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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sak KIM Dec 21. 2022

추억 이야기 가득 채운 진영, 김해 진영읍 레트로여행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라지는 것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속담처럼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은 뒤바뀐다. 예컨대 과거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던 추억의 장소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빈 땅으로 남거나, 과거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많이 사용했던 물건들은 이제 박물관에만나야 할 만큼 우리 일상에서 사용 빈도가 줄어드는 것처럼.

필자는 지난 20일, 과거 김해 사람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공간이었으나 지금은 추억의 장소로 남아버린 옛 진영역 터와 이제는 흔히 보기 힘들어진 성냥과 수집가들의 이목을 자극하는 우표를 만나 볼 수 있는 전시관들을 방문했다.

일제가 남긴 상처와 주민들의 애환이 공존하는 박물관

진영역에 대한 이야기에 앞서, 잠깐 마산선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1899년 마산항 개항 이후 일제는 러시아와의 전쟁을 위해 경부선 삼랑진역과 마산을 잇는 철도를 만들려는 계획을 세우는데, 이를 위해 박기종에게서 부설권을 강탈하고 군용 철도인 마산선을 부설한다.

비록 우리 손으로 자주적인 철도를 부설하려 했던 꿈은 일제의 강압에 의해 무산되어 병참 수송로로 전락한 마산선이었으나, 역설적으로 일제 시절 진영 단감을 중국으로까지 수출할 만큼 김해 발전의 동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해방 후 진영역은 김해의 경제•문화의 중심지이자 주민들의 생활물자를 옮기는 곳으로 탈바꿈한다. 진영읍에는 과일 공판장에 없었음에도 '김해 사람들이 과일을 사려면 진영역으로 가야 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전국 각지의 물자와 김해의 농산물들이 오고 갔다.

2010년 경전선이 복선전철화 됨에 따라 진영역은 기존 위치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설 되었고, 기존 역사(驛舍) 역사와 상징성, 그리고 주민들의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철도박물관과 역사공원으로 탈바꿈했다.

또한 박물관으로 사용 중인 구 진영역사 옆에는 과거 운행했던 디젤기관차를 보존하고 있고, 기관차와 연결된 객차는 주민들이 운영하는 카페로 활용하며 여행객들을 반기고 있다.

성냥이 어떤 물건인지 궁금하다면 김해 성냥전시관으로

불은 물, 공기와 더불어 인간에게 있어서 없으면 안 되는 절대적인 요소 중 하나이다. 그런 불을 빠르고 쉽게 피울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 바로 성냥인데, 이는 가스라이터가 등장할 때까지 유효했다.

19세기말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성냥은 일제강점기에 전국 각지에 공장이 만들어지면서 본격적으로 민간에 보급되었고, 해방 후에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생산도 더욱 확대되었다. 다방에서 탑 쌓기 놀이를 할 때도, 집들이 선물을 할 때도, 저녁밥을 지을 때도 성냥은 과거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없어선 안 되는 존재에 가까웠다.

김해지역 최초의 공장이라 할 수 있는 경남산업공사는 1948년 진영읍에 처음 문을 열었고, 2017년 마지막 성냥을 생산하고 문을 닫을 때까지 신흥성냥과 기린표 성냥을 주로 제조하며 지역 경제에 큰 기여를 해왔다.

우리나라의 마지막 성냥공장의 폐업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성냥 산업은 샤양길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이 공장에 대한 기억을 조금이라도 간직하기 위해 김해시에서는 성냥전시관을 조성하여 성냥을 제조했던 기계들을 전시하며 성냥의 역사와 각종 이야깃거리들을 소개하고 있다.

우표를 좋아한다면 찬새내골의 우표전시관으로

진영역에서 금병산을 향해 올라가면 나오는 찬새내골, 마을 어귀에서 벽화를 따라 산길을 타고 가면 참새미 우물터와 바로 붙어 있는 우표 전시관이 있는데, 매년 500명가량 방문하는 찬새내골의 명소이다.

경남에서 진행하는 모든 우표 전시 행사를 총괄하시는 안만기 선생께서는 관장으로서 우표에 대한 열의를 가지고 이곳을 운영하고 계신다.

국내외 각종 우표는 물론 잘못 인쇄된 '에러 우표'나 인터넷에서 신청하여 출력,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 우표' 등 희귀한 우표도 전시되어 있으니 적극적으로 수집할 만큼 우표를 사랑하 독자 여러분들이 김해를 방문한다면 꼭 한 번 들러볼 곳이기도 하다.

진영읍 철도박물관에 대해 알아두면 좋은 TMI

- 마산시외버스터미널과 김해터미널을 오가는 김해 버스 140번을 이용하면 한 번에 갈 수 있다. 15~25분 간격으로 운행하므로 대중교통을 통해 여행하는데 아무 문제없다.

- 진영읍 철도박물관은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 추석을 비롯한 공휴일에는 휴관한다. 성냥전시관과 찬새내골 우표전시관도 마찬가지로 월요일은 휴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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