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도화지에 나의 취향을 담은 붓질을 하나씩 칠해나가듯이
오늘은 독일의 작은 도시인 이스트 프리지아에 사는 재닌네 대문을 두드려봤습니다.
재닌은 자신을 맥시멀리스트라고 소개했어요. 보통 맥시멀리스트라고 하면 과감한 색감과 독특한 오브제가 꽉꽉 차있는 공간을 상상하게 되는데, 재닌의 맥시멀리즘은 정돈되어 있지만 작은 디테일들이 살아있는 공간이었어요. 그리고 60년대 빈티지 가구들과 현대적인 가구를 조화시켜 유니크한 분위기를 구현했죠. 절제된 색감을 사용하지 않고 맥시멀리즘을 표현했다는 점이 재미있었어요.
재닌의 집은 화사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매력적이에요. 재닌은 쾰른에서 이스트 프리지아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집 전체를 직접 새로 디자인했다고 해요. 집 내부는 문과 바닥을 포함해 모두 화이트 톤으로 맞췄어요. 화이트 인테리어는 집 내부가 정돈된 느낌을 주지만 자칫하면 허전해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응용하기에는 생각보다 까다로울 수 있어요. 그래서 재닌은 빈티지 목재 가구들을 활용해 따뜻함을 더하는 방법으로 지루함을 덜어냈어요.
맥시멀리즘 인테리어를 누구나 따라할 수 있도록 쉽게 해석한 재닌의 인테리어 아이템들을 소개할께요!
(오늘 소개하는 모든 제품에는 구매 가능한 링크 또는 홈페이지 링크를 넣었으니 본문의 파란 글씨를 클릭해보세요!)
1. [Ikea] Varmblixt
2. [Slowdown Studio] Essien Throw
3. [Wall Of Art] Paper by Hanna Peterson
4. [&Tradition] Formakami Lamps
5. [Ikea] SKÅLBODA
6. [H.P. Hansen] Danish Teak Sideboard
7. [Benuta] Jute Rug Jutta Light Brown
8. [Vetsak] Two Module Chaise Sofa
9. [Vitra] Panton Chair by Verner Panton
도넛 모양으로 큰 인기를 끈 이 램프는 이케아의 바름블릭스트에요. 이케아의 바름블릭스트 시리즈는 네덜란드 디자이너 사빈 마르셀리스와 이케아가 협업해 만들어진 제품이에요. 디자이너 마르셀리스는 공간에 개성과 정서를 더할 수 있는 다양한 램프를 만들고자 했어요. 그래서 바름블릭스트 시리즈는 모두 독특한 디자인과 실용적인 사이즈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죠. 특히 이 램프는 실제로 도넛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되었다고 해요. 글레이즈드 도넛의 색감을 가져와 따뜻한 오렌지 컬러로 만들었어요. 도넛 램프는 재닌처럼 벽에 걸 수도 있지만 선반 위에 눕혀 오브제처럼 활용할 수도 있답니다.
소파위에 툭 던져놓기만 했는데도 재닌의 거실에 생기를 불어넣어준 이 담요는 슬로우다운 스튜디오의 에시엔 스로우에요. 에시엔 스로우는 프랑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인 노에미 세딜이 디자인했어요. 슬로우다운 스튜디오의 철학인 지속가능성을 담아 리사이클 코튼을 사용한 것이 특징적이에요. 해외에서는 담요를 스로우(Throw)라고 불러요. 말 그대로 던진다는 뜻에서 유래되었는데 소파나 의자에 걸쳐두어 사용하는 담요를 말해요. 소파 커버를 바꿀 수 없다면 원하는 색감의 스로우를 소파 위에 툭 던져놓는 것만으로 방 분위기가 바뀌는 효과를 낼 수 있어요.
거실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한 곳은 바로 빈티지 서랍장과 그 위로 작품들이 걸린 공간이었어요. 재닌은 한쪽 벽을 액자에 걸린 미술 작품들로 채워 공간을 풍성하게 만들었어요. 그 중 가장 눈에 띄었던 작품은 스웨덴 예술가 하나 피터슨의 '페이퍼'였어요. 이 작품은 월 오브 아트 웹사이트에서 판매중이에요. 월 오브 아트는 50명의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사고 팔 수 있도록 중간 역할을 하는 온라인 스토어에요. 월 오브 아트에서는 작품의 사이즈와 프레임을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옵션도 있어요. 재닌처럼 내가 좋아하는 예술 작품들을 공간에 두면 자연스럽게 나만의 취향이 공간에 담기겠죠.
정갈한 동양의 미가 담긴 부엌의 천정 조명은 앤트레디션의 포마카미에요. 디자이너 제이미 하온은 전통적인 아시아 랜턴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포마카미를 탄생시켰어요. 하온은 전통적인 동양적인 디자인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다양한 크기의 종이를 손으로 일일이 붙여 옛스러운 질감을 표현했어요. 그리고 제품을 흰색으로 제작해 빛이 어둠을 없애고 희망을 가져온다는 의미를 넣었어요. 하온은 수 백년전부터 지금까지 빛이 사람들의 삶에 가장 큰 원동력이 되었다고 믿었죠. 그래서 빛이 더욱 환하게 공간을 비출 수 있도록 조명의 하단부가 완전히 개방되어 있는 디자인을 만들었어요.
