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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태극(太極)

우주를 작동시키는 '숨겨진 코드'

by 이산 박규선

우주를 작동시키는 '숨겨진 코드'

빅뱅에서 생명의 질서까지, 모든 것이 시작된 그 순간


‘무(無)'에서 '유(有)'가 탄생하는 경이로운 마법

여러분, 상상해 보세요. 아무것도 없던 완전한 '무(無)'의 상태에서, 어떻게 이처럼 경이로운 우주와 복잡한 생명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요? 마치 하얀 백지에 홀연히 점 하나가 찍히면서 모든 그림이 시작되듯이, 동양 철학의 태극(太極)은 바로 그 '최초의 점화'이자 '우주를 작동시키는 숨겨진 코드'를 의미합니다.

오늘은 태극의 개념을 더욱 깊이 파고들어, 이것이 단순히 옛 철학이 아니라 현대 양자물리학의 빅뱅 이론과 어떻게 소름 돋게 일치하며, 나아가 생명의 질서와 만물의 순환을 설명하는 보편적인 원리가 되는지 흥미진진하게 풀어보겠습니다.


1강: 무극(無極)에서 태극(太極)으로: '없음'에서 '있음'의 기적

(1) 무극(無極): 완벽한 평형 속 무한한 잠재력 (0의 세계)

우리가 지난 강의에서 다뤘듯이, 무극(無極)은 단순히 텅 빈 '절대 없음(空無)'이 아닙니다. 자료에 따르면, 무극은 "음과 양이 서로 작용을 하지 않는 상태"이자 "묘리(妙理)로 가득 차 있으나 작용함이 없는 적연부동한 태허(太虛)"입니다. 다시 말해, 음과 양이 아직 분리되지 않고 완벽하게 혼합되어 상호작용이 없는 균형 상태입니다. 에너지는 제로(0)이지만, 모든 것이 시작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품고 있죠. 마치 팽이의 중심점이 흔들림 없이 고요히 멈춰 선 순간처럼 말입니다.


양자물리학적 비유: '양자 진공'과 '제로점 에너지'

현대 물리학의 '양자 진공(Quantum Vacuum)' 개념을 다시 떠올려 보세요. 겉보기에는 아무것도 없는 공간 같지만, 그 안에서는 끊임없이 가상의 입자들이 생성되고 사라지는 '양자 요동(Quantum Fluctuations)'이 일어납니다. 또한, '제로점 에너지(Zero-point Energy)'는 아무리 온도가 낮아도(절대 영도) 입자들이 여전히 미세하게 진동하며 가지고 있는 최소한의 에너지를 말합니다.

무극의 '작용함이 없어 0인 상태'는 이러한 완전한 균형 속에서 아직 발현되지 않은 잠재적 에너지와 정보를 품고 있는 상태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마치 씨앗 안에 모든 식물의 정보가 압축되어 있지만, 아직 싹을 틔우지 않은 것처럼 말이죠. 이 상태는 혼돈(chaos) 속에 모든 질서의 가능성을 품고 있는 '만물의 본원'이 됩니다.


(2) 태극(太極): 한 점의 빅뱅, 질서의 시작 (1의 세계)

하지만 이 완벽한 균형이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습니다.

"어느 순간 기운이 극에 달하면서 음양(--, −)이 짝을 이루어 상호작용을 시작하니 비로소 태극이 된다(一始)."

무극이 0이라면, 태극은 1입니다. 즉, 무(無)에서 유(有)로의 전환, 정지(靜)에서 움직임(動)으로의 전환이 바로 태극의 본질입니다.

이것은 바로 빅뱅(Big Bang) 이론의 핵심과 소름 돋게 일치합니다. 우리가 앞서 이야기했듯이, 우주는 '한 점(特異點)'에서 폭발적으로 팽창하며 시작되었습니다. 이 점은 개념상 정의일 뿐, "그 크기는 무한무량(無限無量)하며 극소이면서 또한 극대의 개념"입니다. 이 '점'이 바로 무극(0)에서 태어난 '태극(1)'입니다.

빅뱅이 우주 전체의 질서(cosmos)를 탄생시킨 것처럼, 태극은 음양으로 나뉘어 작용하는 '질서(cosmos)'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무(無)가 음양이 혼륜된 무질서(chaos)라면 유(有)는 음양으로 나뉘어 작용하는 태극으로서 질서(cosmos)를 의미한다. 질서는 곧 생명을 말한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질서의 시작은 『천부경』의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로 표현되며, '무(無)'라는 근원에서 시작되었지만, 그 시작은 무궁무진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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