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 감독관의 여정들…

수능 감독관이 힘든 이유들

by songofsongs

대학수학능력시험은 1993년에 시작했다.

명칭에 대한 논의의 필요성

1) 정말 대학수학능력시험으로서의 기능

국어영역과 영어영역은 언어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난이도 이슈가 있더라도 계속 시험을 보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그렇지만 수학영역의 경우는 최초의 시험의 취지와 매우 달라졌다. 2010년대를 거치며 3-4개 문항을 맞출 수 있는지만을 테스트하는 과정으로 변화했다.

이는 그 외에 문제에서 실수할 경우는 재수 확정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런 시험현장에서 학생들을 지켜보는 것은 쉽지 않다.

또한 극도의 스트레스에 노출된 학생들이 감독관에게 제기하는 민원 또는 소송에 대한 책임도 사실상 감독관이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

최근 소송 당할 경우 지원해 준다는 공문이 왔지만, 소송으로부터의 완전한 보호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처럼 보여서 참 어렵다.

학교 현장이 그렇듯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는 상황이다. 또한 무려 보험의 보장 기간이 2년이다. 2년 동안이나 감독관은 하루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개인적으로 추궁당한다.

교육청도 보험가입해 줬으니까 됐지?라고 묻는 것만 같아서 아쉽다. 심지어 4-5년 전까지는 이조차도 없었다.

무려 수능시험부터 2년간 보험을 적용한다는 공문 내용

2) 대학수학능력시험인데 왜 중학교 교사가 감독관이 되어야 하는가?

고등학교 졸업 자격시험이라면 중학교 교사가 감독관이 되는 것이 조금은 이해가 간다.

그렇지만 대학수학능력을 검증하는 과정에 왜 대학교 교직원, 대학교 교수들은 참여하지 않는지 의문이다.

그들이 가르칠 대상을 선별하는 것에 온 나라가 들썩거리지만, 정작 공정이라는 이름으로 같이 대학을 구성하고 생활해야 하는 사람들은 배제되어 있다.


3) 일명 수능을 잘 보려면 어떤 능력이 필요할까?

3-1) 국어능력 (독해력 또는 문해력)

자꾸 학생들이 자신들이 글을 읽으면 이해하는 것으로 착각한다. 나도 그랬던 것 같긴 하다. 부디 한 단락 또는 수능에 필요한 국어 지문을 읽고 그것을 이해했다면 간단한 단어 또는 어구로 요약해 보는 훈련을 꾸준히 지속해야 조금씩 수능에서 요구하는 국어능력이 갖춰질 것이다.


3-2) 추상적인 영역에 대한 사고력

대영상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시대 인류에게 가장 부족한 것이 추상적인 영역에 대한 사고력 부분이다. 2026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칸트에 대한 내용이 생활과 윤리, 윤리와 사상, 국어에서 다루어졌다. 수능을 위해서 칸트를 깊이 있게 공부할 필요는 적겠지만, 최소한 추상적인 영역에 대한 사고력이 주요한 평가 요소로 강조되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3-3) 긴장감에 매몰되지 않는 것

4교시 탐구 영역에서 긴장한( 또는 긴장감이 극한까지 커져서) 학생들이 4교시 탐구영역에서 1과목과 2과목을 뒤바꾸어 마킹하는 경우가 흔하게 볼 수 있는 수능 부정행위들 중 하나이다.

이런 상황을 보면 정말 어떤 위로도 해줄 수 없다는 게 안타깝다.


4) 공부의 목적- 중고등학생들이 학교에서 이제는 쓸모가 줄어들고 있다는 여러 과목을 공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학교 학생들도, 고등학교 학생들도 공부를 열심히 해서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이야기하고는 한다.

팥으로 된장 담글 매주를 만드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관점이다.

물론 학업을 열심히 하는 태도와 경험이 이후의 삶을 가꿔가는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되긴 할 것이다. 그렇지만 돈을 많이 벌려면 돈을 벌기 위한 적정한 과정을 밟아야 하는데 안타까운 상황이다.


4-1) 자기 주도성으로 포장된 소모적 무한경쟁 고교학점제

상대평가가 빠지지 않는다면 현재의 소모적 무한경쟁은 멈추지 않을 것 같다. 이미 한국이 경쟁해야 할 수준은 이미 IMF이전의 우물 안 개구리 수준이 아니다. 전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 상대평가 시스템을 과감하게 버리지 못해서, 일선 고등학교에서는 이미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다 개설해 주는 것이 아닌 몇몇 과목을 학생들이 많이 선택하도록 돕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소수 학생들이 선택한 과목에서 상대평가를 하는 것은 1등급 학생을 만들어주기 위한 조연역할을 다른 학생에게 강제하기 때문이다.

절대평가 시스템의 도입이 시급하다.

우선 내신과 수능부터라도 모든 과목을 절대평가 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초학력 저하를 걱정할 경우, 기초학력 미도달 학생은 도달할 때까지 시험과 학교생활의 기회를 제공하면 될 것 같다. 현재의 최성보(최소성취보장제) 같은 교사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이 아닌, 학습자와 보호자가 함께 책임지고 스스로의 학업을 마치도록 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수능처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실시하는 수능제도도 보완이 필요하다. 수능이 공정하다는 이유로 절대적 가치를 지닌 것처럼 묘사되고 있는데, 공정성만큼이나 앞으로의 변화하는 전 세계 레벨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역량 계발에 초점이 맞춰지는 부분도 생겨나야 할 것 같다. 압도적 경쟁력을 가진 인재를 기르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4-2) 교육부의 독서교육예산 신설

이 예산이 2025년 올해 신설이 되었다고 한다. 과연 없었다는 게 신기할 정도이다. 해마다 문해력, 독해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문제제기가 있었는데, 이제야 비로소 개선의 첫 단추가 만들어졌다. 제자리에 잘 끼워지길 바란다.





작가의 이전글영화 ‘남한산성’을 보며, 보는 오늘의 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