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과학이란 끊임없이 반복되는 혁명의 역사다

by 아이작 유
인류 역사는 그동안 수없이 많은 과학 혁명을 경험하며 발전해 왔다.



예를 들어 어느 한 시대에 사람들이 여러 실험들을 통해서 매우 흥미롭고 새로운 사실들을 확보했다고 하자. 그들은 이러한 사실들을 통합적으로 설명할 이론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때를 ‘전과학 (Prescience)’ 단계라고 부른다.


이후, 수많은 과학자, 공학자들은 협업을 통해 이론화를 구축하는 데 단서가 되는 구체적인 사실들을 발견했고 이론화에 성공했다. 새롭게 구축된 이론은 시간이 지나도 반증되지 않았고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이때를 ‘정상과학(Normal Science)’ 단계라고 부르며 확립된 이론은 특별히 ‘패러다임’으로 불린다. 정상과학의 패러다임 속에서 사람들은 사실을 논리적으로 연결 지어 생각할 수 있게 되고 이를 기반으로 놀라운 기술과 혁신을 만들어 냈다.


그런데 시간이 더 지나자, 기존의 패러다임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또 다른 ‘이상 현상(Anomaly)’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기존의 패러다임으로 덮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기존에 잘 사용해 온 패러다임의 한계가 자명해졌다. 이상 현상에 흥미를 느낀 사람들은 반복된 실험을 통해서 더 많은 이상 현상을 찾아냈고 이를 보고했다. 이때를 ‘위기(Crisis)’ 단계라고 한다.


결국, 이상 현상들과 기존 사실들을 통합적으로 설명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여 기존의 패러다임을 대체시키고 새로운 정상 과학이 만들어지는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난다. 이것을 ‘과학 혁명(Scientific Revolution)’이라고 부르며 인류 역사는 그동안 수없이 많은 과학 혁명을 경험하며 발전해 왔다.


우리가 열심히 구축한 모델링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당신이 최선을 다해 검증해 낸 모델링의 토대 위에서 당신이 커다란 성공을 경험했다고 해도 언젠가 새롭게 출현하는 이상 현상에 의해 당신의 모델링에 균열이 나타날 수 있다. 아무리 모델링이 확고해 보여도 언제나 반증 가능성과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법이다. 당신이 이상 현상을 얻었고 당신의 모델링에 위기가 찾아온다면, 그것을 위기로 보지 말고 기회로 바라보라. 이상 현상을 넓은 마음으로 포용하라. 이상 현상까지도 통합하려는 노력 속에서 당신을 계속 성공시킬 모델링과 혁신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만약 이상 현상을 무시하고 모델링을 수정, 보완하지 않는다면 당신의 모델링은 점점 현실과 동떨어진 궤도에 오르게 될 것이다. 이는 마치 갈라진 지층 위에 무리하게 건물을 세우는 것과 같다. 처음에는 균열이 작고 별문제가 없어 보일지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 틈은 점점 커지고 결국 건물 전체가 무너질위험에 처하게 된다.


1200px-Jan_Matejko-Astronomer_Copernicus-Conversation_with_God.jpg Nicolaus Copernicus by Jan Matejko

모델링이란 고정된 진리가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와 같다. 변화하는 환경과 새로운 정보에 따라 끊임없이 조정되고 진화해야만 한다. 당신이 이상 현상을 외면하거나 이를 불편한 존재로 여긴다면, 그것은 곧 당신의 성장 가능성을 스스로 차단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반대로 이상 현상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모델링을 더 강하고 유연하게 만들겠다는 태도를 가진다면, 당신의 모델링은 단순한 예측 도구를 넘어 지속적인 혁신의 발판이 될 것이다. 이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실험과 학습을 반복하며 진정한 성취로 나아가는 길이다. 그러니 기억하라. 이상 현상은 위협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열쇠임을 말이다.


아이작 유

<과학자의 사고법> 중에서

읽으시면서 떠오른 생각이나 다른 관점이 있다면, 댓글로 살짝 나눠주세요.
누군가의 한마디에서 또 다른 생각이 시작될 수 있으니까요.
이 브런치 공간이 생각이 오가고, 서로의 시선이 스치는 장이 되길 바래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레고 블록 쌓듯 생각의 집을 짓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