용 주위의 여백에 저자의 말에 대해서 동의하면 동의하는 이유, 동의하지 않으면 동의하지 않는 이유를 쓴다. 또한 간단한 그림과 다이어그램으로 내 생각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렇게 책을 읽으며 동시에 수많은 질문들을 던지고 이 질문에 대해 답을 찾아나가면서 독서를 하는 것이 나의 방식이다.


둘, 내용을 이해하되 암기하지 않기.

과거에 책을 읽고 그 안에 있는 내용을 외우는 것은 매우 중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당신이 외우지 않아도 구글 또는 아마존에 검색하면 당신이 찾는 정보가 바로 튀어나온다. 암기보다는 이해하는 것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의 책읽기는 극장에서 영화보기와 똑같다.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 두 시간 정도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이해하며 쭉 감상한다. 조금 모르는 것이나 디테일을 놓쳐도 극장 직원에게 잠시만요 저 이 부분 잘 이해안되는데요? 1분 전으로 되감기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말을 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책을 읽을 때에도 책의 내용을 이해하면서 쭉 책을 읽어나간다. 나중에 책의 디테일이 필요할 때가 오면, 필요 부분을 바로 찾아 읽으면 된다.


셋, 완독의 기준을 스스로 정하기.

내가 내 돈 주고 책을 샀는데 책을 왜 끝까지 다 읽어야 하는가? 만약 책을 산 나의 목적이 완독이라면 그 책을 다 읽어야할 것이다. 그런데 만약 내가 책을 산 목적이 처음 몇 가지의 핵심 챕터들을 읽고 그것을 토대로 발표를 해야하는 것이라면 나는 나머지 챕터들을 다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책의 완독 기준을 정하는 것은 돈을 내고 책을 산 사람의 자유라고 생각한다. 또한 책을 많이 읽는 독자로서 그리고 책을 쓰는 작가로서 하고 싶은 말은 책 분량에는 20대 80의 법칙이란 게 있다는 것이다. (소설을 제외한) 비문학 책들은 예를들어 경제 사회 인문학 자기 계발 도서들의 핵심 내용은 책 전체 분량의 20%를 차지한다. 그 나머지 80%는 핵심 내용을 뒷받침하기 위한 내용 채움이다. 물론 20대 80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감동과 감탄 속에서 읽게 되는 책들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책들은 경험상 소수에 불과하다. 나는 책을 읽을 때, 핵심 내용을 이해하며 읽고, 나머지 채움 부분은 내가 필요로 하거나 원하는 만큼만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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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지능><노트지능><걱정마 시간이 해결해줄거야> 저자


오.괜.사.연. (오늘을 괜찮게 사는 연습들) 출간 문의는 writetoisaacyou@gmail.com 으로 메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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