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무엇을 좋아하고 잘 하는가
재능. 말만 들어도 되게 닿기 힘들고 어려워 보인다. 지금부터 자기의 재능 찾는 법 하나를 소개한다.
재능이라는 건 삶 속에 아주 당연한 것처럼 묻어있어서 파랑새 동화 이야기처럼 찾아 나서야 하는 것처럼 느껴지곤 한다. 그러나 재능 발견이란 다이아몬드 원석 발굴 작업이 아니다.
살다 보면 누군가가 한 작업물이나 일 프로세스를 보고 아니꼽거나 이유도 잘 모르겠고 그냥 막 비판을 하고 싶어지는 지점이 있다. 가령, '아, 언어능력은 좋지만 발표 전달하는 논리가 이랬다면..', '디자인이 나쁘지는 않지만.. 내가 디자인 툴을 잘 다룰 수 있다면 이런 건 좀 더 잘할 것 같은 느낌이야.', '감각은 좋지만 뭔가 디테일이 엉성한 느낌이야..', '이유는 모르겠는데 좀 별로야'라던가. 이유 모를 비판이 은연중에 떠오른다는 것은 무의식적인 능력이 저 빙하 밑바닥에서 활성화되고 있다는 징표이다. 단순히 내가 예민해서 그런가, 좀 무례한가라는 자아비판으로 치부하지 말자는 것이다. 그걸 좀 깊이 파헤쳐서 스스로 왜 그렇게 느꼈는지 반추하다 보면 쉽게 재능이라는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는 법이니까 말이다. 그건 실제로 감각이 살아있다는 것이니까.
난 모든 인간이 예술가적인 지점이 꼭 있다고 생각한다. 그 세련된 부분이 예술 분야일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을 뿐이지, 단전에서 우러나오는 살아있는 감각과 예민함이 지성적으로 감성적으로 표현된다고 본다. 그러니 난 모든 인간에게는 저마다의 재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여기서 말하는 재능이란 이걸 노력하고 열심히 하기만 하면 세계 최고의 무언가가 될 것이라는 보증서가 아니다. 재능이 있다고 해서 모두가 천재가 되는 건 아니다. 그리고 천재여야만 대단한 것도 아니다. 말 그대로 재능이란 개인 고유의 탁월한 성향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재능은 꼭 직업명으로 이어지는가?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령 내가 몸담고 있는 디자인이라는 직군을 살펴보자. 내 친구 중 하나는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고 실제로도 그녀만의 예술세계와 감각이 있다. 그러나 감각은 있지만 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요구하는 능력치는 단순히 미적감각만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디자이너라는 세계에 입문하기 어려워한다. 그럼 디자이너는 어떤 능력들이 필요한가를 생각해 보자.
미적감각 / 커뮤니케이션 / 협상 / 시간관리 / 의도 시각화 ⊂ Inhouse Designer
자 내가 생각하는 인하우스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능력치다. (인하우스 디자이너란 기업 소속의 전속 디자이너를 말한다.) 이 중 한두 개가 좀 떨어지는 건 상관없는데, 하나만 특출나게 빼어나고 나머지는 지지부진하면 남들한테 뒤처진다기보다는 본인 스스로가 힘들어질 것이다. 일을 하다 보면 계속 막히고 갈등이 생길테니까 말이다.
그럼에도 인간에게 재능이란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닌 법. 예를 들어 협상하고 누군가에게 의견을 피력하는 능력이 부족하며 수동적이라고 느끼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난 그 사람의 재능이 팔로워십이라고 생각한다. 일부러 좋게 봐주려고 하는 게 아니라 진짜 그렇게 생각한다. 세상에는 그런 디자이너도 있는 거다. 그리고 그런 따뜻한 사람은 세상에 필요하다. 접착제처럼 사람들 사이의 유연한 관계 맺음을 통해 감성을 불어넣어 주는 사람도 있는 거다. 세상에 필요 없는 파편은 없다.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다만 인하우스 디자이너처럼 능력주의와 성취주의가 중요해지는 집단에 가면 힘들어질 뿐이다.