거실 입구에 놓여 있어 더욱 눈길을 사로잡는 이 의자는 바로 이케아의 스콜보다 의자에요. 재닌의 집은 거실에도 문이 달려있는 특이한 구조에요. 그래서 개방감을 위해 이 의자를 도어 스토퍼의 역할로 사용했어요. 이케아의 스콜보다 의자는 이케아의 클래식 아이템을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뉘틸베르카드 컬렉션 중 하나에요. 이 의자는 1983년 이케아와 덴마크 디자이너 니얼스 감멜가르드의 협업작이었어요. 이케아가 추구했던 기능성과 니얼스 디자이너의 현대적인 디자인이 만나 탄생했어요. 일반 이케아 제품과 다르게 클래식 이케아 제품은 만들어졌을 당시의 트렌드를 보여주는 게 매력적이에요.
재닌의 거실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눈에 띄는 빈티지 서랍장은 H.P. Hansen의 제품이에요. 재닌의 거실을 화이트 톤의 페인트와 밝은 우드톤의 가구의 조화가 특히 돋보이는 공간이에요. 그 속에서 진한 우드컬러의 서랍장이 거실의 포인트 아이템이 되었죠. 재닌은 코로나 팬데믹때 빈티지 가구를 판매했었는데 그녀의 컬렉션 중 하나가 바로 이 서랍장이에요. H.P. Hansen은 덴마크의 유명 가구 브랜드로 1950년대부터 활동하다 안타깝게 2000년대 초반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어요. H.P. Hansen은 높은 퀄리티의 목제 가구를 제조했는데 특유의 고전적인 디자인으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남아있는 빈티지 제품들을 찾고 있다고 해요. 빈티지의 정수를 보여주는 제품을 원한다면 H.P Hansen의 빈티지 가구들을 추천할게요!
목재 가구들 가득한 거실 중심에 놓인 이 러그는 베누타 제품이에요. 베누타 러그는 재닌의 거실에 색감 중재자 역할을 하고있어요. 다른 우드 제품들을 한 공간에 두었을 때 색감의 묘한 차이로 인해 조화롭게 인테리어 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어요. 이 때 재닌이 사용한 방법이 다양한 우드톤이 들어있는 러그를 중앙에 배치해 색감 차이로 인한 이질감을 덜어주었어요. 베누타의 러그는 핸드메이드 제품으로 자세히 보면 한줄 한줄 모두 다른 실을 사용한 걸 발견할 수 있어요. 만약 가구의 색이 애매하게 어울리지 않는 것이 고민이라면 재닌처럼 그 색들로 짜여진 러그를 중앙에 배치하는 건 어떨까요?
보기만 해도 폭신함이 느껴지는 재닌의 소파는 독일 브랜드 베츠악의 제품이에요. 심플한 디자인으로 모든 공간에 조화롭게 스며들 수 있는 게 매력이에요. 모듈 제품으로 구조와 크기를 원하는 대로 디자인 할 수도 있어요. 재닌은 이 점을 활용해 다리를 길게 뻗을 수 있는 1인 모듈을 구석에 배치해 작은 독서 공간을 만들기도 했어요. 또 커버 교체가 가능해서 계절과 인테리어에 따라 다른 색감의 커버로 바꿀 수 있죠. 무난한 듯하지만 코듀로이의 은은한 색감에서 오는 디테일 덕분에 공간이 한 층 더 고급스러워 지는 것 같아요.
재닌의 주방엔 독특한 모양의 의자가 자리 잡고 있어요. 바로 1959년 베르너 판톤이 디자인한 비트라의 팬톤 의자에요. 이 의자는 1960년대의 문화 혁명이었던 '우주 시대'의 유행을 잘 보여주는 제품이에요. 1960년대에는 우주 탐사가 현실화되면서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들의 작품에 영감을 주었어요. 특히 우주 시대에 만들어진 가구에는 일체형 구조가 많았어요. 왜냐하면 일체형 구조가 발달된 기술로 만들어졌다는 인상을 주기 때문이었죠. 팬톤 의자는 일체형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플라스틱 의자라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있어요. 이전에 만들어진 일체형 가구는 외피로 원래 구조를 감싸 일체형 가구로 보이게 만들었을 뿐, 실제로 구조적으로 일체형인 가구는 팬톤 의자가 최초였어요. 그렇게 팬톤 의자는 20세기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현재까지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디자인이 되었죠.
내가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예술 작품 하나를 발견해보자
멋진 인테리어를 만들어낸 사람들을 볼 때마다 그들의 안목에 감탄하게 되죠. 그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보면 꼭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하나쯤 소장하고 있더라구요. 그들이 좋아하는 작품을 찾기까지 얼마나 많은 예술 작품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했을까요. 결국 모든 분야에서 본인의 취향을 찾는 과정은 결국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집을 꾸민다는 건 가구부터 소품, 바닥, 벽, 조명까지 정말 많은 것들에 내 취향을 담는 것이니까, 하나씩 천천히 찾아가다보면 멋진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을거에요!
막막하다면 내가 좋아하는 예술 작품이나 작가를 하나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아요. 벽에 걸린 그림만 바꿔도 공간이 확 달라지기도 하지만 결국 좋은 예술 작품을 찾다보면 색감, 형태, 구조 등 많은 부분에서 내 취향이 더 잘 보일거에요. 이번 주말에는 좋은 전시를 찾아 나들이를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오늘의 집들이 주인공:
https://www.instagram.com/ninivinter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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