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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sak KIM Mar 12. 2023

풀꽃보다 더 아름다운, 충남 공주 레트로여행

공주는 백제의 왕도로 자리매김하면서 무령왕릉과 공산성과 같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될 만큼 중요한 유적들을 남겼다. 이는 지금도 수학여행을 가는 많은 학생들이 '잠깐이나마'  도시를 지나치 만드는 요소가 되었다.

그런 공주가 최근 들어 다른 의미로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는 곳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필자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구 공주읍사무소'를 위시한 근대문화유산처럼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명소들이 금강을 향해 흐르는 제민천 주변에 군데군데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들어 공주시는 원도심 일대를 또 하나의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필자는 이곳이 지금보다 더 많은 이들이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지난 3월 11일에 찾아갔다.

원도심을 향한 통로이자 출입구, 공주 금강철

공주 시내를 가로지르는 금강을 잇는 다리 중 가장 오래된 다리는, 바로 과거에 지어졌던 나무다리와 배다리를 대체한 금강철교다. 이 다리는 1932년 공주에 자리했던 충남도청이 대전으로 이전함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지어졌고, 6.25 전쟁으로 인해 안타깝게 파괴되었다가 다시 지어진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트러스 구조의 상현재를 아치 형태로 굽힌 모습이 인상적인 금강철교는 이름과는 다르게 기차가 아닌 자동차와 자전거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것이 특징이다. 비록 오랜 세월을 자랑하는 다리지만 둘로 나뉜 시가지를 하나로 이어주는 통로이기도 하고, 다른 관점으로 보자면 원도심으로 가는 출입구처럼 여겨진다.

공주의 근대역사를 한눈에, 옛 공주읍사무소

우리가 흔히 백제의 수도로 인식해 왔던 것과는 별개로, 공주는 충청감영이 설치된 조선시대 중반 무렵부터 충남도청이 대전으로 이전한 일제강점기까지 무려 300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충청도의 수부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를 증명하는 대표적인 장소가 바로 2층 규모의 옛 공주읍사무소인데, 출입구가 있는 정면에 드러난 4개의 원기둥은 좌우 대칭의 균형미가 드러나는 전형적인 근대 관공서 건축의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당초 1923년 충남금융조합연합회에서 사용했으나, 충남도청이 이전한 후인 1934년에 공주읍 사무소로 전환되었다. 50년 넘는 시간 동안 공주를 대표하는 곳이었음을 입증하듯, 지금은 근대 건축물이자 전시문화공간으로 활용 중이다.

자세히 바라보면 더 아름다운 곳, 공주 풀꽃문학

충남도청이 공주에 있던 시절에는 금융조합 건물(옛 공주읍 사무소) 주위로 각종 관청과 금융기관들이 자리 잡으면서 중심지로서의 면모를 보였는데, 일제의 헌병대장 관사도 그중 한 곳이었다.

우리 민족의 탄압에 가장 앞장섰던 헌병대장이 살던 집은 지금 아이러니하게도, 공주를 대표하는 문인인 나태주 시인의 문학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14년에 문을 연 이곳은 풀꽃보다 더 아름다운 문학에 대한 시인의 애정이 잘 드러나 있는 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더구나 문학관 주위로는 그의 대표작 '풀꽃'을 비롯한 시와 벽화를 그린 골목길이 여러 곳 자리해 있으며, 운수 좋은 날에는 시인을 직접 만날 수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참고사항*

- 옛 공주읍사무소, 풀꽃문학관 모두 매주 월요일에는 휴관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여행하는 것이 좋다.

- 공주행 고속/시외버스를 타고 온 경우, 도보로 금강철교를 건너서 원도심까지 이동하는 것을 추천한다. 색다른 느낌의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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