세상은 너무나 많이 발전했고, 이제는 꼭 일일 8시간짜리 회사에 소속되어 노동을 하지 않아도 삶을 살 수 있는 시대다. 한마디로 '디자인이 좋아, 난 이걸 하고 싶어. 하지만 이런 능력이 부족해'라며 단념했을 과거와 달리 본인을 재정의하여 그 방향성으로 자아를 확장할 수 있는 시대다. 남들의 기대는 그대로 남겨두고 본인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계속 선택한다면 본인 안의 파랑새 역시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볼 것이다.
뭔가를 특별한 이유없이 시도하는 건 단순한 자기계발이나 취미로 비치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런 유흥과 오락마저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단서라고 생각한다. 난 정말로 무수하게 '난 내가 뭘 좋아하는 지도 모르겠어. 어떻게 살아야하지' 라는 말을 들어봤다. 그런 사람들이 가끔은 안쓰러울 때가 있다. 행복이나 좋아하는 것에 마음의 장벽이 너무 크게 작용한 탓인지, 그것 역시 성취해야하는 목표라고 생각하는 건지.. 무언가를 좋아하는 건 매우 특별한 감정이면서 동시에 본인의 일상 안에서 일어나는 일인 까닭이다. 그리고 그 좋아한다는 것의 강도가 미친 용암처럼 뜨거워서 그 열로 온 생을 다 살아갈 열정이 샘솟는 것도 아니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좋아하는 게 뭔지 생각하기가 어렵다면, 방법 하나를 소개하겠다.
최근 6개월중에, 그 누구도 시키지 않았지만 스스로 한 일을 생각해보면 된다. 처음엔 되게 본인이 생각하는 특별한 일부터 생각날 것이다. '아, 나 이런 취미 한두번 시도해봤었어', '나는 이런 책과 영화를 보고 감상문을 썼어', '난 학원을 갔었지 후훗' 이렇게 말이다. 그냥 백지에 끝없이 써봐라.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스스로 한 것들.
내 것도 두세개 써볼까? 어디보자..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스스로 한 일이라면.. 내가 만족하는 아웃핏을 차려입고 백색소음 적당한 큰 카페에 가서 쉬곤한다. 그리고 매일 블로그에 일기를 쓴다. 에어컨청소를 하고 세탁기를 수리했다.
재능도, 좋아하는 것도 결국에는 모두 본인 스스로를 위한 행복한 삶을 살기위함이다. 이 '6개월 방법론'을 친구들에게도 종종 소개할 타이밍이 생기면 이야기해주는데 이걸로 본인의 길을 찾은 친구들이 꽤 된다. 좋아하는 것을 치열하게 탐구한 친구들만의 결과다. 어느것 하나 누가 시킨 게 아니다. 그들 스스로의 자유의지와 행복을 향한 방향은 이미 다 마음 속에 있었고, 나는 그 방향을 선택하고 나아갈 수 있도록 상쾌한 바람 한 번을 제공했을 뿐이다. 모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자유의지를 통해 마땅히 행복할 자격이 있다. 대단한 성취와 재물을 통해 크나큰 1등을 거머쥐는 게 아니라 삶의 파노라마를 즐기고 본인을 사랑하길 바란다. 내가 나에게 항상 기도하는 바이기도 하다. 각자의 마음 속에서는 그들 스스로가 세계관의 1등이다.
애초부터 뭘 해야만, 이뤄야만, 증명해야만 행복의 자격이 갖춰지는 게 아니다.
타인의 기대와 압박이라는 안개에서 한발짝 멀어지면 된다.
난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이 자유롭고 행복하길 바란다.
현실과 이상이 동떨어져있는 것처럼 보여도
결국 그 이상처럼 보이던 별은 이미 그들 안에 갖춰진 은하수의 일부라는 것을 깨닫길 바란다.
내가 제공하는 방향성을 알아보게 하는 상쾌한 바람은 무한동력과 같아서,
그런 인사이트가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스스로 원하는 삶을 디자인하고 행복하게 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